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지난 8월 19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시대적 요구"라며 "재계 스스로가 시대적 흐름을 참고하면 더 많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기업이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책임 있는 활동을 뜻한다.

최근 들어 사회 전반에 걸쳐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그러나 일반 대기업 및 중∙소기업에게 사회적 책임이란 이윤 이후의 문제다. 반면 사회적 기업은 현실 사회문제를 기존과 다른 혁신적 방식으로 해결하기 위해 회사를 설립한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의 통계 자료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의 통계 자료
ⓒ 전수현

관련사진보기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에 따르면 고용노동부(이하 노동부)는 2007년 7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사회적기업육성법에 의거해 2011년 5월 현재 501개의 회사를 사회적 기업으로 인증했다. 특히 2007년 10월 32개에 불과했던 인증 받은 사회적 기업의 수는 2009년 7월에 251개로 증가했다. 이는 약 2년간 7.8배 정도가 증가한 수치다.

"좋은 일 하면서도 충분히 돈 벌 수 있어요"

<시지온(CIZION)>은 국내 제1호 IT분야 소셜 벤처이자 최대 규모의 소셜 댓글 회사다. 소셜 댓글은 소셜네트워킹서비스(Social Networking Service; SNS) 계정으로 특정 사이트 게시판에 댓글을 달면, 댓글 작성자의 SNS에 관련 댓글과 URL(자원 위치 지정자)이 함께 남겨지는 서비스다.

소셜 댓글을 통해 <시지온>은 악성 댓글 없이 소통이 원활한 댓글 문화를 만들고자 한다. 소셜 댓글을 활용하면 악성 댓글을 달기 힘들어진다. 댓글 작성자의 지인들이 글쓴이의 SNS에서 그가 작성한 댓글을 볼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시지온>의 주장이다.

<시지온>은 소셜 벤처로서 이윤 창출뿐만 아니라 사회적 가치 실현에 힘쓴다. 소셜 벤처는 사회적 기업처럼 사회적 목적을 달성하고 사회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공한다. 그러나 소규모 창업이 가능하고 노동부의 인증을 받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사회적 기업과 차이가 있다.

 <시지온>의 박지선 전략경영팀 대리
 <시지온>의 박지선 전략경영팀 대리
ⓒ 조수정

관련사진보기


장애인 모니터링 요원 채용은 <시지온>이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 실현 가운데 하나다. <시지온>은 현재 4명의 장애인 모니터링 요원을 정직원으로 고용 중이다. 이들은 스팸 댓글을 직접 확인하고 삭제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특수 문자나 기호를 사용한 스팸 댓글은 필터링이 되지 않기 때문에 사람의 손이 필요하다. <시지온>의 박지선(25·전략경영팀) 대리는 "실제로 장애인들은 일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많다"며 "댓글을 읽는 것만으로도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알 수 있기 때문에 그들에게 작게나마 사회와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말했다.

<시지온>은 작년 10월 선플달기운동본부와 함께 선플 운동 관련 캠페인을 벌였다. 선플은 악플의 반대 개념으로, 인터넷상에서 칭찬과 격려의 댓글을 의미한다. <시지온>은 또한 NGO(비정부기구), 개인 블로거 등에 한해서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설립된 지 햇수로 3년차 밖에 되지 않은 벤처기업임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활발한 사회적 재투자를 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시지온>에게 사회적 가치와 이윤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 소셜 벤처로서 '사회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당연히 행해야 한다는 것'이 이 회사의 지론이다.

박 대리는 "<시지온>은 경제적 목표와 사회적 목표를 둘 다 달성해야 한다"며 "좋은 일을 하면서도 충분히 돈을 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도 소통과 관련해 가치 있는 일들을 수행해나가고 싶다"고 미래 계획을 밝혔다.

