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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로 진행되는 <이해찬의 정석정치>의 동영상과 오디오는 오마이TV 섹션과 아이튠즈의 팟케스트를 통해 접할 수 있습니다) [편집자말]
<이해찬의 정석정치> 녹화를 앞두고 포즈를 취하는 오연호 대표와 이해찬 전 총리.
 <이해찬의 정석정치> 녹화를 앞두고 포즈를 취하는 오연호 대표와 이해찬 전 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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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연호 대표기자 (이하 오) : 안녕하십니까? 오마이뉴스 독자 여러분, 시청자 여러분. <이해찬의 정석 정치>, 그 세 번째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정치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 제대로 된 분석을 해 보는 시간인데요. 총리님 안녕하세요.

이해찬 전 총리 (이하 이) : 네. 반갑습니다.

오 : 벌써 세 번째 시간이 됐습니다. 저희가 격주마다 하고 있는데 매주 해달라는 요구가 지금 높습니다.

이 : 매 주는 제가 좀. (웃음)

오 : 서울시장 선거가 끝났는데, 총리님 예측이 맞았습니다. 박원순 후보가 이제 서울 시장이 됐네요.

이 : 예, 그렇습니다.

오 : 그 때 분석하신 것은, 이 선거의 핵심은 MB정권 심판이다. 그 정서가 아무래도 많이 반영됐다고 봐야겠죠?

이 : 그럼요. 그게 제일 중요한 것이었죠. 그러니까 2, 30대, 40대에서 아주 몰표가 나왔지 않습니까. 그 사람들이 이 MB정권에서 겪은 생활 속의 고통, 이런 것들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죠.

오 : 우리가 <이해찬의 정석정치>라는 타이틀로 하고 있는데요. 사실 저희가 두 번째 할 때 나경원 후보에게 박원순 후보가 역전을 당하고 있던 때이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판이 "아, 이러다가 우리가 우려하던 대로 되는 것 아니야" 라며 상당히 불안해 하고 있을 때, 이해찬 총리님께서 중심을 잡아주셨어요.

이 : 제가 현장은 그렇지 않다고 그 때 말씀 드렸죠. "여론조사는 그렇게 나오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은 그런게 아니고, 또 전국적으로 부는 흐름이 그게 아니다, 이번 선거는 MB 심판론으로 결국 박원순 후보가 이길 것이다"라고 제가 말씀 드렸는데. 맞아서 다행입니다, 틀렸더라면 큰일날 뻔 했는데. (웃음)

오 : 정치를 오랫동안 해오고 지켜봐 왔기 때문에 소소한 국면에서의 들쭉날쭉 보다는, 긴 흐름이라는 측면에서 이번 서울 시장 선거는 그 판의 구도 자체가 굉장히 중요했고, 그 다음에 민심의 현장을 양쪽으로 보는 게 중요한 것이었죠.

이 : 네. 결정적인 것은 결국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를 잘못 매입한 의혹, 그리고 나경원 후보가 보인 여러 가지 부적절한 생활, 이런 것들이 결국 우리가 지적을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국민들에게 심판할 안으로 보였던 것이고요. 그 다음에 무상급식. 오늘부터 6학년까지 무상급식이 실시가 됩니다. 무상급식을 하려고 하는, 사람 중심으로 가려고 하는 그런 새로운 시정의 방향, 이런 것들을 국민들이 선택했다고 볼 수가 있겠습니다.

오 : 자, 우리가 이제 박원순 변호사님, 맨날 이렇게 부르고 희망제작소 상임 이사님 이렇게 불렀는데. 이제 어느덧 TV에 박원순 서울 시장이라고 하니까, 아직은 낯설어 보여요. 이 분이 참 잘 하셔야 할텐데. 어떻습니까. 이번 선거의 박원순 후보가 승리한 것은 여러 가지 각도에서의 의미를 짚어볼 수가 있을 텐데요. 총리님께서는 어떤 것이 가장 중요한 의미가 담겨져 있다고 보시겠습니까?

젊은 층이 대거 투표장으로 몰려 나와 박원순 야권단일후보를 당선시킨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대해 이해찬 전 총리가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는 말이 있는데, 이제 권력은 스마트폰에서 나온다"며 스마트폰을 들고 선거결과를 분석하고 있다.
 젊은 층이 대거 투표장으로 몰려 나와 박원순 야권단일후보를 당선시킨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대해 이해찬 전 총리가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는 말이 있는데, 이제 권력은 스마트폰에서 나온다"며 스마트폰을 들고 선거결과를 분석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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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 가장 의미가 중요한 것은 지금 3~40대 젊은 부부들이 겪고 있는 생활상의 고통이 말이 아니거든요. 전세값이 엄청나게 오르고, 또 일자리도 안 생기고, 물가는 엄청나게 뛰고. 이런 것들을 (해결)하기 위한 중요한 예산을 토건사업에다가 썼고, 이것 데에 운영을 잘못하고 있는 거거든요. 이런 거에 대한 심판으로 나온 거죠. 그렇기 때문에 그런 삶의 질을 높이는, 새로운 시정을 요구하는, 그런 국민들의 요구가 반영됐다는 것이 가장 큰 것이라고 봅니다.

그 다음에, 후보를 여러 당이 있었지만 잡음이 없는 단일화를, 경선을 잘 했지 않았습니까. 거기에 또 '안철수'라고 하는 새로운, 디지털시대의 사회적 기업을 잘 하는 분의 지원, 이런 것들이 어우러진 거거든요. 특히 40대까지는 완전히 이런 SNS를 갖고 소통하는 디지털 세대거든요. 선거 운동에도 이것이 굉장히 기여했어요. 옛날에는 총에서 권력이 나온다고 했는데, 이제는 스마트폰에서 권력이 나온다는 말이 나옵니다.

오 : 이용자가 2천만 명이 넘었어요.

이 : 2천만 명이요?

오 : 네.

이 : 그리고 트위터에 뜬 빈도만큼, 표 수도 그렇게 나왔거든요. 그걸 보면 이게 매스미디어를 훨씬 능가하는 그런 소통의 수단이 된 거죠. 그런 의미가 아주 뚜렷이 나타난 선거였습니다.

오 : 자, 우리가 이제 당시의 투표율과 득표율을 한번 볼텐데요. 특히 강남만 제외하고는 박원순 후보가 이기게 되는데요. 7.2%정도 차이가 나는 건데. 더욱더 놀라운 것은 세대별 득표율을 봤을 때, 30대에서 특히 큰 차이가 났어요.  75.8 대 23.8, 이런 건데요. 총리님께서는 이런 것을 예측하셨습니까?

이 : 제가 지난 번에 말씀드리기를, 40대에서 격차가 얼마나 나느냐가 승부를 가를 거란 말씀을 드렸잖아요. 지금 30대는 아이들 교육이 굉장히 중요한 세대입니다. 학교 무상급식이라고 하는 것은 30대 주부들에게는 굉장히 중요한 사안이죠. 한 달에 5만원이라고 하면, 두 아이면 10만원 아닙니까. 1년이면 백만 원인데요. 30대 가장들한테는 그게 적은 돈이 아닙니다. 그리고 40대에게는, 주로 전세값도 많이 올라갔고, 아이들에게 들어가는 여러 가지 물가가 올라간 것들이 그대로 반영됐기 때문에 40대에서 이렇게 더블스코어로 이겼지 않습니까? 아마 이기긴 이겨도 더블스코어까지 간 것은 이번이 처음일 겁니다. 그만큼 3, 40대들이 삶의 고통을 겪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거죠.

오 : 특히 30대는 거의 세 배 차이. 그런 측면에서는 물론 20대도 거의 세 배 가까지 돼가고 있는데. 20대, 30대, 40대가 압도적으로 지지를 하는 거란 말이죠.

이 : 그러니까 2, 30대의 압도적인 지지는 이 요인이 아주 클 거고요. 그러니까 20대, 30대는 이른바 족벌언론이라고 얘기되는 그런 신문이나 방송을 잘 안봅니다. 이걸로(스마트폰으로) 다 보기 때문에.

오 : SNS를 통해서?

이 : 네. 소통이 되는 세대죠. 그게 위력이 바로 2, 30대에서 나타나는 겁니다.

오 : 그러니까 시민 스스로가 미디어가 되는, 그런 현상이 나타나는 거죠.

