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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색 부분이 2008년에 지정된 불온서적, 붉은 색 부분이 새로 추가된 19종의 볼온도서.
▲ 2011년판 불온서적 리스트 노란색 부분이 2008년에 지정된 불온서적, 붉은 색 부분이 새로 추가된 19종의 볼온도서.
ⓒ 시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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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군에 여전히 '불온서적 리스트'가 통용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오히려 지난 2008년 문제가 되었던 국방부 불온서적 리스트에서 19권이 늘어났다.

14일 발간된 시사주간지 <시사IN>은, 지난 8월 공군 한 전투비행단에서 '장병 정신전력 강화에 부적절한 서적반입 차단대책'이라는 제목으로 발송된 공문에 부록으로 딸려 있는 '불온서적 리스트'를 입수해 보도했다.

19권이 새로 추가된 '불온서적 리스트'

<시사IN>에 따르면 이 리스트에 올라있는 서적은 모두 42권으로 지난 2008년 물의를 일으켰던 군대 내 불온서적 23권에 19권이 새로 추가됐다. 항목별로는 ▲북한찬양 11권 ▲반정부·반미 10권 ▲반자본주의 21권 등이다. 2008년과 2011년 불온서적 리스트를 비교하면 이번에 추가된 19권은 모두 '반자본주의' 항목에 속한다.

<나쁜 사마리아인들>로 2008년 불온도서 목록에 이름을 올렸던 저자 장하준 교수(케임브리지대)의 2006년작 <국가의 역할>이 2011년 목록에 새로 오른 것을 비롯해, 전태일의 일대기를 그린 위기철의 <청년 노동자>, 최성각의 생태 에세이 <달려라 냇물아>, 한미FTA의 득실을 따진 이해영 한신대 교수의 <낯선 식민지 한미FTA>, 카지노를 배경으로 한 소설 <슬롯> 등이 불온서적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의 <소금꽃 나무>는 2008년 '반정부·반미' 분야 도서에 포함된 데 이어 올해는 '반자본주의' 분야에도 중복 포함됐다.

하지만 이 책 상당수는 이미 일반 시민에게 교양서로 폭넓게 읽히고 있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최성각의 에세이 <달려라 냇물아>는 도서출판 창비가 출간한 중1 국어 교과서에 내용 일부가 실려 있고, 소설 <슬롯>은 2007년 세계문학상 수상작이다. 이번 목록에 새로 추가된 구갑우 북한대학원대학 교수의 <비판적 평화연구와 한반도>는 2007년 문화관광부 학술 추천도서로도 꼽혔었다.

국방부는 이들 불온서적 리스트에 대해 국방부 차원에서 관련 공문을 내려보낸 일은 없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2008년 목록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목록을 추가해 새로 내려보낸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공군본부 정훈공보실 관계자는 "국방부가 지시를 내리지 않는 이상 공군 차원에서 그런 걸 자체적으로 만들기는 어렵다"라며 "다만 문서가 사실이라면 부대 차원에서 개념 없는 담당자가 빚은 해프닝일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사IN>이 입수한 공문에는 9월1일~13일 이들 서적에 대한 일제 점검을 실시한다는 지시가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8년 불온서적 관련 헌법소원을 냈다가 징계당한 군 법무관들의 변호를 맡고 있는 최강욱 변호사는 "발신자가 전투비행단장이고 수신자가 그에 소속된 몇 개의 예하 부대라면 한 개인이 벌인 해프닝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라고 말했다.


태그:#불온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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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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