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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 당선자가 27일 새벽 안국동 선거캠프에서 승리를 자축하며 꽃다발을 받아들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자가 27일 새벽 안국동 선거캠프에서 승리를 자축하며 꽃다발을 받아들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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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신 : 27일 오전 2시 50분]
"이명박 정부가 후퇴시킨 민주주의 복원하겠다"

"저는 오늘 여러분에게 선물을 드리고자 합니다. 이 서울광장은 앞으로 시민 여러분의 것입니다."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자는 시민과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선물을 전했다. 바로 시민들이 앉아 있는 서울광장. 차벽으로 둘러싸여 닫혀있던 광장. 시민들의 목소리가 자리 할 수 없었던 공간. 각종 전시와 공연으로만 채워졌던 곳이 시민에게 돌아온 순간이다.

박 당선인은 선거 개표가 중반을 넘어 당선이 거의 확실한 27일 오전 0시 30분 쯤 지지자들과 시민들이 기다리고 있던 서울광장에 나타났다. "박원순! 박원순! 서울시장 박원순!"을 연호하는 시민들 사이를 지나쳐 무대에 오른 박 당선인은 허리 숙여 인사했다. 함께 무대에 오른 야권 지도자들과 손을 잡고 높게 올렸다.

박 당선인 오른쪽에는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가, 왼쪽에는 박영선, 이인영 민주당 최고위원이 자리했다. 이들은 박수를 치며 시민과 함께 "박원순, 박원순"을 연호했다.

박 당선인은 이 자리에서 "야권 정치 지도자들이 한마음으로 함께 이겼다"라며 "서로 다른 차이를 넘어서 이명박 정부, 오세훈 전 시장의 지난 실정을 극복해 새로운 서울을 만들겠다는 하나의 꿈으로 하나가 되었다"고 외쳤다.

그는 "과거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정치, 새로운 서울을 만들고 싶어 출마했다"라며 "과거 성장주의 시대의 토건행정이 아니라 사람중심의 인간 존엄성이 살아있는 그런 새로운 시대를 열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용산참사와 같은 잔혹한 일이 이 땅에서 일어나지 않게, 우리의 고귀한 땅과 주택이 투기의 대상이 아니라, 삶의 휴식을 될 수 있는 고귀한 곳으로 만들겠다"라며 "서울이라고 하는 이 땅에서 굶는 아이들, 어르신들, 가정이 없도록 하겠다"고 선언했다.

박 당선인은 끝으로 "오늘이 마지막이 아니라 시민들과 늘 만나고 이야기를 듣고 함께 할 수 있는 지속적 관계를 만들겠다"고 외쳤다.

박 당선인이 자리를 뜬 이후에도 시민들은 광장 이곳저곳에서 서로 기념사진을 찍고 흥겨운 노래를 부르며 기쁨을 만끽했다. 다음은 박 시장이 시민들 앞에서 처음 밝힌 당선소감 전문이다. 

서울시민 여러분, 지지자 여러분 반갑습니다! 저 야권단일후보, 시민후보 박원순입니다. 여기까지는 그동안 제가 익숙했던 이름이고, 지금은 서울시장 박원순입니다!

제가 이번 선거에 나서면서 꿈꿨던 것이 있습니다. 깨끗한 축제 같은 선거를 통해서 시장이 되겠다는 꿈이었습니다. 그러나 간단하지 않았습니다. 흑색선전과 인신공격이 저를 향했습니다. 하지만 저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결국은 진실이 거짓을 이겼습니다. 우리 모두가 이겼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너무나 행복했습니다. 앞에 계신 야권 정치 지도자들이 한마음으로 함께 이겼습니다. 서로 다른 차이를 넘어서서 이명박 정부, 오세훈 시장의 지난 실정을 우리가 극복하고 새로운 서울을 만들겠다는 꿈으로 하나가 되었습니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를 비롯한 당원 모두가 자기 선거처럼 신발이 닳도록 뛰어주었습니다. 새벽부터 밤늦은 시간까지 서울 곳곳을 누비면서 함께 뛰어주신 손학규 대표님을 존경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박영선 의원님. 한때는 경쟁을 했지만 그 경선의 결과로 우리는 하나가 돼 열심히 싸웠고 함께 이겼습니다.

그리고 저는 국민참여당의 유시민 대표님의 힘이 없었다면 이기지 못했을 것입니다. 유 대표님의 지략과 지혜와 훌륭한 연설이 큰 도움이 됐습니다. 이 자리에 함께하지 못했지만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창조한국당이 함께해 줬습니다.

