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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원대학교
 목원대학교
ⓒ 오마이뉴스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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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원대학교(대전 유성구 도안동 소재, 총장 김원배)가 올 하반기 부실대학으로 선정된 이후 독선적 학교운영을 지적하는 구성원들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전국대학노동조합 목원대학교지부는 최근 대학 총장의 독선적 학교운영을 비판하는 날선 성명을 발표했다. 이에 앞서 지난 10월 말, 목원대 재학생이 광화문 광장 앞에서 1만 배 시위를 벌였고, 같은 대학 신학대학민주동문회원들은 '부실총장 퇴진'을 요구하는 성명 발표 및 기도회를 한 바 있다.   

목원대 측은 부실대학에 선정되자 대책 마련 등 구조조정 작업에 속도를 내왔다. 대학 측은 구조조정 방안으로 ▲ 교직원 인건비와 각종 복지비용 대폭 삭감을 통한 157억 원의 장학기금 조성 ▲ 2012학년도부터 등록금을 5% 인하 및 향후 3년간 등록금 동결 ▲ 대학 정원 10.6% 감축 ▲ 기존 10개 단과대학 및 학부 체계 6개 단과대학으로 통폐합 ▲ 현재의 52개 학과 40여개 학과로 통폐합 등을 내놓았다. 교수와 직원들도 총회를 열어 지난 10월부터 1년간 ▲임금 총액의 5%를 법인 전입금으로 기부하는 방안을 의결하기도 했다. 하지만 구성원들은 총장의 독선에 의해 구조조정이 추진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쟁점①] "측근인사 통한 일방적인 구조조정안"

노조 측은 우선 목원대 김원배 총장의 측근인사와 각종기구 확대신설을 통한 자리 나눠먹기 행태를 지적했다.

지난해 9월 취임한 김 총장은 기존 한 명이던 부총장직을 대외 부총장과 교내 행정을 담당하는 교학 부총장으로 확대했다. 김 총장은 같은 학과 동료교수 한 명은 부총장직에, 또 다른 한 명은 학장으로 앉혔다. 교학 부총장의 경우 지난 9월 말 부실대학 선정의 책임을 지고 부총장직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김 총장은 후임 부총장에 자신의 대학 후배인 'ㄱ'씨를 앉혔다. 결국 교내외 반발로 'ㄱ'씨는 3일 만에 부총장직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김 총장은 'ㄱ'씨를 신설된 비상대책위원장직을 맡겼고 이를 통해 구조조정안을 발표했다.

노조 등 대학구성원들은 "구조개혁안은 모든 학부(과)의 정원 10% 감축과 교직원 임금 20% 감축뿐"이라며 "대학구성원의 의견수렴도, 아무런 기준도 없이 측근인사를 내세워 만들어낸 구조조정안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학 관계자는 "구조조정안은 대학 구성원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취합해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쟁점②] "직원들은 급여 기부, 총장은 새 관사 구입 입주"


지난 10월 24일, 목원대 신학대학민주동문회원들이 목원대 본관 현관 앞에서 '부실총장 퇴진' 등을 요구하며 기도회를 열고 있다.
 지난 10월 24일, 목원대 신학대학민주동문회원들이 목원대 본관 현관 앞에서 '부실총장 퇴진' 등을 요구하며 기도회를 열고 있다.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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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원대 교수와 직원들은 지난 10월부터 1년간 임금 총액의 5%를 법인 전입금으로 기부하기로 결의했다. 직원들의 경우 총장의 요청에 따라 평일 근무시간을 1시간 연장하고 방학 중 단축근무를 자율근무로 전환했다.

반면 김 총장은 대전에 있는 자신의 집을 전세로 내놓았다. 또 지난 7월 대전 목동에 있는 관사를 매각했다. 이어 대학 근처에 있는 4억 원대의 새 아파트를, 교비를 사용해 수천만 원의 프리미엄을 얹어주고 새 관사로 구입했다.

한 직원은 "많은 자치단체장들이 관사 대신 자신의 아파트를 거주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자신의 집은 전세로 내놓고 새 아파트를 구입한 것은 허리띠를 졸라매는 교직원의 모습과도 대비된다"고 말했다.

대학 관계자는 "기존 관사의 경우 노후화돼 매각했고 대신 근무의 편의성을 도모하기 위해 학교 근처 새 아파트를 구입했다"며 "무리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쟁점③]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폐쇄 이유는?

지난 10월 31일부터 11월 4일까지 5일 동안 목원대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이 폐쇄됐다. 노조 측은 "대학과 총장에 대한 비판적인 글이 실리자 자유게시판을 일시 폐쇄시킨 것"이라며 "총장은 자신에 대한 한 줄의 비판도 용납하지 않으며 오로지 탄압과 통제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목원대 재학생들도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학교 게시판에 학교 비판하는 글을 쓰기만 해도 전화가 오고 글이 삭제된다"고 밝힌 바 있다. 또 학생준칙에는 '학생 또는 학생단체가 교내 외 10인 이상의 집회를 할 때는 학생처장의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하며 학기말 시험개시 1주일 전부터 시험 종료일까지 금지'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학교 측 관계자는 "자유게시판을 폐쇄했던 기간은 정부 대학평가단이 대학 실사를 한 때"라며 "부실대학으로 선정돼 학교가 위기에 처해 있던 때인데도 학생들 간 학교행정 문제 등으로 게시판 내에서 공방이 뜨거워 총학생회 측에 양해를 구하고 일시 폐쇄했다"고 답했다.    

[쟁점④] 1만 배 시위 벌였던 학생, 다시 단식농성 돌입

지난 10월 14일 광화문 광장 세종대왕상 앞에서 목원대생 김아무개씨가 '등록금 인하 서명운동을 허가해달라'며 이틀째 1만 배를 하고 있다. 김씨는 학교 측이 자신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1만 배 후 분신'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지난 10월 14일 광화문 광장 세종대왕상 앞에서 목원대생 김아무개씨가 '등록금 인하 서명운동을 허가해달라'며 이틀째 1만 배를 하고 있다. 김씨는 학교 측이 자신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1만 배 후 분신'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 홍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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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중순 경 광화문 광장에서 학내 표현의 자유 보장을 내걸고 1만 배 시위를 벌였던 이 대학의 김아무개 학생은 지난 14일 저녁부터 대학 도서관 앞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 

김씨는 무기한 단식농성 이유로 "학교 측이 '목원대 재학생 과반 이상의 동의서명을 받아오면, 요구안을 반영하겠다'고 약속해 30대 요구사항을 정리, 한 달간 재학생 4600여 명(전체 8517명)의 서명을 받아 학교 측에 전달했다"며 "하지만 학교 측은 30가지 요구안 중 스쿨버스 운영에 대해서만 수용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이어 "요구사항은 '학내 표현의 자유보장', '휴게실 조성', '강의실 물품 확충' 등 학습기본권을 보장 받기 위한 기본적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학교 측 관계자는 "요구내용 대부분이 관계부서 간 의견수렴과 총장님 결재 등 절차를 밟아야 하는 사항으로 당장 결론을 내놓기 어렵다"며 "이에 따라 현재 관계부서 간 회의 등 내부 의견수렴 절차 중에 있다"고 말했다. 

한편 노조 측은 성명을 통해 "교수와 직원, 조교와 학생을 대화와 타협의 대상이 아닌 통제와 계몽의 대상으로 여기는 오만한 총장을 더 이상 신뢰하지 않는다"며 "신뢰 할 수 있을 만큼의 노력과 진정성을 보일 때까지 일체의 협력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태그:#목원대, #구조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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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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