서울형 사회적 기업 <터치포굿>을 만나다

2008년 10월에 설립된 <터치포굿(Touch4Good)>은 폐현수막을 재료로 활용해 다양한 '업사이클링'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사회적 기업이다. 업사이클링은 폐품에 디자인을 더해 더욱 가치 있는 상품을 생산해내는 활동이다. <터치포굿>은 폐현수막을 세탁 및 디자인해 가방, 파우치 등을 만들어 판매한다.

 <터치포굿>이 만든 가방(사진 왼쪽)과 명함지갑(오른쪽)
 <터치포굿>이 만든 가방(사진 왼쪽)과 명함지갑(오른쪽)
ⓒ 터치포굿

관련사진보기


<터치포굿>의 직원들은 폐현수막이 모두 사라져 회사가 없어지길 바란다. 이와 관련해 <터치포굿>의 박미현(26) 공동대표는 "<터치포굿>은 현수막을 재활용하기 위해 만든 회사가 아니라, 습관적으로 불필요하게 사용되는 현수막을 없애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터치포굿>은 환경부, 아이엠비씨(iMBC), 서울문화재단, 희망제작소 등 32군데의 업사이클링 파트너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제작한 현수막 사용기간이 끝나면 현수막을 모두 수거해 <터치포굿>에 제공한다. 업사이클링 파트너가 늘어나면서 폐현수막 문제는 근원적 문제점부터 수정되고 있다. 박 대표는 "현수막을 잠시 쓰고 폐기하지 않도록, 기획 단계부터 업사이클링 파트너들과 함께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터치포굿>은 수익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한다. 박 대표는 "5%의 수익이 환경 재해로 고통 받는 이들을 위해 쓰인다"며 "2009년부터 환경성 피부질환(아토피) 아동을 위해 약간의 수익금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0년 5월 <터치포굿>은 서울시가 주관하는 서울형 사회적 기업, '더 착한 서울기업'에 선정됐다. 올해에는 홍콩 패션위크와 항저우 패션쇼에 출품을 하는 등 해외진출을 위한 기반작업을 진행 중이다. 박 대표는 "사회적 기업이 지원을 받아야 하는 영세기업이 아니라, 우수 브랜드로서 자리매김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포부를 내비쳤다.

직접 지원보단 사회적 기업 생태계 육성해야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에 따르면 사회적 기업은 지속 가능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 사회서비스부문의 고용확대의 필요성 등에 의해 육성되고 있다. 정부나 비영리조직이 해결하지 못한 사회적 문제들을 사회적 기업이 맡고 있는 셈이다. 때문에 최근 사회적 기업에 대한 관심은 매우 커지고 있는 추세다. 정부는 노동부로부터 인증 받은 사회적 기업에 법인세와 소득세를 50% 감면해주고 있다. 또한 경영 컨설팅, 전문 인건 인건비, 융자 등도 지원한다.

라준영(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는 사회적 기업이 주목받는 원인을 "급증하는 사회적 수요에 비해 재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하여 그 어느 때보다 효율적이고 혁신적인 사회문제 해결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파악했다. 이어 그는 "사회적 기업은 소모성 지출이 아니라 사회투자의 원리에 따라 한정된 자원을 생산적으로 활용하여 지속 가능한 사회혁신을 도모한다"며 사회적 기업에 대한 기대를 엿보였다.

그러나 라 교수는 앞으로 사회적 기업이 산업의 기반이 되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려면 근본적인 사회적 기업 생태계가 육성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인증제와 인건비 지원 중심의 현 정책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해 그는 "우선 다양한 사회적 기업가들이 발굴되고 혁신적, 사회적 실험과 창업이 장려돼야 한다"며 "우수한 사회적 기업이 규모의 경제와 비즈니스 복제를 통해 성장할 수 있도록 별도의 자본과 경영지원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라 교수는 "사회적 기업 생태계가 작동하기 위해서는 마케팅, 혁신, 재무, 네트워크 등 다양한 영역에서 사회적 기업을 지원할 수 있는 중간 전문 조직과 전문가가 육성돼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