저희들은 이렇게 하나가 되어서 작은 차이를 극복하고 연대하면 이길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시민 여러분이 바로 이번 승리의 주인공입니다.

제가 가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시민 여러분은 단 3일 만에 선거에 필요한 39억 원의 돈을 마련해주웠습니다. 어떻게 저보고 돈이 없다고 말할 수 있습니까? 시민 여러분이 저의 돈입니다.

제가 조직이 없을 때, 시민 여러분들은 유모차 부대를 끌고 와 주셨습니다. 여러분이 저의 조직입니다. 또 여러 언론들이 저를 공격해 왔습니다. 그럴 때마다 여러분은 스스로 미디어가 되어 저를 지켜주셨습니다. 세상의 가장 강력한 언론, 미디어는 여러분이었습니다.

저는 한 사람의 시장이 되기 위해서 선거에 나서지 않았습니다. 시장 자리에 욕심을 낸 적은 없었습니다. 저는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이 선거에 나섰습니다. 그것은 과거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정치, 새로운 서울을 만들고 싶어서였습니다.

과거 성장주의 시대의 토건행정이 아니라 사람중심의 인간 존엄성이 살아있는 그런 새로운 시대를 열고 싶어 출마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불통 행정이 아니라, 시민 여러분과 소통하고 함께 서울시를 끌어가고 새로운 세상을 열기 위해서였습니다.

저는 서울시민 여러분의 곁으로 다가가서 듣고 공감하고 여러분이 가진 문제를 함께 해결해가는 그런 시장이 되겠습니다. 서울시장의 자리가 자신만의 야망을 실현하는 그런 자리가 아니라, 시민들의 꿈과 희망을 실현하는 그런 자리로 만들겠습니다.

저는 용산참사와 같은 잔혹한 일이 이 땅에서 일어나지 않게 하겠습니다. 우리의 고귀한 땅과 주택을 투기의 대상이 아닌, 삶의 휴식이 될 수 있는 고귀한 곳으로 만들겠습니다. 저는 서울이라고 하는 이 땅에서 굶는 아이들, 어르신들, 가정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헌법에 보장된 인간적 존엄성, 삶의 질과 인간으로 최소의 가치를 서울에서 실현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서울시민 여러분, 저는 이미 약속했습니다. 내일 아침 저는 전철을 타고 마을버스를 타고 이 시청에 출근할 것입니다. 선거철에 잠시 서민 흉내를 내려고 잠깐 지하철을 타보고 재래시장을 가보는 그런 시장이 아니라, 서민들 아픔을 항상 위로하는 시장이 될 것입니다.

물론, 서울시장으로서 1000만 명이 살고 있고 2000만 명이 일하는 서울을 끌어가는데 어려움이 없지 않을 것입니다. 예산이 넉넉하지 않을 것입니다. 반대하는 세력과 여러 가지 장애물이 있을 것입니다. 당선에도 그랬지만 시장직을 수행하는 과정에도 여러분의 지지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계속 지지해 주시겠습니까?

저는 여러분의 그 말씀과 그 약속과 더불어 오늘 선물 하나를 드리고자 합니다. 이 서울광장은 앞으로 시민 여러분의 것입니다. 이 서울광장과 광화문광장은 누구의 허가에 의해서가 아니라 모든 시민이 누구나 나와서 마음껏 주장하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겠습니다. 이 서울 땅에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만발할 수 있는 기초를 만들겠습니다.

저는 물론 여러분의 지지로 당선이 됐지만, 지지하지 않았던 시민들도  존중하고 그분들의 뜻도 함께 공유하겠습니다. 저는 서울시민들이 최초로 존경하고 사랑할 수 있는 시장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무엇보다 시민이 시장인 서울을 만들겠습니다.

혼자 할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야권의 지도자와 시민들과 함께라면 무엇을 못하겠습니까. 시민 여러분들과 함께 저는 지난 4년 동안 이명박 정부가 후퇴시킨 민주주의를 복원하고 창조와 혁신을 뿌리박고 복지가 시민들의 삶을 보듬을 수 있는, 전 세계 어디에서도 우리가 자랑할 수 있는,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되는 그런 서울시를 반드시 만들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오늘이 마지막이 아니라 시민들과 늘 만나 이야기 듣고 함께하는 지속적 관계를 만들겠습니다. 내일 여러분의 서울시청으로 출근합니다. 여러분의 시장입니다.