이 : 네. 집단지성이라고 얘기하는 것처럼 아주 많은 사람이 이걸 가지고 소통을 하다 보니까, 여기서 나온 메시지가 신문이 전하는 제목보다 훨씬 호소력이 있고 강력한 것들이 많잖아요. 가령, 이번에 이효리의 메시지 같은 게, 이효리가 직접 쓴 것이 아니고 리트윗(RT) 한 것을 막 비판하고 들어왔지 않습니까. 그것을 방어하고 격려하는 글들이 엄청나게 올라오는, 그런 현상들이 막 벌어지고 있는 거거든요.

오 : 2002년, 노무현 대통령이 탄생했을 때는 인터넷이 굉장히 중요했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지금 2011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SNS의 힘을 우리가 보는 건데요. 그런데 2007년에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될 때에는 그때 인터넷이 2002년에 비해서 더 활성화가 됐습니다만, 그때는 왜 이것이 제대로 안됐을까요. 그러니까 꼭 도구가 중요한 게 아니라 우리의 가슴을 움직이는 후보가 제대로 있어야 되는 것이 아닐까, 이 것이 반영되는 것 같은데요.

이 : 후보 간에 우선 경쟁구도가 잡혀져야, 이건 미디어거든요. 이거 자체가 메시지가 아니니까. 미디어를 통해서 메시지가 광속도로 움직이는 것 아닙니까?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그러니까 통제 불능이죠. 한번 쏟아지기 시작하면. 매스미디어는 편집을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것은 편집이 안되죠. 그런, 광속으로 움직이는 미디어이기 때문에. 좋은 후보가 있을 때 의견을 반영하는 거죠.

오 : 그러니까 이용자들의 가슴을 움직일 만한 그런 후보가 있을 때 이게 확장성이 뛰어난 거군요. 그런데 이번에는 판의 구도도, 그러니까 "이명박 정부를 심판해야 되겠다, 염증난다", 이런 젊은 사람들이 많이 등장을 했던 거고. 그들이 이제 이를테면 안철수 현상, 박원순 후보 자체, 또 문재인 씨 라던지 이렇게 새로운 사람들이 함께 연합군이 돼서 하는 것을..

이 : 네. 이번에 전체가 하나 잡음 없이 다 모였거든요. 그 광고 CF를 찍으려고 밤 열두 시에 모였습니다. 그래서 한시까지 한참 연습을 했는데. 그때 다 모였어요. 각 당의 대표, 시민사회단체. 밤 열두 시에 그렇게 모인다는 게 상상이나 됩니까. 그만큼 이번 선거가 절박했기 때문에 우리가 다 모여서 합창 연습을 하면서 "이 힘으로 하면은 못할 일이 없다", 이랬던 경험이 있습니다.

오 : 그러니까 후보 자체도 시민사회(대표)로서 전통적으로 사랑 받는 분이었기 때문에 지지하는 분들이 있었지만, 그 후보를 둘러싸고 지지하는 연합군이 어떤 잡음 없이 하나가 됐기 때문에 시민들도 흔쾌히 이번에 지지를..

이 : 그렇죠. 저희들도 이번에 합창을 하면서 스스로 감동을 받았어요. "아 이렇게 모일 수가 있구나" 하고. 그리고 전 지역을 유세를 다니고 매일 광화문에서 연설을 하고, 저도 목이 쉴 정도로 연설을 하고 그랬는데. 이것 전부 누가 밥한 끼 사주는 것 없이 자발적으로, 헌신적으로 한 거거든요.

오 : 함께하는 합창 광고에서 총리님도 얼굴이 큼지막하게 나오는 것도 한 장면 있었습니다.

이 : 그래요? 전 제대로 못 봤는데요. (웃음)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결과에 대해 이해찬 전 총리에게 질문하는 오연호 대표.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결과에 대해 이해찬 전 총리에게 질문하는 오연호 대표.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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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 (웃음) 조국 교수도 큼지막하게 잡혔는데 노래를 굉장히 열심히 하던데요. 그런데 이제 이렇게 우리가 하나가 돼서 하면 할 수 있다, 그런 것을 확인한 건데. 이렇게 서울 시장 선거에서 승리한 경험은 이후 2012년, 지금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있지 않습니까? 여기에 굉장히 큰 교두보라고 할까요, 그 징검다리에서 큰 힘을 얻었다고 봐야 되겠죠? 이것의 의미가, 그 가치의 크기가 어느 정도라고 봐야 됩니까?

이 : 그러니까 이번에 우리가 또 얻은 교훈은. 후보 단일화만 가지고는 꼭 승리를 담보하지 못한다는 것. 한명숙 총리 때 등 그런 것처럼. 그러나 범야권과 시민사회와 모든 지식인 그룹이 완전히 통합된 한 목소리를 내면은 그건 이제 크게 이길 수 있다는 것이죠. 이번에 48개, '구'로 말하면 25개인데, 국회의원 선거구로 말하면 48개 입니다. 48개 중에서 40곳을 이겼어요. 평균 7.2%를 이겼는데. 강남, 서초, 송파에서 진 곳을 빼고 나면 이긴 지역에서는 10% 이상을 이겼습니다. 진 지역이 있으니까. 대개 이긴 지역에서는 평균 10% 이상을 이겼기 때문에 굉장히 격차가 많이 난 거거든요. 그래서 48.6%에서 10% 정도를 이겼기 때문에, 투표율이 내년 총선에서 55% 정도가 되면 10%보다 훨씬 더 이긴다는 의미가 되는 거에요.

오 : 그렇죠. 투표율이 더 높은 상태에서 이긴 거니까.

이 : 젊은 사람들이 더 나온다는 얘기니까. 표 차이가 더 난다는 얘기가 되죠. 그러면 한 14~5% 차이가 난다고 하면, 굉장히 앞서가는 결과가 나옵니다. 그러니까 40개 지역에서  범야권이 대통합을 이루면 크게 앞서간다. 적어도 40개까지는 모르지만, 한나라당이 지금 41석이죠, 그 중에서 절반도 못 차지하는 그런 사태가 벌어지는, 산사태가 벌어지는 그런 상황이 지금 예견되고 있는 거죠. 이건 한나라당에게는 아주 경악스러운 일이고, 이명박 정부에게도 레임덕을 빨리 가져오는 그런 결과를 예고하는 거죠.

오 : 그러니까 이번 지역구별로 보면 서울지역에 48개 지역에서 40개 지역이 앞서는데. 이것이 내년 총선에서도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는 거죠.

이 : 그렇죠.

오 : 그렇다면 이제 선거전을 되돌아 봤을 때, 많은 박원순 지지자들이 조금 아쉬워했던 부분은 TV 토론이라던지, 그 이후에 메시지를 전해주는 과정에서 다소 좀 추상적인 면이 없지 않았다는 것. '박원순'이라고 하면 지역공동체에서 라든지, 새로운 대안에 대해서 아이디어가 그 동안 풍성했는데. "후반까지 쭉 기다려봤는데 계속 추상적으로, 여러 가지가 발표되기는 하지만 뭐가 핵심인 지 모르겠다", 이런 것도 있지 않았습니까? 그런 면은 어떻게 봐야 되나요. 이분이 백두대간에서 계속 있다가 갑작스럽게 이 선거전에 뛰어 들면서… (웃음)

이 : 그것은 이렇게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분이 국회를 가시거나 행정부에서 일하신 분이 아니거든요. 줄곧 시민단체활동과 변호사 활동만 하셨기 때문에 구체적인 공공 정책을 다루신 분은 아니에요. 말하자면 시민사회 영역에서 이루어지는 환경 운동이라든가, 희망제작소라든가 그런 활동을 했기 때문에 시정이라고 하는 공공정책을 직접 다루신 것은 아니거든요. 그런 데서 오는 경험의 차이가 있죠.

그런데 나경원 후보는 그래도 벌써 시장 경선만 두 번째 치뤄본 것 아닙니까. 그리고 국회 의정활동을 벌써 한 6~7년 했고. 거기는 다 공공 정책을 다루는 거거든요. 그런 차이가 있는데. 다만 박원순 시장이 그런 시민사회운동의 경험을 가지고 방향을 옳게 잡은 거거든요. 새로운 시정의 비전을 옳게 잡았기 때문에, 시장은 그 비전을 가지고 있으면 결국 정책화 시키는 것은 관료들과 전문가들이 하는 거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현재까지의 비전과 정치 철학, 그것을 잘 유지 해가면서 앞으로는 정책화시키는 그런 시정 운영 계획을 세워야 되는 것이죠.

