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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 앞에 텐트를 친 대학생들이 피켓을 설치했다.
▲ 한국거래소 앞을 점령한 대학생사람연대의 피켓 한국거래소 앞에 텐트를 친 대학생들이 피켓을 설치했다.
ⓒ 대학생사람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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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오후 4시 30분, 서강대 총학생회장단을 비롯한 대학생사람연대 소속 대학생 30여명이 한국거래소 앞에 텐트 3동을 치고 다양한 구호들을 적은 피켓과 플래카드를 주변 곳곳에 단 뒤 Occupy 시위에 돌입했다.

"이재용은 삼성 세습, 우리들은 빚만 세습!"
"부자에게 세금을, 우리에게 미래를!"
"쌍차, 재능 노동자는 우리의 미래, 불안정 노동을 철폐하라!"
"금융자본주의를 넘어서, 새로운 세계를!"

이날은 Occupy 국제공동행동의 날이었다. 한국에서도 국제행동의 날에 맞추어 함께 집회를 열어왔다. 그러나 주코티 공원처럼 실제로 점령시위가 벌어지지는 않았다. 이런 와중에 대학생들이 한국거래소 앞 광장에 텐트를 치고 실제 점령시위에 돌입한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왜 하필 한국거래소에서, 그것도 대학생들이 점령시위를 벌이는가에 대해 질문했다.

2005년 학자금대출이 시행된 이후 지난 6년간 124만 3394명의 대학생들이 대출을 받았고, 누적대출 잔액은 10조1024억 원(2011년 5월 기준)에 달한다. 대학생 10명 중 7명은 1125만 원의 빚을 지고 졸업을 한다. 대학생들의 인생은 이미 빚을 갚기 위한 삶으로 전락한 것이다. 가족들 역시 마찬가지다. 가계부채가 900조다. 한국GDP 1000조와 맞먹는 액수인 것이다. 우리들의 빚이 누군가의 부가 되고 있다. 그리고 부를 독점하고 그것으로 우리들의 삶과 미래까지 지배하는 것이 1%의 금융자본과 재벌들이다.

빚을 지는 것이야, 개인이 알아서 미래에 쓸돈을 지금 빌려 쓰는 거고, 대학을 졸업하면 많은 돈을 벌 수 있으니 일종의 투자가 아니냐라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 20대 고용율이 올해 2분기에 58.9%였다. 10명 중 4명은 실업자인 것이다. 어렵게 취직을 한다고 해도 불안한 것은 마찬가지다. 쌍용자동차, 한진중공업에서 보았듯이 정규직들도 언제든지 정리해고의 칼날 위에 서있다. 그런 불안한 정규직 일자리마저도, 얻기 힘들다. 대부분 비정규직 노동자가 되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 앞을 점령한 대학생들이 텐트앞에서 촛불시위를 벌이고 있다.
▲ 한국거래소 앞 촛불집회 한국거래소 앞을 점령한 대학생들이 텐트앞에서 촛불시위를 벌이고 있다.
ⓒ 대학생사람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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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현실에서 우리는 그야말로 살아남기 위한 경쟁을 할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20대와 청년들에게 기성세대의 고정관념-패기와 열정 사회적 참여 등등-을 아무리 들이대도 외면을 받았던 이유는, 바로 이러한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비난과 분석이었기 때문이다. 자본과 금융이 지배하고 있는 세상에서는 우리에게 어떠한 자유도 허락되지 않았다. 하다못해 꿈꿀 수 있는 자유마저도 취직이라는 기준에 의해 재단 받고, 잘려 나갔다. 평범한 대학생들이 대학 내 소위 운동권들의 활동들에 대해 '여유로운 친구들의 활동'이거나, '세상물정 모르는 친구들의 철없는 행동'이거나, '이후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오해하는 것도 이해할 만하다.

이런 우리들의 현실과는 달리 단 1%의 사람들은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다. 이재용은 부모를 잘 만났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대학생들이 CEO가 되고 싶은 것도 아닌 단지 일하고 싶다는 기업 삼성의 계열사 사장이 됐다. 우리는 정말 열심히 공부하고 취직해서 노동자가 되도 정말로 열심히 일해서 겨우겨우 살아가지만, 1%들은 1%의 자식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기업하나를 물려받는다. 적은 규모도 아니다. 이건희 재산이 8조라고 하니, 우리가 앞으로 갚아야 할 학자금대출과 맞먹는다. 그야말로 부패하고 절망적인 사회인 것이다.

