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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탄의 담배 통제 관련 논란을 보도한 <인디펜던트>.
 부탄의 담배 통제 관련 논란을 보도한 <인디펜던트>.
ⓒ <인디펜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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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가 나서서 담배를 엄격하게 통제하는 것이 국민들이 행복해지는 길일까? '행복의 나라'로 불리는 부탄에서 이 문제를 두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부탄은 히말라야 산맥에 자리 잡은 인구 70만 명의 작은 나라다. 1970년대에 국민총행복(Gross National Happiness, GNH)이라는 개념을 만들어냈고, 그 후 국가별 행복지수 조사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2004년 12월 부탄에서는 세계 최초로 담배 판매가 전면 금지됐다. 흡연 자체를 금지한 것은 아니었지만 매우 강력한 담배 통제 정책이었다. 흡연자들은 비싼 관세를 물고 외국에서 개인적으로 담배를 수입해야 했다.

2011년에는 더 강력한 담배 통제 법안이 시행됐다. 불법 담배를 적발하기 위해 가정집을 수색할 수 있는 권한을 경찰에 주고, 담배를 수입하면서 세관에 신고하지 않은 사람에게 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경찰이 요구하면, 흡연자는 세관에 담배 수입을 신고했음을 입증할 서류를 보여줘야 한다.

이 법안을 만든 것은 담배 판매 전면 금지 후 이웃 나라 인도에서 담배를 밀수하는 부탄인이 늘었기 때문이다. 법안이 만들어진 후, 경찰은 수색견을 동원해 의심스러워 보이는 가정집을 뒤졌다.

부탄 정부는 이러한 조치가 GNH 원리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백해무익한 담배를 멀리하게 해 국민을 행복하게 하겠다는 말이다.

강력한 담배 통제 법안에 반발 움직임

그러나 국민들 사이에서는 '과도한 조치'라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다. 담배 통제 법안에 따라 수십 명이 감옥에 가는 일이 벌어지면서, 법안이 '행복보다 슬픔을 불러왔다'는 불만이 커졌다.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부탄인들 사이에서는 다음과 같은 비판이 나왔다. "80세 노인을 가둘 때 GNH가 어디 있다는 건가?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사람을 감옥에 가둘 때 GNH가 어디에 있다는 말인가?"

23세의 승려인 소남 체링은 밀수 혐의로 감옥에 갇힌 사람 중 하나다. 1월 인도에서 부탄으로 돌아오다가 국경 지대에서 체포될 때, 소남 체링의 주머니에는 씹는 담배(금액으로 치면 3000원 정도)를 담은 봉지가 들어 있었다. 소남 체링은 법 위반인지 몰랐다고 주장했지만 징역 3년형을 받았다.

수십 명이 갇히자, 부탄인들 사이에서는 법안에 반대하는 캠페인이 진행됐다. 법안에 항의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지그메 틴리 부탄 총리는 다음 의회 회기에 법 개정안을 도입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총리실 대변인은 법안이 어떻게 바뀔 것인지를 말하기는 아직 이르지만 총리가 법안으로 인해 국민들이 겪은 "고통"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법안에 반대하는 캠페인 참가자들은 개정안이 만들어지더라도, 이미 수감된 사람들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캠페인 참가자들은 지그메 케사르 남기엘 왕추크 국왕이 수감자들을 사면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2008년에 절대군주제에서 입헌군주제로 바뀌었지만, 국왕의 영향력은 여전히 막강하기 때문이다. 캠페인 참가자들은 국왕이 이따금 담배를 피우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점도 고무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참고로, 2004년에 담배 판매를 전면 금지한 지그메 싱기에 왕추크 전 국왕(현 국왕의 아버지)도 흡연자였다.

한편 <워싱턴포스트>는 10월, 부탄 정부가 경제 발전을 위한 각종 사업에 힘을 기울이면서 범죄, 폭력, 마약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부탄 정부는 경제가 탄탄해야 국민의 행복지수를 더 높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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