오 : 그러면 이제 박원순 시장이 시장에 당선되면서 박원순 시장에게 우리 시선이 다 가 있지만, 사실 그 동안 서울시장 선거 보면 여러 분들이 그 과정 속에서 어찌 보면 희생을 했다고 봐야 하지 않습니까? 박영선 민주당 의원도 마찬가지고, 민노당의 최규엽 씨도 그렇고. 또, 오랫동안 서울시장을 꿈꿨지만 기회가 없었던 이계안 전 의원도. 어찌 보면 짠 하죠. 그리고 대표적으로 한명숙 전 총리님도 마찬가지이지 않습니까. 엊그저께 무죄가 돼서 많은 사람들이 참 기뻐하고는 있지만.

한명숙 전 총리님도 박원순 시장의 탄생을 보고 참 여러 가지 감회가 있었을 것 같아요.

이 : 그러셨을 거에요.

오 : 총리님도 같이 쭉 생활하셨기 때문에. 어제 무죄 받으셨을 때 어떻게 말씀 전해 들으셨습니까.

이 : 어제 제가 무죄 받는 재판장에 있었는데요, 결국 지나고 나서 보면 2년 동안에 걸친 과정인데. 처음에 한명숙 총리가 시장 후보로 유력시 되니까, 그것을 못 나가게 하려고 한만호 사건을 조작을 한 것 아닙니까? 결국 무죄가 났어요. 아니, 처음에는 곽영욱 사건을 조작을 했다가 또 무죄가 나려고 하니까, 한만호 사건을 느닷없이 조작을 해서 1년 6개월간 재판을 받게끔 만들었거든요. 결국 아무 선거 준비 없이 한명숙 총리가 선거에 임했다가 근소하게 졌죠. 애석하게 2만 6천 표 차이로. 그래서 오세훈 씨가 당선이 됐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오세훈 전 시장이 한명숙 총리가 내세운 무상급식을 거부하는 과정에서 주민투표를 해 가지고 선거가 다시 치뤄졌잖아요. 그래서 박원순 후보가 당선이 됐는데. 2년 만에 돌고 돌아 와 가지고 시장도 빼앗기고, MB 정권의 심판을 받고, 오히려 내년 선거는 아주 나쁜 전망을 받은 거죠. 결국 게도 구럭도 다 빼앗긴 셈입니다.

오 : 무상급식 때문에.

이 : 네. 무상급식은 올해부터 됐고.

그러니까 역사라고 하는 게 결국은 사필귀정으로 가는 거거든요. 시간이 걸리고 어떤 굴곡을 거치느냐 하는 거지. 그래서 어제 한 총리하고 재판 끝나고 나서, 결국 2년 만에 원점으로 돌아오고 또 더 좋은 여건을 만들었으니까, 역시 우리가 싸워오는 과정이 보람된 가치가 있었다고 했죠. 어제 변호사들과 저녁 늦게까지 술 한잔을 했는데, 술을 하면서 그 동안 싸워 온 과정도 회고도 하고, 그 성과도 같이 누리고. 그 로펌이 아주 무죄 만드는 전문 로펌이 된 거죠, 이제. (웃음) 그렇게 기분 좋게 같이 회식을 했습니다.

오 : 한명숙 전 총리는 핸드폰에 저장돼 있죠? 누르면 언제든지 나오시죠?

이 : 네. 연결이 될 겁니다.

오 : 한번 정석정치 독자들을 위해 눌러봐 주시겠어요? 이번에 박원순 시장 되신 것에 대해서 여러 가지 감회가 있으셨을 거고. 또 이제 무죄까지 받으셨는데. 스피커폰으로 하시면.. 아 지금 신호가 가고 있군요. 과연 한명숙 전 총리님이 받으실지, 아니면 바쁜 시간이실지.

한명숙 전 총리 (이하 한) : 여보세요.

이 : 네. 저 이해찬입니다.

한 : 네.

이 : 지금 제가 오마이뉴스에서 <이해찬의 정석정치> 인터뷰를 하고 있는데요. 현장에서 한 총리님 목소리를 듣고자 하는 독자들이 많아서 한번 말씀을 들으려고요.

오 : 이번 서울시장 결과에 대해서 이번에 또 무죄도 받고 그러셨으니까 한 말씀 해주시죠. 어떤 의미를 부여하시는지요.

한 : 아, 서울시장 선거에 대해서요?

오 : 네. 박원순 시장의 탄생.

한 : 서울 시장 선거는 지금 이명박 정권의 여러 가지 실정에 대한 심판의 의미도 있고, 그 다음에 우리 젊은 세대들과 새로운 희망을 원하는 시민들이 결국 박원순 후보를 선택함으로써, 지금까지의 여러 가지 사람을 소외시켰던 정책에서 정말 복지와 사람을 중심으로 하는 그런 정책을 펴달라는 요구이기도 하다고 생각합니다.

지난달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야권단일후보가 승리한 가운데 26일 자정 무렵 서울광장에 수천명의 지지자들이 모여 승리를 축하하고 있다.
 지난달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야권단일후보가 승리한 가운데 26일 자정 무렵 서울광장에 수천명의 지지자들이 모여 승리를 축하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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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 총리님께서도 서울시장에 도전을 하셨었는데요. 이제 박원순 시장이 되셨는데, 박원순 시장이 서울 시정을 잘 하실 것 같습니까, 어떻습니까?

한 : 네. 저는 잘 하실 거라고 확신하고 있고요. 제가 서울 시장 후보였을 때 내 걸었던 공약과 정책의 방향과, 박원순 현 시장이 하고자 하는 정책의 방향은 거의 동일합니다. 그래서 저는 박원순 시장이 서울 시정을 공약대로 잘 한다면 제가 원했던 시정을 박원순 시장을 통해서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겠습니다.

오 : 오마이뉴스 독자들도 어제 뉴스를 통해서 한명숙 전 총리님의 무죄 소식을 접하고, 또 TV를 통해서 보고 많이 기뻐도 하고 그랬는데요. 그 동안 재판 과정을 지켜보면서 조마조마 했던 우리 독자들, 국민들에게 한 말씀 해 주시죠.

한 : 저는 이번 재판을 받으면서 참으로 황당하기도 하고 어이도 없고 너무 억울했습니다. 왜냐하면 이 재판이 발표된 것이 제가 서울 시장에 출마할 때였고, 1차 재판에서 무죄를 받는 바로 전날이었습니다. 여러 가지 정황으로 볼 때, 서울 시장 후보로 뛰는 저에게 족쇄를 채우려는 의도가 짙었다고 봅니다. 그리고 이번 재판은 제가 정말 오랜 기간 동안 재판을 받는 동안, 저하고는 전혀 아무 상관이 없다는 생각을 순간 순간에 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모든 진술에서도 그렇게 얘기하고, 최후 진술에서도 그렇게 얘기 했지만, 이것은 정치 검찰이 정말 정치 탄압의 일환으로 했던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무죄가 나야 되고 그렇게 확신하고 있었습니다만, 하도 이 정권이 여러 가지 면에서 우리들에게 큰 실망을 주는 정권이었기 때문에 무죄가 판결이 나기 전까지는 저도 마음이 아슬아슬했습니다. 그러나 무죄를 받고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에 감사를 드리는 마음이고, 저와 함께 해주신 많은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이 기회를 통해서 정말 깊이 머리 숙여서 감사를 드리고 같이 기뻐해주신 분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오 : 네. 총리님, 무죄 다시 한번 축하 드립니다. 이제 두발 쭉 뻗으시고 쉬셔야 될 것 같은데요. (웃음)

한 : 네. 조금 쉬겠습니다.

이 : 수고하셨습니다.

한 : 감사합니다.

오 : 전화연결 감사합니다. 이해찬 총리님께서 전화 연결까지 해 주셨는데요. 감사합니다.

아까 한명숙 총리님께서도 말씀하셨습니다만, 박원순 시장이 잘 해야 되겠죠. 그런데 만에 하나 시민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이게 내년 총선이라든지 대선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도 있잖습니까?

이 : 그렇죠.

오 : 그렇기 때문에 더 잘 해야 될 거고요. 그래서 이제 인선이 어떻게 되나, 박원순 팀이 어떻게 짜여 지나, 이런 것도 굉장히 중요할텐데요. 오늘 정부부시장이 정해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해찬 총리님도 서울시 정무부시장이셨잖아요.

이 : 네. 제가 초대 정무부시장이었습니다.

