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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춘천을 다녀오는 길에 고속도로가 아닌 56번 국도를 탔다. 예전에 택배로 잣을 주문했던 아내가 지나는 길에 직접 잣공장에 들러 햇잣을 원했기 때문이다. 아내는 밥을 지을 때 늘 잣을 함께 넣곤 한다. 밥이 다 된 후 밥솥을 열 때 솔향기가 나고 밥에서도 고소함이 느껴져 좋다고 한다.

잣은 수없이 많은 공정을 거쳐야 비로소 상품으로 탄생된다.
▲ 잘 건조된 홍천잣 잣은 수없이 많은 공정을 거쳐야 비로소 상품으로 탄생된다.
ⓒ 이동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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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홍천군은 전국 잣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잣의 주산지다. 잣이 자라기에 적합한 곳이라서 일제시대부터 잣나무를 식재하였고 1975년 실시된 화전정리 사업 후 대체 임목으로 잣나무를 심어 현재는 1000ha에 이른다고 한다.

잣나무는 신라시대부터 자생했던 토종나무지만 본격적으로 조림을 하게 된 것은 일제시대다. 1935년 일본인 '야림유칠'이 전국을 누비며 잣나무가 생장하기에 가장 적합한 지역을 찾던 중 동남향의 완만한 경사를 이루고 해발 450m 이상으로 잣나무가 좋아하는 고도에다 토양과 바람과 햇빛과 강수량이 최적인 장소로 풍천리 덕밭재 재상너미골(화촌면 풍천리)을 선택해 조림을 시작한 것이 지금에 이르렀다고 한다.

잣에 얽힌 이야기는 신라시대까지 올라가지만 한의학의서인 <본초강목>에는 신라 잣의 효능에 대해 극찬하고 있으며 고려시대에는 인삼과 함께 서역에까지 수출되는 최고의 특산품으로 인정받기도 하였다. 그때 생긴 이름이 '신라송자(新羅松子)'다. 또 <동의보감>에는 잣나무를 베개로 만들어 장수했다는 신침 이야기도 전해진다.

탈잣기에서 잣송이와 분리된 잣을 자연건조 시키고 있다.
▲ 마당에서 건조되고 있는 잣 탈잣기에서 잣송이와 분리된 잣을 자연건조 시키고 있다.
ⓒ 이동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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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은 도로를 지나 느랏재와 가락재 터널을 지나 풍천리 잣공장에 도착했다. 도로변과 닿아있는 잣공장에 들어서니 마당에 잣이 가득 널려 있다. 이곳은 예전 학교였는데 폐교된 후 잣공장으로 바뀌었다.

수매된 잣들을 건조한 후 자동화 시스템을 이용해 피잣을 한다.
▲ 자동 탈각기로 이동하는 잣 수매된 잣들을 건조한 후 자동화 시스템을 이용해 피잣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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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확된 송이잣을 현지에서 직접 수매해 가공공장으로 운반되는데 이곳으로 온 잣송이는 햇볕에 며칠간 건조한 후 '탈잣기'에서 잣송이 껍질을 분리한다. 탈잣기로 탈피작업을 하는 과정을 '피잣'이라 한다.

이곳에서 분리된 잣송이와 잣은 다시 건조한 후 2차 공정에 들어간다.
▲ 잣송이와 잣을 자동 분리하는 기계 이곳에서 분리된 잣송이와 잣은 다시 건조한 후 2차 공정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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쌓인 잣껍데기를 트랙터로 정리하고 있다.
▲ 분리된 잣껍데기가 산더미처럼 쌓였다. 쌓인 잣껍데기를 트랙터로 정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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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화 과정을 거쳐 껍데기와 황잣으로 분리된 잣들은 다시 건조된 후 선별기로 향한다.

선별기에서 크기나 이물질을 분류한다..
▲ 자동 선별기 선별기에서 크기나 이물질을 분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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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별된 잣들이 마지막 두툼한 껍질을 벗는다.
▲ 선별기를 거쳐 다시 탈각되는 잣 선별된 잣들이 마지막 두툼한 껍질을 벗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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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탈각된 잣은 1차 세척 과정을 거친 후 다시 내피 탈피작업을 거친 후 2차 세척과 건조과정을 거친다. 마지막으로 풍채질 단계를 거쳐 불량품과 정상품으로 선별되고 마침내 제품으로 탄생하게 된다.

한 톨의 잣이 생산되기 까지 수많은 과정을 거치는데 이런 정성으로 탄생한 홍천잣은 임금께 진상되기도 했고 2005년과 2007년에 청와대에 납품되었다고 한다.

내피탈각작업과 풍채질을 통해 불량품과 정상품을 선별하고 나면 상품이 완성된다.
▲ 상품으로 태어난 홍천잣 내피탈각작업과 풍채질을 통해 불량품과 정상품을 선별하고 나면 상품이 완성된다.
ⓒ 이동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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잣생산을 하면서 가장 걱정스런 부분은 수입잣, 특히 중국산 잣이 대량 들어 오면서 가격 하락과 더불어 원산지를 속여 파는 일이 많아 피해가 커지는 점이라고 한다. 이에 홍천군에서는 홍천잣의 지리적 표시제 등록을 마치고 홍천을 국내 최대 잣 산업의 중심지로 성장시킬 계획이라고 한다.

마무리 하기 전에 보너스 팁 하나!
잣을 구입할 때 수입잣과 국산잣을 구별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수입산과 국산잣은 맛과 향이 다르고 제품의 질도 차이가 많다고 한다.
▲ 국산과 수입산 잣 구별법 수입산과 국산잣은 맛과 향이 다르고 제품의 질도 차이가 많다고 한다.
ⓒ 이동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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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다음에도 실립니다.



태그:#홍천잣마을, #잣나무, #잣죽, #홍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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