은행들은 열심히 생산하는 기업에게 장기간 대출을 해주고, 기업들은 노동자를 고용해서 좋은 상품들을 생산하고, 노동자들은 임금을 받아서 기업의 상품을 사는 형태의 경제는 이미 무너졌다. 금융자본들은 주식시장에서 기업을 사고팔며 사회의 부를 빼앗아가고, 재벌들은 중소기업을 죽이고, 땅 투기나 주식투기, 정리해고와 비정규직화로 그야말로 이윤을 빼앗아간다. 더 이상 빼앗을 게 없는 은행들과 재벌들이 이제는 가계에 대출을 해주고 그들의 인생을 담보삼아 돈을 벌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다름 아닌 실패한 미국식 금융자본주의의 모습이다. 한국은 이것이 선진적인 시스템이라며 따라가고 있다. 한미FTA는 이것을 정치적, 제도적으로 합법화 시키는 것일 뿐이다. 어차피 한국의 파생상품시장은 1년에 3경정도의 거래액을 자랑하며 세계 1위의 시장으로 개방되어 있다. 오죽했으면 한국금융시장을 ATM기라고 부르겠는가? 개방은 이미 되어 있는데, 이것을 이후에라도 막을 수 있는 권리를 빼앗는 협정-렛지조항, ISD조항 등-은 한미FTA일 뿐인 것이다.


서강대학교 부총학생회장 김윤영씨(오른쪽)가 한국거래소 앞 Occupy 텐트안에서 피켓을 들고있다.
▲ 한국거래소 앞 Occupy 텐트 서강대학교 부총학생회장 김윤영씨(오른쪽)가 한국거래소 앞 Occupy 텐트안에서 피켓을 들고있다.
ⓒ 대학생사람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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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가 쌓아올린 부는 실로 어마어마하다. 9개 상장사 은행의 순이익만 14조, 카드수수료 수익은 10조다. 그리고 이미 그들은 우리들의 삶을 지배하는 900조를 자산으로 들고 있다. 그런데 정치권은 국민의 세금으로 공적자금을 168조나 투입했고, 60조 정도는 아직도 걷지 못했다. 1% 탐욕스러운 금융자본과 재벌들의 수익은 4대강 사업 20조나 부자감세와도 비교할 수 없는 정도의 규모다.

대학생들은 그동안 반값등록금을 외쳐왔고 정치권에 예산배정을 하라고 주장해왔다. 그런데 이제 우리는 좀 더 나아가고 싶다. 그 돈을 99%의 세금이 아니라 1%의 세금만으로도 마련할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우리들의 삶을 지배하고 있는 것이 1%의 선출되지 않은 권력, 시장권력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다. 그들은 우리를 고용해서 일을 시키고, 우리들을 경쟁시키며, 우리들에게 돈을 쥐어주며 소비하게 한다. 그리고 다시 해고를 시키거나, 서로의 경쟁을 통해 함께 하지 못하게 하고, 쥐어준 돈을 더 큰 액수로 빼앗아간다.  

금융자본주의를 넘어서자는 우리들의 주장은 명확하지 않다. 그리고 급진적이며 허무맹랑하게 보일 수도 있다. 그리고 우리와 관련 없는 쌍용자동차와 재능 비정규직 노동자 등의 불안정노동자들의 싸움을 지지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우리는 분명하게 말하고 싶다. 1%들의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부와 야만적인 지배에 저항하고 있다. 그리고 이것은 이에 고통 받는 사람들과 함께 할 때만이, 99%가 하나가 될 때만이 승리할 수 있다고 믿는다.

우리는 열려있고, 어떤 주장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으며 누구와도 함께 할 것이다. 1%의 지배자들에게 저항하는 모든 99%의 청년,시민들이 1%가 우리의 인생을 판돈으로 도박을 벌이고 있는 한국거래소 앞을 함께 점령하길 호소한다. 집없고, 먹기 힘든 팍팍한 99%의 인생들이여 우리의 삶을 빼앗아간 1%의 도박장에서 밥해먹고, 우리이야기를 들려주며 한바탕 놀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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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더유니온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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