오 : 몇 년도였죠?

이 : 95년도였습니다.

오 : 조순 시장 때이군요.

이 : 네.

오 : 그런데 이 정무부시장의 역할은 뭔가요?

이 : 정무부시장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정당과 행정부, 집행부 사이의 교량 역할을 해주는 거죠. 그러니까 시 의회를 담당을 해요. 시 의회에 가서 업무 보고도 하고 소통하는 역할을 하고요. 그 다음에 시민사회단체와 소통하는 역할, 그리고 시정을 공보하는, 알리는 역할을 하고요. 그리고 외교 역할을 합니다. 대외적인 외교 역할. 대개 그런 기능들이 주요 기능이고. 그 다음에 시장의 하명 사항을 수행하는 그런 역할을 하죠.

오 : 네. 그런데 오늘 보도를 보니까 민주당 전 의원 김형주 전 의원이 정무부시장에 임명이 됐는데요. 여러 분이 후보에 오르지 않았겠습니까? 사실 행정부시장은 일찌감치 정해졌는데, 정무부시장을 놓고 박원순 시장이 굉장히 고심을 많이 하신 것 같아요.

이 : 그렇죠.

오 : 그런데 민주당 소속의 김형주 전 의원을 정무부시장에 임명한 것은 어떻게 해석을 해야 될까요?

이 : 우선 오세훈 시장은 시 의회하고 갈등이 너무 깊었지 않습니까. 그런데 박원순 시장은 무소속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민주당이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는 시의회와의 관계를 원활하게 잘 맺어가는 게 중요하죠. 그렇기 때문에 민주당 쪽에서 정치를 한 사람이 시의회하고 여러 가지 교량역할을 하는 데 위치상으로 좋죠. 또 김형주 의원이 이번 선거에서 상황실장을 맡았어요. 그러니까 전체적인 선거의 상황 실장을 맡았기 때문에, 전체적인 팀의 흐름을 잘 리드를 해 나가는 역할을 했죠. 그리고 박영선 의원이 민주당 후보였지 않습니까. 박영선 후보의 대변인을 했기 때문에, 경합을 통해서 박영선 의원이 결과에 승복을 하고 아주 굉장히 열심히 선거 운동을 했어요. 그런 인간관계도 아마 배려가 됐을 것이고.

그리고 저는 개인적으로 잘 아는, 시민주권의 사무총장을 했던 분입니다. 그리고 17대 때 열린우리당 때 국회에서 제가 아주 잘 봤던 사람이기 때문에, 잘 아는 후배 의원인데. 아마 정무부시장으로서는 가장 적임자를 뽑은 것 같아요.

오 : 이해찬 총리님도 개인적으로 적극 추천했겠네요?

이 : 아니오. 저는 추천한 게 아니고, 민주당에서 추천했을 겁니다.

오 : 그렇다면 지금 말씀하셨지만 박영선 캠프의 대변인을 했던 사람이 그 쪽에 가서 선거본부의 상황실장을 하고, 지금 정무부시장에까지 가고. 그리고 민주당 지도부도 총출동 해가지고 박원순 캠프를 지원해주고, 선거본부장을 하고. 이게 상당히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야권 연대가 실질적으로 작동이 됐고 그 후에 인선 과정에서도 그게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요.

이 : 지금까지 연대했던 것 중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연대를 잘 하고 또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낸 거죠. 그래서 이 정신을 살려서 서울시정을 공동정부를 운영해 나가는, 지금 경남의 김두관 지사가 운영하고 있듯이 서울시정을 공동으로 운영해 나가는 좋은 토대를 만들어 내고 책임도 같이 지는 그런 과정을 시작한 겁니다.

오 : 그렇다면 박영선 당시 후보나 혹은 다른 정당 분들이, 이번에는 대의에 함께 해보자는 그런 것도 있었지만, 이런 흐름이 형성된 것은 그 전부터 오랫동안 밑에, 이른바 진보개혁진영의 민심들이 "MB를 심판하기 위해서 이쪽이 하나가 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하는 강한 민심이 형성돼 있지 않았습니까?

이 : 작년 지방선거 때부터 그것을 경험을 했고 또 좋은 성과를 내 봤고. 이번에 서울시장 선거에서 그런 선거를 내야 또 내년 총선 대선에서도 역시 그 연장선상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자각과 인식들이 많이 이뤄진거죠.

오 : 그래서 결국 박원순 시장이 잘 해야 될텐데, 이번에 일요일에 만났잖아요. 혁신과 통합 분들하고 점심 드셨잖아요. 어떤 음식 드셨나요?

이 : 중국 음식. 짜장면 먹었습니다. (웃음)

오 : 이렇게 선거 당선하고 처음으로 만나면 점심값은 누가 내는 겁니까?

이 : 우리가 초청을 했기 때문에 우리가 내야되고, 또 우리가 당선자에게 받아 먹으면 선거법에 걸립니다. 선거 전후 6개월 이내에 물질적 향응을 받으면 선거법 위반이 됩니다. (웃음)

오 : 그렇군요. 6개월 후에 다시 만나야 되겠군요. 비싼 음식점에 좀. (웃음)

이 : (웃음)

오연호 대표와 이해찬 전 총리가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투표 결과를 보며 선거분석을 하고 있다.
 오연호 대표와 이해찬 전 총리가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투표 결과를 보며 선거분석을 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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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 그런데 이해찬 총리께서 정치를 오래 해 오신 분으로써 박원순 시장이 잘 할 것 같습니까? 어떤 점을 봤을 때 잘 할 것 같다, 혹은 우려 되는 부분은 어떤 것입니까?

이 : 굉장히 꼼꼼하고 치밀한 분입니다. 70년대에 사법시험에 합격한다는 것은, 굉장히 학습능력이 좋지 않으면 어려운 시험이지 않습니까? 그런 것을 합격한 사람이기 때문에 굉장히 학습 능력이 좋고. 또 지금까지 살아온 가치나 철학이 아주 좋은 방향으로 설정돼 있는 분이기 때문에 시정 전체를 굉장히 빠른 속도로 파악할 겁니다. 다만 제가 말씀드리는 것은, '시(市)'라고 하는 것은 희망제작소같은 이런 데하고는 규모가 차원이 다르기 때문에 전체 규모를 빨리 어느 정도는 가늠을 할 줄 알아야 된다는 것. 그래가지고 큰 항공모함이 움직이는 것하고 작은 배가 움직이는 것하고 선장의 역할은 전혀 다른 거거든요. 항공모함의 궤도라고 하는 것은 굉장히 크지 않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서울시는 25개 구청에다가 10개의 산하 기관에다가, 또 그 밑에 작은 산하 기관까지 합치면 큰 재벌 그룹 하나를 움직이는 것과 같은 그런 조직이거든요. 그래서 저도 시에 있을 때 보면 그런 게 큰 궤적을 그리면서 서서히 움직이는 그런 함단이라고 봐야 되거든요. 항공모함 단과 같은 그런 규모를 가지고 하고.

또 개인이 할 수 있는 게 아니고 시스템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관료들이 일할 수 있는 환경과 시스템을 만들어 주는. 그리고 또 청와대에서 참여정부 때 쓰던 '이지원'이라고 하는 좋은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그게 모든 정책과 법령이 진행되는 과정을 다 기록하는 이지원 같은 프로그램을 잘 도입하고 그래서, 규모를 가늠하고 시스템을 움직이고, 말하자면 프로그램을 잘 작동시키고. 그 다음에 전결권을 잘 행사해야 되요. 국장이 전결할 것, 부시장이 전결할 것, 일급 관리관이 전결할 것, 과장이 전결할 것, 이것을 잘 정리를 해서 전결 체제를 잘 운영해야지. 그게 안되고 막 위로만 올라오면 가늠을 못하는 거거든요. 그런 것을 깊이 생각을 해서 하는 게 좋겠다고 말씀을 드렸어요. 막 메모하시더라고요. (웃음)

오 : 그런데 그 때 열 몇 명이 같이 식사를 하셨으니까 말씀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을텐데. 다른 날 한번 총리님이 시간을 내셔가지고 박원순 시장에게 과외를 좀 해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 : 차츰차츰 시간이 되면 또 얘기를 해야죠. (웃음)

오 : 네. 그런데 어떻습니까. 박원순 시장이 서울시를 잘 운영하게 될 경우에 이것이 나중에 진보 진영에게 대선에서도 상당히 유리한 국면으로 되지 않겠습니까?

