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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시 히가시야마구(東山區)에 있는 귀무덤. 이 돌탑이 일본 국가 사적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교토시 히가시야마구(東山區)에 있는 귀무덤. 이 돌탑이 일본 국가 사적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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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4일, 1597년 만들어졌다는 교토시에 있는 귀무덤(耳塚, 코무덤<鼻塚>이라고도 함)을 찾았습니다. 임진왜란 때 도요토미(豊臣秀吉) 군대가 한반도에서 사람을 죽이고 베어온 코를 묻어놓은 곳입니다. 일본은 여러 분야에서 실증주의가 강합니다. 그래서 진화론은 가르쳐도 창조론은 아예 가르치지 않습니다.

임진왜란 때 군인들에게 자신의 전과를 증명할 코를 베어오도록 했답니다. 그냥 두면 썩기 때문에 소금이나 술에 절여서 가지고 와서 증명하도록 했습니다. 이곳에 묻힌 코가 2만개가 넘는다고 합니다. 그것은 한반도에서 2만명 이상을 죽였다는 것입니다. 실증주의를 좋아하는 일본 사람들이 자신의 죄과를 스스로 잘 보여주는 곳이기도 합니다.

지금은 귀무덤으로 불리지만 원래는 코무덤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하야시 라잔(林羅山, 1583-1657)이라는 사람이 코는 너무 야만적이라고 하여 귀무덤으로 바뀌었습니다.

교토시 히가시야마구에 있는 귀무덤. 무덤 앞에 학을 접어서 놓았습니다. 학은 평화를 기원하는 뜻에서 접어놓는다고 합니다. 굳이 학을 접지 않아도 좋으니 평화를 기원할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
 교토시 히가시야마구에 있는 귀무덤. 무덤 앞에 학을 접어서 놓았습니다. 학은 평화를 기원하는 뜻에서 접어놓는다고 합니다. 굳이 학을 접지 않아도 좋으니 평화를 기원할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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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천성이 선하다고도 하면 악하다고도 합니다. 그러나 단체나 국가와 같은 조직을 이루게 되면 인간성에 조직성과 권력이 더해져서 더 야만스러워질 수도 있습니다. 이것은 코무덤이 증명해 주고 있습니다. 1915년 가부키 연기자들의 기부와 협객으로 알려진 후시미(伏見の勇山)등이 협력하여 무덤 둘레에 돌 울타리를 세웠습니다.

1898 년 도요토미가 죽은 지 300년이 되는 때 귀무덤 앞에 현창비를 세우고 그의 전과를 기리기도 했습니다. 1968년 귀무덤 위에 있는 석탑이 나라 사적으로 정해지기도 했습니다.

어쩌면 우리 민족은 코무덤에 대한 기억이 가물가물해져서 일제 강점기를 맞이했는지도 모릅니다. 두 나라의 우호를 생각하여 코무덤이 관광지로 알려져 있지는 않습니다. 교토를 찾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먼저 코무덤을 참배하여 임진왜란 때 돌아가신 조상님에게 인사를 한 뒤 교토 관광을 하는 것이 당연할 것입니다.

교토를 방문한 한국교원대학교 재학생과 대학원생 그리고 교직원들이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처음부터 이곳을 목적으로 온 것이 아니고 옆 산주산간도는 이미 문을 닫았고,  교토박물관이 휴관이라서 할 수 없이 이곳을 들렀습니다. 앞으로는 이곳부터 들르기로 하고, 모두 옛 선조들의 명복을 비는 뜻에서 삼가는 얼굴로 자세를 잡았습니다.
 교토를 방문한 한국교원대학교 재학생과 대학원생 그리고 교직원들이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처음부터 이곳을 목적으로 온 것이 아니고 옆 산주산간도는 이미 문을 닫았고, 교토박물관이 휴관이라서 할 수 없이 이곳을 들렀습니다. 앞으로는 이곳부터 들르기로 하고, 모두 옛 선조들의 명복을 비는 뜻에서 삼가는 얼굴로 자세를 잡았습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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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는 방법 : 교토 역에서 북쪽으로 200미터 쯤 가서 시치조(7條) 네거리에서 다시 동쪽으로 가다가 시치조(7條)다리를 건너서 국립교토박물관과 산주산간도(三十三間堂) 직전 네거리(7條大和大路)에서 북쪽으로 가면 왼쪽 공원 안에 있습니다. 교토 역에서 2킬로미터쯤 떨어져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류코쿠(Ryukoku, 龍谷) 대학에서 주로 한국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태그:#귀무덤(耳塚, 이총), #이총(耳塚, 귀무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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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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