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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진보 통합정당 출범을 위한 연석회의' 출범을 앞두고, 통합을 둘러싼 민주당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14일 영등포 민주당 당사에서 '의원-지역위원장 연석회의' 자리를 마련해 통합 진행 상황을 전달하고, 의원과 지역위원장들의 의견을 수렴하려 했다.

 

하루 전인 13일, 민주당 최고위원 전원과 '혁신과 통합' 상임대표단, 김두관 경남지사, 박원순 서울시장은 정당과 정파, 시민단체, 노동계가 모인 '민주진보 통합정당 출범을 위한 연석회의'를 20일에 개최키로 결정한 바 있다. 이 같은 진전 상황을 알리고 당론을 모아가는 과정을 밟으려 한 것이다. 이날 연석회의 자리에는 240명의 지역위원장 중 160여 명이 참석해 열띤 열기를 보였다.

 

손학규 "당헌·당규 위배 없다... 대표 사임 후 당직 안 맡을 것"

 

손 대표는 "모든 절차는 당헌·당규에 위배됨 없이 할 것이며 정당법 규정에 따라 절차를 밟아 나갈 것이다, 12월 17일 통합 전당대회를 위해 모든 노력을 강구하지만 만약 이것이 불가능할 경우에 민주당이 단독이라도 전대를 개최해서 지도부를 이양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손 대표가 민주당 '단독 전대'의 가능성을 내비친 것은 당 내에서 제기되는 '원샷 전대'에 대한 반발을 잠재우고 자신의 진정성을 호소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손 대표는 "나는 통합전대와 관계없이 당헌 규정대로 다음 달 18일 이전에 당 대표를 사임하고, 그 이후는 어떤 당직도 맡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12월 17일에 통합 전당대회 개최를 목표로 통합 작업을 추진하고자 한다"며 "어제 준비모임에서 '지분 나누기는 없다'는 원칙을 다시 확인했고, 당직과 공직 후보는 공개적이고 투명한 경선을 통해서 결정키로 했다"고 전달했다.

 

그러나 곧, 박지원 전 원내대표의 공개 비판에 직면해야 했다.

 

당권 주자인 박 전 원내대표는 "이미 통합 로드맵이 나와 있고, 이게 문건이 돼서 배포가 됐는데 (지도부는) 아니라고 한다"며 "어떻게 이러한 로드맵이 한 번의 의원 총회·당무 회의·전국위원장 회의 없이 결정되나. 이미 당헌·당규와 법 절차를 위반하고 있다"고 목소리 높였다. 그가 밝힌 로드맵에는 11월 27일까지 실무협상 완료, 11월 28일부터 지도부 후보자 등록, 12월 12일까지 선거인단 모집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박 전 원내대표는 "민주당 중심으로 통합한다고 하는데 어제 보면 민주당이 혁신과 통합, 시민사회 속에서 1/3이 됐다"며 "대표가 지분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오늘 자 신문을 보니 한국노총에 의석을 주기로 합의했다고 한다, 국민을 속이고 여러분을 속이는 것"이라고 힐난했다.

 

그 역시 손 대표와 마찬가지로 '당헌·당규'를 강조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 "민주당에 통합을 반대하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고 전제하고, "통합을 해야 하지만 의견을 수렴하고 합법적인 절차, 당헌·당규를 지켜야 탈이 없다"며 "정당하고 합법적인 절차에 따라 당론이 결정되면 모든 것을 내놓고 따르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전국원외위원장 일동'도 박 전 원내대표의 주장과 맥을 같이 하는 기자회견문을 만들어 연석회의장에 배포했다.

 

박지원 "이미 통합 로드맵 있어... 국민을 속이는 것"

 

이에 대해 박선숙 전략홍보본부장은 "박 전 원내대표가 인용해서 말한 로드맵은, 전략홍보본부 내에서 작성된 문건이 맞지만 이는 최고위에 보고해 채택한 문건이 아니"라며 "최고위원들의 비공개 간담회 때 배포됐다가 수거해서 폐기했다"고 강조했다. '공식 문건'이 아니라는 것이다. 정장선 사무총장도 "어제 준비모임 비공개 회의 때 '지분 나누기는 없었으면 한다'고 얘기했다"며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지역위원장들은 "그렇게 겁나면 하지 말라, 공개적으로 얘기하자" "당헌·당규를 버렸다, 당헌을 무시하는데 어떻게 대표를 하냐"며 '공개 회의'를 요청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한 원외위원장은 "친목회에도 회칙이 있는데 회장이 회칙을 안 따르면 안 된다"고 강조했고, 강창일 의원은 "명망가 몇 사람을 데려다 놓고 민주당과 통합하자는 건 사기극"이라며 목소리 높였다.


반면, 한 원외위원장은 "우리가 먼저 모든 기득권을 내놓고 우리가 통합을 주도하자"고 강조했다. 문학진 의원도 "방향은 다 맞지만, 지분 나누기만은 안 된다"며 "당 대표부터 지역위원장까지 국민참여경선을 해 국민에게 감동을 주자"고 말했다. 더불어 의원과 지역위원장 사이에서는 '통합 관련 내용들이 좀 더 투명하게 진행 됐으면 한다'는 요구가 제기되기도 했다.

 

26명의 의원과 지역위원장들의 발언이 이어졌지만 의견이 한 데로 모이지는 않은 상황.

손 대표는 "민주당 전당대회를 먼저 하고 통합을 하면 '지분 타협 통합'으로밖에 이어질 수 없다"며 '원샷 통합 전대'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통합은 당헌·당규, 정당법에 의해 이뤄질 것"이라며 "통합과정의 지분 나누기는 없다, 공정하고 투명한 공천이 되도록 하겠다"고 마무리 지었다. 민주당 측 통합 실무 협상 대표단은 이같은 의견을 기초로 향후 협상에 임하겠다는 계획이다.


태그:#원샷 전대, #민주당, #손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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