지난달 27일 오전 서울시청으로 첫 출근한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자가 마중나온 직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오전 서울시청으로 첫 출근한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자가 마중나온 직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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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 그렇죠. 이게 한 6개월 하고 나서 총선을 치르지 않습니까? 한 5개월 하고 나서. 그러면 5개월 동안에 시정의 방향이 어디로 가는지, 옛날 시장들이 하던 거하고 어떤 차이가 있는지, 그것이 곧 총선에도 반영이 되고. 진보진영들이 이것을 공동으로 잘 운영한다고 하면 내년 대선에서도 여럿 야권이 단합해서 공동 정부를 구성하게 되지 않습니까? 이 효과는 아주 큰 도움이 되기 때문에 굉장히 소중하죠. 제가 정무부시장 할 때 제일 신경 썼던 게, 그 당시에 야당이 처음으로 행정을 맡아보는데, '맡아보니까 엉망이더라' 이렇게 되면 영원히 야당이 집권을 못하는 악례가 되는 것 아닙니까. 그래서 정말 그 때 밤샘을 해 가면서 시정을 꼼꼼히 챙겼던 적이 있는데. 이번에도 바로 그런 심판대에 오르는 거거든요.

오 : 그렇죠. 자, 여러분께서는 지금 이해찬의 정석정치를 지켜보고 계십니다.

그러면 지금까지 서울시장 선거와 박원순 시장에 대한 얘기를 해봤는데요. 이후 이제 야권은, 서울시장 획득이라는 큰 고지를 점령했기 때문에.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준비하는 데 몰입을 할텐데요. 우선 야권이 어떤 모습으로 단일 대옥 돼야 될까, 여기에 대해서 굉장히 궁금해 하는 것 같습니다. 일단 민주당이라고 하는 큰 형, 큰 집단이 하나가 있는 거고, 그 다음에는 시민사회라는 진영도 있는 거고요. 거기에는 '혁신과 통합'이라는 이름으로 묶여있는 세력도 있고, 거기에 아직 들어오지 않은 세력도 있고. 그런가 하면 참여당, 민노당, 진보신당, 이런 세력도 있고요.

일단 이 얘기를 하시기 전에, 총선에 제대로 임하기 위해서는, 즉 시간표상 최소한 언제까지는 국민들 앞에 단일대오의 통합된 흐름이 형성돼야 한다면 그것은 언제까지 돼야 바람직스럽습니까?

이 : 가장 바람직한 것은 예비 후보 등록이 시작되는 12월 13일, 그 이전에 그런 통합적인 질서가 다 형성돼가지고 예비후보를 등록할 때 당의 인가가 있어야 되는 거거든요. 그거 할 때 예비 후보 등록을 질서 있게 하도록, 할만한 사람이 하도록, 난립하지 않도록 이렇게 할 수 있어야 되기 때문에 12월 초까지 통합당이 탄생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일이죠.

오 : 12월 초?

이 : 네.

오 : 그러면 12월 초가 목표라고 했을 때 지금부터, 지금 11월 초순인데요. 이 한달 동안 핵심적으로, 그러니까 이해찬 총리님은 '혁신과 통합'의 공동대표이기도 하시니까. 이 한달 동안 어떤 스케줄이 진행돼야 된다고 보십니까?

이 : 민주당 전당대회가 12월 12일로 일단 장소 계약이 돼 있거든요. 이번 주 내에 민주당에서 전당대회를 언제 할 건지 결정이 날 겁니다. 그러면 그것에 맞춰서, 다른 당들은 어떻게 할 건지, 통합이 될 거면 민주당 전당 대회 날에는 전체가 하나가 되도록 통합 정당 등록을 만들 수 있어야 되거든요. 그런데 마침 진보진영에서 이번에 12월 13일 날이 노동자의 날인데 그날 아마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통합연대'라고 지난번에 진보신당에서 탈당한 분들, 그리고 진보적 시민회의,  이런 네 그룹이 통합 당을 하는 선언을 할 가능성이 높아졌어요. 여러 가지 지금 돌아가는 것을 보면. 그러면 12월 13일을 보면서 민주당과의 통합을 어떻게 할 거냐, 또 혁신과 통합과의 통합을 어떻게 할 것이냐, 이런 문제가 본격적으로 논의가 돼서 빠르면 12월 12일 민주당 전당대회까지 맞출 수 있으면 그게 제일 바람직한 거고요.

오 : 그렇다면 이제 가능성을 놓고 따져봐야 될 것 같은데요. 민주당과 혁신과 통합, 그리고  일부 시민사회, 이 사이에서 통합을 하는 것이 필요한 것인지, 아니면 민노당과 참여당 이런 데 까지를 함께, 처음에 할 때부터 원샷으로 해야 할 것인지. 이런 부분에 대해서 총리님은 어떻게 돼야 한다고 보십니까.

이 : 저희 혁신과 통합에서는 전체를 원샷으로, 하나로 해야 한다는 입장이죠. 왜 그러냐 하면은 이게 245개의 지구당에서 12월 13일부터 예비 후보로 등록이 돼서 막 활발하게 움직일텐데. 이게 하나의 통합 당이 아니면 각자의 얘기를 하면 서로 부딪히는 지역이 많을 것 아닙니까? 그리고 비례대표는 정당득표율대로 배정을 받는 것이기 때문에, 후보자가 득표 받는 게 아니고 정당득표율로 배정을 받기 때문에 각 정당들이 비례대표를 받으려고 가능한 많이 출마를 시킬 거거든요. 그렇게 되면 모처럼 박원순 시장 후보 당선 시키기 위해서 다 모여서 통합을 해서 선거 운동을 치렀던 이 좋은 분위기가 유지 안될 가능성이 높은 거죠. 그리고 수도권에서는 그렇게 진보 진영이 출마를 하면 10% 이상씩은 다 얻습니다. 그러다가 지금 박원순 시장이 7.2%의 차이로 당선이 됐는데 그것을 넘어서는 득표율이 나와버리면 40개를 이길 수 있는 지역에서 열 개도 못이기는 지역으로 급전할 수도 있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가능한 한 원샷으로 통일을 해서 단일 후보를 내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죠.

오 : 그러니까 어찌 보면, 단순화시켜 보면 서울의 48개 지역 중에 40군데에서 이길 것이냐, 10군데만 이길 것이냐, 극단적으로 얘기 하면 이런 얘기가 돼버리는 거군요.

이 : 그렇죠.

오 : 그런데 지금 사정은 여의치 않아 보이는데, 혁신과 통합의 공동 대표로서 보실 때 그렇게 희망하시는데. 그런데 현실은 만만치 않지 않습니까?

이 : 시간도 부족하고 서로간의 입장도 차이가 크기 때문에 쉬운 일은 아니에요.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에 그렇다고 하더라도 12월 12일까지 못 끝낸다 하더라도, 가능한 빨리 예비 후보 등록 돼서 진도들이 너무 많이 나가기 전에 하나의 당을 만들어 내는 일이 아주 중요한 일이죠.

오 : 그런데 유시민의 라디오에 출연하셨다고.. 어제인가요?

이 : 한 3일 전예요.

오 : 그러면 참여당의 유시민 대표하고 얘기를 나누셨을 텐데. 그럼 참여당과 민노당과의 연합이랄까요, 통합 논의가 되고 있는데. 이것의 흐름이 지금 어떻게 돼가고 있고, 이것은 원샷 통합을 희망하는 총리님 입장에서는 어떻게 받아들이십니까?

이 : 지금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통합연대, 그리고 시민회의, 이 네 개 그룹은 원샷으로 하나의 진보정당을 만드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는 것 같아요.

오 : 그러면 언제쯤 모습을 드러낼까요?

이 : 그 선언은 12월 13일쯤 하고, 당을 만드는 것은 지금 흐름으로 보면 11월 말이나 12월 초에 만들어 질 것 같아요. 그러면 민주당하고 이쪽에 만들어진 진보 정당하고, 그 외에 혁신과 통합이라던가 개인적으로 참여하고자 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 아닙니까. 이렇게를 어떻게 하나로 묶는가, 한 당으로. 그 논의가 이루어져야 되거든요.

오 : 그런데 그 논의는 12월달에 그런 각계의 당들이 모습을 드러낸 이후에 하면 너무 늦지 않겠습니까?

