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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서울 종로구 YMCA에서 '박원순 시장과 서울시, 무엇을 해야하나'를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16일 서울 종로구 YMCA에서 '박원순 시장과 서울시, 무엇을 해야하나'를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 홍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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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박원순 시장이 생각하는 사람 냄새나는 복지 서울. 이게 실현되는데 시간이 상당히 오래 걸린다. 절대로 쉽게 실현될 수 없는데 2년 반 만에 평가받아야 한다. 전세문제, 곧 다시 시작된다. 뉴타운, 재개발, 재건축 문제 내년 봄까지 비판과 실망 받을 일들이 많이 생길 거다. 게다가 내년 1년은 정치의 계절이다. 박 시장에게는 위험하기도 하고 기회이기도 하다. 시간이 없다. 언론이 박원순 시장 한 번 잡아먹겠다고 하면 노무현 대통령 이상으로 할 수 있다."

김진애 민주당 의원은 '전략적으로'를 거듭 강조했다. 16일 오후 YMCA 시민정치위원회 주최로 열린 '박원순 시장과 서울시 무엇을 해야하나'라는 토론회에 패널로 참석한 김 의원은 "며칠 전에 제가 박원순 시장을 만나서 '벌써 이렇게 잘 하시면 어떻게 합니까'라고 했더니 박 시장이 '아직 시작도 안 했어요'라면서 그 다음에 '내가 얼마나 독한지 사람들이 잘 모른다'고 하시더라"고 운을 뗐다.

김 의원은 "저는 박 시장이 얼마나 독한지 그 집념이나 소신을 잘 알기 때문에 박 시장을 110% 신뢰한다"면서도 현재 박 시장이 처해있는 상황이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6개월 후 평가 긍정적이지 못하면 내년 총·대선은..." 

 서울시 희망서울정책자문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수현 세종대 도시부동산대학 교수.
 서울시 희망서울정책자문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수현 세종대 도시부동산대학 교수.
ⓒ 홍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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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다른 패널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김 의원은 '2년 반'도 "무엇을 보여주기에는 짧은 시간"이라고 말했지만, 임승빈 명지대 행정학과 교수는 "선거 치르는 2012년에는 아무것도 못한다"면서 "실질적으로는 1년 반 밖에 안 남았다"고 보았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박원순 시장에 대한 6개월 후의 평가가 그다지 긍정적이지 못했을 경우 보수정당과 언론에서는 '봐라, 아마추어 시키니까 이런 결론 나오는 거 아니냐'라고 비난할 것이고, 이러한 비난의 결과가 총선, 대선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촉박한 시간'뿐만 아니라 다가올 '경제난'은 박 시장에게 또 다른 '위기'다. 신율 교수는 "내년이면 경제가 엄청나게 어려워질 것이다, 자영업 하시는 분들, 9월 중순부터 '너무 어렵다'고 한다"면서 "박원순 시장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이러한 상황으로부터 비롯되어야 한다, 상황과 유리된 당위론적인 일의 추진은 큰 호응을 얻을 수 없다"고 말했다.

사실상 '인수위'라고 할 수 있는 '희망서울정책자문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수현 세종대 도시부동산대학 교수는 이날 "박 시장에게는 수습할 과제, 대처할 과제, 미래비전을 펼쳐야하는 과제, 크게 세 가지 영역이 있다"면서 뉴타운 과제, 서민들의 어려운 살림살이 과제 그리고 공동체와 생태가 살아 숨 쉬는 도시를 만들어야 하는 과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신율 교수는 "반값등록금 잘 한 거라고 생각한다, 무상급식도 물론이다, 이런 식의 작은 복지가 내년에 굉장히 많아질 어려운 분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너무 일을 벌여놓아서는 안 된다,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원순 시장, 시스템 체인지 디자이너가 되어야"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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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박 시장이 가장 집중해야 할 과제는 무엇일까. 패널들은 입을 모아 '시스템 개혁'을 강조했다.