이 : 늦죠. 그렇게 때문에 12월 13일 경에 민노당 중앙위원회에서 이런 통합을 하는 그런 선언을 하게 되면 통합 당이 만들어지는 것 아닙니까? 그런 통합 당으로 가면서 민주당과 혁신과 통합 당과 어떻게 통합을 할 것이냐, 그 논의를 함께 병행해 나갈 수밖에 없게 되겠죠. 그렇기 때문에 시간이 부족하고 입장 차이가 있기 때문에 굉장히 긴밀하게 소통하고 애국적인 결단을 해야 되는 겁니다. 정말로 자기 당파적인 관점만이 아니고 내년 선거라고 하는 중요한… 내년 선거가 우리나라의 그 동안의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나가는 중요한 선거가 아닙니까. 지금까지 87년 이후 25년 간, 현재까지 87년 체제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고 정말로 선진복지 국가로 가는 새로운 체제를 만들어 가는 주체로 누가 가느냐 그걸 선택하는 선거이기 때문에 무지 중요한 선거요.

오 : 그렇다면 지금 총리님 말씀을 들어보더라도 한 한달 밖에 안 남았는데. 우리가 지금 진보개혁진영의 입장에서는 서울시장후보의 승리라는 이 승리감에 취해 있을 게 아니군요. 빨리 극복을 해 가지고 이 짧은 한 달 동안에 뭔가가 이뤄져야 되겠군요.

이 : 그 동안에 내용에 관한 얘기는 많이 비공식적으로도 이뤄졌습니다. 각 진영이 그 내용은 다 알고 있는 내용인데, 그러면 이것을 가지고 어떻게 진영 내에서 논의를 거쳐서 결단을 하느냐, 이제 그 과정 남아 있는 거죠.

오 : 그렇다면 오마이뉴스 독자들에게, 일반 시민들에게, 뭔가 그 동안 하나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란 시민들은, 어떤가요. 그냥 한달 동안 이 분들이 지켜만 봐야 되나요? 아니면 뭘 해야 되나요?

이 : 통합 하라고 막 압력을 넣어야죠. 선언도 하고 각 당의 온라인 매체에다가 글도 써서 올리고. 압력을 넣고 그래야지 국민적 운동이 되는 거지 이게 그냥 정치하는 사람들의 협상만 갖고 되는 일은 아니거든요.

오 : 아, 그 사람들에게만 맡겨서는 안된다.

이 : 네. 시민들의 요구가 있어야 되는 거죠. 그게 굉장히 중요한 거죠.

지난달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안국빌딩에 마련된 야권단일후보 박원순 선거운동본부 사무실에서 열린 선대위 출범식에서 박원순 후보가 상임위원장을 맡은 손학규 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공동선대위원장과 함께 선거운동복을 입고 필승을 다짐하며 축하떡을 자르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남윤인숙 혁신과통합 공동대표, 조승수 전 진보신당 대표, 김혜경 진보신당 비상대책위원장, 한명숙 전 총리, 손학규 대표, 박원순 후보,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 노회찬 진보신당 전 대표, 이수호 민주노동당 최고위원)
 지난달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안국빌딩에 마련된 야권단일후보 박원순 선거운동본부 사무실에서 열린 선대위 출범식에서 박원순 후보가 상임위원장을 맡은 손학규 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공동선대위원장과 함께 선거운동복을 입고 필승을 다짐하며 축하떡을 자르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남윤인숙 혁신과통합 공동대표, 조승수 전 진보신당 대표, 김혜경 진보신당 비상대책위원장, 한명숙 전 총리, 손학규 대표, 박원순 후보,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 노회찬 진보신당 전 대표, 이수호 민주노동당 최고위원)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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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 그러면 박원순 시장의 탄생을 보면서 감격했던 시민들도 지금 감격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군요?

이 : "이제 다 통합해라."

오 : 제2의 시민 운동을 해야 하는 거군요.

이 : 국민 운동을 해야죠.

오 : 시장 선거에서 자신들이 했듯이.

이 : 혁신과 통합이 바로 그런 국민 운동을 하려고 하고 있는 거거든요.

오 : 그러니까 서울시장 선거 앞두고 일주일 동안 트위터가 전보다 훨씬 불티나게 열기가 더 뜨거웠다고 하는데. 진정한 의미의 그런 류의 것들이 지금 표출이 돼야 되는 거군요.

이 : 그렇죠. 왜냐 하면 이게 출마자들 중심으로 하게 되면 서로 자기가 출마를 하려고 하기 때문에 서로 양보를 안 하려고 하게 되는 겁니다.

오 : 그런데 사실은 일반 시민들의 입장에서는 "서울 시장 선거에 관심을 가졌으니까 이제 나른해져 있을 필요도 있다"고, 이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사실 시간이 없네요 지금?

이 : 시간이 없죠. 지금 불과 한 달밖에 안 남은 시기거든요. 그렇게 여러 가지 글도 쓰고 압력도 넣고 그렇게 해서 후보들이 통합된 당 내에서 경선을 하면 되는 거거든요. 통합된 당에서 경선을 하면은 경선에 승복을 해야 됩니다 무소속으로 못 나가요. 그렇기 때문에 단일화가 될 수가 있는 거거든요. 그런데 통합된 당이 안 되면 다른 당이 나갈 때 양보가 안 된다고요. 그렇게 되면 후보가 난립하면 분열이 돼 가지고 어려워지죠.

오 : 그러니까 서울시장 선거 때처럼 일대 일 구도를 총선 때 245개 전 지구당, 지역구에서 그렇게 해야 가장 바람직하다?

이 : 가장 바람직한 거죠.

오 :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자, 그러면 이런 흐름으로 통합 운동을 해야 되는데, 또 이제 독자들이 궁금해 하니까 안 여쭤볼 수 없는데요.

대권 주자로 부각됐던 사람들이 있지 않습니까? 문재인씨는 6개월 전만 해도 이분이 과연 정치를 할까, 그랬는데. 책 나오고 그럴 때만 하더라도. 그런데 서울시장 선거에서 직접유세까지 하고, 부산 동구에서도 하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이해찬 총리 입장에서 보셨을 때도 이것을 새로운 진전으로 보시겠습니까?

이 : 큰 변화죠. 선거 운동을 직접. 노 대통령 선거 때도 참모 역할을 했지 선거 운동을 직접 하지는 않았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직접 부산 동구 구청장 선거라든가, 서울 시장 선거라든가, 여러 가지 전면에 나서서 운동을 했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연설 하는 능력도 굉장히 빨리 발전 하고.  어떻게 보면 전문적인 정치인이 됐다는 느낌을 줄 정도로 됐거든요. 그건 놀라운 변신이죠, 변신.

지난달 18일 서울 강북구 수유역 인근에서 박원순 야권통합 서울시장 후보 지원유세에 나선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박 후보의 손을 잡고 거리로 나서고 있다.
 지난달 18일 서울 강북구 수유역 인근에서 박원순 야권통합 서울시장 후보 지원유세에 나선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박 후보의 손을 잡고 거리로 나서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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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 문재인의 놀라운 변신이다?

이 : 네.

오 : 그런데 총리님도 그렇게 짧은 시간에 이렇게 변하리라고는 좀…

이 : 예상 못했죠.

오 : "문재인의 변신은 이해찬 총리도 예상하지 못했다". 중간 제목이 하나가 나오는데요. (웃음)

그렇다면 이번엔 한명숙 전 총리는 이렇게 두 차례나 무죄를 받았고 상당히 국민들에게 각인이 찍혀졌는데. 그러면 한명숙 총리님도 대권 주자 후보로 오를 수 있는 건가요? 어떻게 보십니까?

이 : 지금까지도 거론이 많이 돼 왔고. 본인은 지금 통합 당을 만들어야 된다, 이게 가장 중시하는 겁니다. 통합 당을 만들어서 정권을 교체해야 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자기는 무슨 일이든지 하겠다. 그리고 실제로 이명박 정부에게도 이 핍박을 받았기 때문에 가장 좋은 복수는 더 좋은 정부를 만들어서 더 좋은 정책을 펴는 것 아닙니까? 그게 본인으로서도 가장 좋은 일이라고 생각 하시겠죠. 그렇기 때문에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자기가 뭐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인가, 이것을 고민 하시는 거죠. 다가오는 전당 대회에서 무엇을 기여할 수 있을 거냐.

오 : 당대표로 이제…

이 : 그런 고민도 해 보시는 거고. 그리고 총선에서 뭘로 기여할 것인 가. 또 대선에서 뭘로 기여할 것인가를 놓고, 이제 마지막 정치 행보 아니겠습니까. 인생에서 마지막 정치 행보이시기 때문에 지금 깊은 여러 가지 성찰을 하고 계시죠.

오 : 어쨌든 재판이라는 족쇄로부터 홀가분해 지셨기 때문에 여러 가지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는 거겠군요. 진보개혁진영으로서는 다양하게 기여할 수 있는 새로운 카드.

이 : 실제로 한 총리는 그 동안 여성 정치인, 여성 각료, 여성 첫 총리, 이런 정도의 사람으로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번 2년에 걸친 두 사건에서 그 어려운 험난한 과정에서 무죄 판결을 받아낸 것 아닙니까? 이 악랄한 검찰의 공작을 뚫고서. 그렇기 때문에 이제는 굉장히 강한 정치인이 됐어요.

오 : 보통 사람에게는 그 정도 당하면 무너질 수도 있죠.

이 : 보통 사람 같으면 벌써 무너졌죠. 이번 재판이 형사 사건상 최고로 광대한 규모였습니다. 변호사가 한 열네 명이 붙으셨고, 한 일년 6개월이 간 재판이거든요. 이렇게 어마어마한 재판을.. 공판을 25번을 했으니까요. 그런 재판을 이겨내면서 내공이 쌓였어요. 내공이 쌓이고 인내심과 깊은 자기 내면의 성찰, 이런 것들이 쌓였기 때문에 제가 보기에 누구보다도 훌륭한 대 정치인이 되실 거거든요. 그 점이 이명박 정부에게 감사드려야 할 사항입니다.

오 : 감사해야 될 게 많군요. (웃음)

이 : 네.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불법정치자금 9억여원 수수 혐의'에 대한 1심 선고에서 무죄를 받은 한명숙 전 총리가 환호하는 지지자들에게 둘러싸여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불법정치자금 9억여원 수수 혐의'에 대한 1심 선고에서 무죄를 받은 한명숙 전 총리가 환호하는 지지자들에게 둘러싸여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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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 그러니까 한명숙 전 총리를 봤을 때 재판 이전의 한명숙과 이후의 한명숙은 확연히 다르다?

이 : 네. 엄청나게 성장을 하셨어요.

오 : 이해찬 총리님이 늘 가까이에서 지켜보는 입장에서 그렇군요.

이 : 네.

오 : 그러면 또 안철수 씨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봐야 될텐데요. 아까 야권 통합이 돼야 된다, 이렇게 말씀하셨는데요. 항간에서는 이제 안철수 씨가 제3 당을 할 것이냐, 아니면 야권 통합과 같이 할 것이냐, 아니면 정치를 아예 접어버릴 것이냐, 이런 여러 가지 갈래에 대해서 설왕설래가있습니다만. 총리님이 생각할 때 가장 바람직한 방향은 어떤 것이라고 보십니까?

우리가 이해찬의 정석정치 첫 시간에 고민상담, 정치에 대한 진로를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서 고민상담을 해줄 수 있다고, 무릎팍 도사처럼 해줄 수 있다고 그랬는데. 안철수 씨가 이 시점에서 어떤 고민을 상담해 온다면 아까 제가 언급한 세 가지 진로 중에 어떤 것을 해야 가장 바람직하고 역사의 흐름에 플러스가 되는 방향이 될 것 같습니까?

이 : 글쎄요. 그분을 제가 개인적으로 직접 만난 적은 없고 인터뷰하신 것을 봤고, 또 이번 서울 시장 선거 과정에서 여러 가지 말씀 하시는 것이라던가 보여주신 태도를 보면서 상당히 원숙하신 분이구나, 그리고 한 자연과학도의 차원이 아니고, 자연과학도이면서 한 사회의 지성으로서 고민을 좀 많이 하시는 분이구나, 그런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그리고 융합대학원이라고 하는 것이 차세대에 굉장히 중요한, 말하자면 실험적인 것이거든요. 지금까지 한 분야의 벽에 갇혀 있어가지고 단편적인 학문을 하다가, 융합대학원은 자연과학과 인문학이 어우러지는 이런 창조적인 활동을 많이 하는 대학원을 맡으셨기 때문에 그 일도 굉장히 중요한 일입니다. 아주 중요한 일이죠. 특히 요즘 21세기 지식기반 사회에서는 아주 중요한 일이죠. 그런 일을 잘 성과 있게 만들어 내시는 것도 아주 중요합니다. 그런데 이제 어떻게 하다 보니까 본인이 원했든 안 했든 박근혜 대세론을 물리칠 수 있는 후보로 지금 평가를 받고 있지 않습니까? 그것도 일시적인 평가가 아니고 지속적으로 여론 조사에서 나오고.

오 : 이 정도면 상당히 지속적인 것으로 봐야 되나요?

이 : 지속적인 것이죠. 일관성이 있죠. 지지 계층에서 일관성이 있고 지속적이고 그렇기 때문에 그냥 일회적인 것이 아니거든요. 이 흐름이 쭉 가다 보면은 거기에 사람들, 국민들의 마음이 모이게 됩니다. 국민들의 마음이 모여야 결국 선거가 되는 건데. 지금 제가 보기엔 그 흐름에 국민들의 마음이 모여요. 적어도 한나라당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거기로 마음이 모이고 있다고요. 안철수 지지자들의 분포도를 보면 다 한나라당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지지 성향과 똑 같은 성향의 사람들이 모이고 있는 거거든요. 그것은 제가 보기에는 본인의 의사와 관계 없이 정치적인 힘이 될 겁니다. 내년도에 갈수록 정치적인 힘이 돼 가지고 그 힘이 출마를 요구하게 될 거에요. 그것에 대해서 안철수 교수께서 어떻게 응할 건지를 제가 판단할 것은 아니죠. 그러나 굉장히 중요한 역사적 요구가 될 겁니다. 우리 사회의 앞으로의 발전을 위한 굉장히 역사적인 요구.

그러니까 좀 특이한 현상이죠. 지금까지는 후보가 국민들에게 호소해서 나를 지지해 달라고 하는 건데, 이거는 국민이 이 후보를 만들어 내는 과정이거든요, 지금. 국민들이 후보를 만들어내는 과정이죠. 그러니까 방향으로 보면 전혀 다른 방향이죠 지금. 그런데 이 방향이 상당히 건전한 방향이죠. 그렇기 때문에 이것에 대해서 안 교수도 굉장히 깊이 성찰할 수밖에 없죠. 그런 국민적, 역사적 요구에 내가 어떻게 부응할 것인가. 내가 학문의 세계에 머물 것인가, 아니면 한 사회의 지성으로서 이 역사적 국민적 요구에 응할 것인가, 이런 깊은 고민들을 안할 수 없겠죠.

오 : 그럼 총리님께 직접 여쭌다면 어떻게..

이 : 저는 요구에 응해야 된다고 생각하죠 당연히. 왜냐하면 안철수 교수가 그 동안 해온 것을 보면 한나라당 세력이 확장돼서는 안 된다고 했잖습니까? 그럼 막는 역할은 이번에 하셨어요. 확장 돼서는 안 된다고 하는 역할. 그것은 말하자면 소극적인 역할이죠. 거기까지는 하셨는데 이 다음은 융합대학원보다도 더 국가적으로 중요한, 민족적으로 국가적으로 더 중요한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 필요한 정치 역량이 필요한 거거든요. 그것을 요구받고 있는 건데. 저는 지금부터도 더욱 사회 문제, 정책 문제, 경제 문제에 대해서 더.. 지금도 굉장히 관심이 많으시더라고요. 더 많이 관심을 가지시고 성찰을 하시고 이런 요구에 부응하는 자세로, 그래야 준비된 대통령 후보가 될 것 아닙니까. 그냥 가만히 있다가 그때 가서 내가 하겠다 안 하겠다가 아니고 지금부터 언제든지 요구에 부응하는 준비를 해야겠다, 그런 마음을 가지시면서 융합대학원을 잘 완성을 시키고. 이제 지금부터 남은 기간 동안 잘 완성을 시키고. 후보로서 나올 마음 가짐을 가지고 준비를 해 나가시면, 그런 자세로 마음 가짐을 가지셔야 된다고 생각을 해요.