조명래 단국대 도시계획학과 교수는 이른바 '허니문' 기간에 나타나고 있는 박 시장의 '파격행보'와 관련해 "박 시장이 탈권위적 친시민 리더십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중요한 것은 이러한 파격적인 행보가 즉흥적이고 일회적인 것이 아니라 '시스템 체인지를 위한 디자인' 속에서 지속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명박·오세훈  시정패러다임을 넘어설 '혁신의 시스템화'가 필요하다는 것.

조 교수는 "박 시장은 시민운동가 시절 아주 프로젝트를 잘 디자인하던 분이었다"면서 "이제는 박 시장이 시스템 체인지 디자이너가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진애 의원 역시 "희망제작소와 같은 프로젝트들은 아이디어 중심"이라면서 "서울시라고 하는 엄청난 큰 조직에서 뭔가를 실제적으로 이루어내려면 시스템이 안 잡히면 안 된다"고 충고했다.

임승빈 교수는 "박 시장은 '시민한테 물어보겠다'고 하는데 정제되지 않은 시민의 여론은 위험성이 상존한다"면서 "시민의 의견을 얼마만큼 객관화시키고 집행할 수 있도록 하느냐, 거기에 대해 모니터하는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에 대한 시스템을 빨리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시스템의 중요성'은 박원순 시장 측도 공감하는 부분이다. 이날 토론회에 패널로 참석한 서왕진 서울시 정책특보는 "의제설정이나 예산편성도 중요하지만 서울시 조직기구를 어떻게 재편할 것인가, 어떻게 시스템을 확립한 것인가도 중요한 문제"라면서 "선거 과정에서도 (박원순) 후보는 '공약이나 아이디어는 굉장히 많이 나올 수 있는데 중요한 것은 그것을 어떻게 실행하고 누구와 함께할지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고 계속 이야기했었다"고 전했다. 박 시장과 후보시절부터 함께해 온 서 정책특보는 '희망서울정책자문위원회'의 총괄간사를 맡고 있다. 

서왕진 정책특보 "시민·전문가 참여하는 '거버넌스' 강화할 것"

 서왕진 서울시 정책특보.
 서왕진 서울시 정책특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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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정책특보는 "(10.26 재보궐 선거가) 굉장히 급하게, 갑작스럽게 마련된 선거이다 보니 박 시장이 서울시정을 대상으로 깊이 연구하거나 준비를 하지 못해 공약을 만드는 과정에서도 한계가 있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가 중요하게 생각했고 가야할 방향으로 생각했던 복지, 안전과 같은 아젠다들이 시정 예산에 중심적으로 반영되기는 했지만 이것이 우리가 기대했던 것만큼 효율적으로 집행되기 위해서는 시민, 전문가 그룹의 감시와 참여라는 '거버넌스'를 강화하는 문제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규모 재원이 소요되는 투자 사업에 대해 종합적 심사를 통해 사업 추진 여부를 결정하는 '공공투자 관리센터'는 이러한 의미에서 설립되었다.

서 특보는 또한 "정보 공개 수준을 일종의 '네거티브 방식'으로 절대로 공개하면 안 되는 것을 제외하고는 모든 것을 다 공개하게 되면 이 자체만으로도 감시와 참여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박 시장이 '위기'를 극복하는 데 있어서 또 하나 중요한 덕목으로 신율 교수는 '정치력'을 들었다. 신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행정하고 정치를 분리하는데 이게 떨어질 수가 없다, 오세훈 전 시장이 왜 실패했나, 정치를 못해서 실패한 것"이라면서 "(박 시장이) 시민운동을 할 때는 한 쪽 편에 서서 갈등을 해결했다면 이제 찬성과 반대 입장 양 쪽의 갈등을 조정하는 조정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또한 "이번에 자문단(희망서울정책자문위원회)을 만들었는데 시민운동은 당위론에 빠질 수 있고 학계는 뜬 구름을 잡을 수 있다"면서 "이 사이에서 박 시장이 균형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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