지난달 24일 박원순 야권통합 서울시장 후보를 지지하며 안국동 캠프를 방문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박 후보와 손잡고 있다.
 지난달 24일 박원순 야권통합 서울시장 후보를 지지하며 안국동 캠프를 방문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박 후보와 손잡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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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 그런데 아까 말씀하시기로는 12월 초, 중순 경에 통합 정당이 만들어지는 게 필요하다, 이렇게 말씀하셨는데. 그런데 만약 안철수 씨가 정치권에 본격적으로 뜬다면 이 흐름과 무관하지 않을 수 없을텐데요.  안철수씨와 통합 정당의 흐름과는 어떤 관계가 형성돼야 한다고 보십니까.

이 : 아직 저는 거기까지는 아니라고 봅니다. 지금 안철수 교수가 융합대학원 원장이 되신지 얼마 안 됐고 서울대학교하고의 언약이 있을 것 아닙니까, 합의가 있을 것 아닙니까? 그렇기 때문에 바로 지금 현실 정치를 참여하거나, 이것은 아닌 것 같고. 이번에 시장 참여를 안 하신 것도 그런 선상에서 이뤄진 것 같고. 다만 이제 내년 1학기 정도를 끝내면 기본 융합대학원의 설립과 구성, 이런 것까지가 어느 정도 형성이 될 겁니다, 마무리가. 그 다음에 본인이 학교하고 한 약속이 어느 정도 지켜지겠죠. 그리고 나서 아까 말한 그런 국민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자기 결단, 판단 그런 것이 돼도 저는 늦지 않는다고 봐요.

오 : 그러면 그때 만약 안철수 씨가 대통령 후보나 이런 데에 출마를 한다면 그런 통합 정당에서 가거나 앞으로 뽑을 후보들과 원샷으로 경선을 하거나 이렇게 되는 것이…

이 : 그러니까 통합 정당에서 후보 경선이 한 9월이나 가야 이뤄지는 거거든요.

오 : 그러면 일단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다?

이 : 시간적으로 그것은 뭐 서로…

오 : 그런데 근본적으로 의문이 있습니다. 안철수 씨에 대해서 국민의 열망이라든지 새로운 흐름들이 있는 것은 우리가 다 충분히 그 가치에 대한 평가는 있는데. 그런데 과연 현대정치사를 돌아 볼 때, 또 다른 나라의 역사를 볼 때 국민들과 직접 정치적인 스킨십을 거의 하지 않았던, 혹은 1년 또는 2년 미만이었던 이런 사람이 급작스럽게 등장해가지고 그가 후보가 되든 다른 후보를 지지하든 이러한 모습이 과연 바람직할까? 그러니까 노무현 대통령님도 생전에 계실 때 정치인이 되려고 하는 사람들은 정치 현장의 진흙탕 속에서 적어도 5년 내지 10년 정도 오랜 정도 기간을 가지고 신뢰를 검증해 가야 되는 것 아니냐, 이렇게 말씀하셨는데요.

이 : 그런데 그것은요. 물론 정치인으로서의 경력, 그 평가 과정, 그것이 필요하죠. 그런데 지금 우리 사회는 굉장히 객관화가 돼 가지고, 박원순 후보도 정치적인 경험이 전혀 없는 사람 아닙니까? 그런데 시민들이 선택을 하잖아요. 그런 것처럼 그 사람이 살아온 게 아주 베일에 쌓여 있으면 평가의 대상이 못 되죠. 그러나 누구라도 그 사람이 성인으로써 한 2, 30년 활동한 과정을, 그건 다 노출 되는 것 아닙니까. 그 다음에 그 사람이 어느 정도의 역량이 있는 사람인지, 어떤 공인 의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인지, 도덕성을 갖고 있는 사람인지, 이런 것들이 다 검증이 되지 않습니까? 그리고 국가를 경영할만한 그러한 능력이 있는 것인지. 그것이 다 확인이 되기 때문에 꼭 정치 경력만이 이것을 다 하는 것은 아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안철수든 박원순이든 다 국민들이 검증을 합니다. 그냥 무슨 이명박 정부가 싫어서 아무나 찍어 주는 게 아니고. 다 그만한 역량이 있다고 보니까 찍어 주는 거거든요. 그런 것은 정치 경력이 없다고 해서 꼭 검증이 안 되는 것은 아니거든요.

특히 안 교수 같은 경우는 젊은 세대들에게는 이미 검증이 많이 된 사람 아닙니까. 디지털 시대에서 본인이 무상으로 백신을 사용하게 해주고. 그러니까 개인들은 무상으로 쓰게 해 주고 기업들은 사서 쓰게 한 것 아닙니까. 그런, 말하자면 자기가 사회에 어떻게 기여할 것인가에 대한 자기의 철학을 가진 사람 아닙니까? 그런 것들이 젊은 사람들에게 깊은 감동을 준 거죠.

오 : 자, 여러분들은 <이해찬의 정석정치>를 지켜보셨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오늘 세 번째 시간이었는데요. 이제 끝날 시간이 됐는데요. 우리가 끝 부분에 항상 '이해찬의 예측'을 합니다.

그러니까 아까 안철수 교수에 대해서는 역사의 요구에 부응하는 것이 옳다고 말씀하셨는데요. 결국 안철수 씨는 내년에 정치를 할 것이다, 이렇게 예측하시는 건가요?

이 : 아직 모르죠.

오 : (웃음) 좀 조심스러우신 거군요. 그러면 이제 짧게, 그러면 이번에 서울시장 선거를 통해서 박근혜 대세론이 점점 더 무너진다는 것을 확인 했는데. 한나라당 쪽에서 대선 후보로 박근혜가 아닐 가능성도 있습니까?

이 : 그렇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한나라당 내에 후보가 사실 별로 없습니다. 박근혜 의원을 제외하고서는 지금 그나마 오세훈 시장이 후보 감으로 됐었는데 저렇게 돼버렸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지금은 대선을 할 만한 후보감이 잘 안보여요. 그렇기 때문에 박근혜 후보로 한나라당은 간다고 봐야죠.

오 : 네. 총리님 오늘 또 한시간 여 동안 명쾌하게 분석을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 오마이뉴스 독자 여러분 오마이티비(TV) 시청자 여러분 어떻게 보셨습니까. 오늘 말씀을 나누다 보니까 박원순 변호사가 박원순 시장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고, 또 한명숙 전 총리는 그 지긋지긋한 재판의 과정에서 그 족쇄로부터 탈출을 했는데. 아까 총리님 말씀대로 재판 이전의 한명숙과 이후의 한명숙은 다르다, 이렇게 말씀하셨고. 또 문재인 씨를 보니까 전에 <문재인의 운명> 출간하고 북 콘서트도 하고. 그 때에 비해서 서울시장 선거 유세까지 간 문재인의 모습은 또 굉장히 달라져 있다. 또 안철수 씨도 이번 서울시장 선거 판을 통해서 많은 변화가 있었고 앞으로 또 어떤 변화를 할지 주목됩니다.

이렇게 지금 우리가 언급한 사람들이 불과 6개월 전에 비해 굉장히 많은 변화를 보여주고 있는데요. 이런 것들은 아마 우리 시청자 여러분들, 바로 민심이 원하는 역사적 요구에 따라서 새로운 모습으로 변해가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아까 총리님이 말씀하셨다시피 이러한 것들이 이제 최종적으로 내년 대선과 총선 때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11월 한달 간 어떻게 설계도를 잘 짜서 결실을 맺느냐, 그러니까 일대일 구도를 만들 수 있는 야권 통합구도를 어떻게 잘 만드는가, 이게 이제 관건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총리님께서 강조하신 것은, 그러기 위해서는 정치권에만 맡겨 놔서는 안되고 서울시장 선거 때 열심히 하셨던 여러분, 바로 시민 여러분들이 꼭 나서야 한다,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총리님, 이 프로그램이 서서히 인기가 더해가니까 격주로 하지 말고 매주 하라는 요구가 있었습니다만, 조금 더 두고 보죠. (웃음) 그리고 이렇게, 보여주십쇼. <이해찬의 정석 정치> 새 컵을 만들었습니다.

이 : 아주 잘 봤습니다. 집에 가져가도 되죠?

오 : 네. 가져갔다가 또 가져 오시면 됩니다. <이해찬의 정석 정치> 세 번째 시간, 오늘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총리님, 감사합니다.

이 : 고맙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태그:#이해찬, #정석정치, #안철수, #문재인, #한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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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myNews 대표기자 & 대표이사. 2000년 2월22일 오마이뉴스 창간. 1988년 1월 월간 <말>에서 기자활동 시작. 사단법인 꿈틀리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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