[2신 : 17일 오전 0시 15분]
김제동 "박원순은 이제부터 적이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야권단일후보가 승리한 가운데 26일 자정 무렵 방송인 김제동씨가 박원순 지지자들이 모여 있는 서울광장을 찾아 무대위에서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야권단일후보가 승리한 가운데 26일 자정 무렵 방송인 김제동씨가 박원순 지지자들이 모여 있는 서울광장을 찾아 무대위에서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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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시장님은 이제부터 저의 적입니다. 권력을 가지면 그 순간부터는 저의 코미디의 대상입니다. 이제부터는 비판의 대상이 됐고, 더 이상 같이 서 있지 않을 것입니다."


박원순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서울광장에 모인 시민 2000여 명 앞에 방송인 김제동씨가 섰다. 김씨는 박 후보에게 축하의 말 대신 "적"이라는 날이 선 말을 먼저 던졌다.

그는 "조금이라도 뽑아 준 시민들에게 대치되는 행보를 하게 되면, 누가 뽑아줬는지 망각하는 경우가 생기면 그걸 깨닫게 해줄 것"이라고 말해 시민들에게 큰 박수를 받았다. 김씨는 이어 "오늘이 기쁜 것은 승패의 문제를 떠나 우리의 뜻을 보여 준 것"이라며 "권력이 시민들에게서 나온다는 것을 보여 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그가 "배고픈 사람에게 밥이 가야 하고, 힘이 없는 사람에게 힘이 가야 한다는 것을 시민들이 보여줬다"라고 말하자 모인 사람들이 큰 환호성으로 응답했다.

잠시 난처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김제동씨가 자신의 트위터에 "투표율 50%가 넘으면 윗옷을 벗겠다"라고 한 게 화근이었다. 시민들은 그에게 "벗어라! 벗어라!"라고 외쳤고 잠시 당황한 김씨는 "투표율 50%를 못 넘었지만 48% 정도 되기 때문에 내일 48% 정도 벗고 인증샷을 올리겠다"고 약속했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야권단일후보가 승리한 가운데 26일 자정 무렵 방송인 김제동씨가 박원순 지지자들이 모여 있는 서울광장을 찾아 무대위에서 시민들에게 큰절로 인사를 하고 있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야권단일후보가 승리한 가운데 26일 자정 무렵 방송인 김제동씨가 박원순 지지자들이 모여 있는 서울광장을 찾아 무대위에서 시민들에게 큰절로 인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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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야권단일후보가 승리한 가운데 26일 오후 지지자들이 모여 있는 서울광장에 도착한 방송인 김제동씨가 김정헌 전 한국문화예술위원장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야권단일후보가 승리한 가운데 26일 오후 지지자들이 모여 있는 서울광장에 도착한 방송인 김제동씨가 김정헌 전 한국문화예술위원장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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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시민들은 오후 8시 투표가 마무리된 직후부터 서울광장에 모여 함께 개표 방송을 보며 자리를 지켰다. 박 후보를 축하하기 위한 꽃다발과 케이크가 시민들 손에 들려져 있었다. 시민들은 '원순씨 서울을 부탁해'라고 적힌 피켓을 흔들며 진행되는 개표방송을 주시했다.

개표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박 후보가 서울의 대부분 지역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자 시민들의 분위기는 더욱 달아올랐다. 특히 나경원 후보가 초반 앞선 것으로 나왔던 영등포구, 중구, 강동구 등이 뒤집힐 때마다 함성은 더욱 커졌다. 그 함성은 선거방송에서 박 후보의 이름 옆에 '당선 확실'이라고 뜨자 절정에 달했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야권단일후보가 승리한 가운데 27일 오전 1시경 박원순 당선자가 수천명의 지지자들이 모여 있는 서울광장을 찾아 연설을 하고 있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야권단일후보가 승리한 가운데 27일 오전 1시경 박원순 당선자가 수천명의 지지자들이 모여 있는 서울광장을 찾아 연설을 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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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야권단일후보가 승리한 가운데 27일 오전 1시경 서울광장에 도착한 박원순 당선자가 수천명의 지지자들앞에서 연설을 하는 가운데 일부 시민들이 당선축하 현수막을 들고 있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야권단일후보가 승리한 가운데 27일 오전 1시경 서울광장에 도착한 박원순 당선자가 수천명의 지지자들앞에서 연설을 하는 가운데 일부 시민들이 당선축하 현수막을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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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야권단일후보가 승리한 가운데 26일 자정 무렵 서울광장에 수천명의 지지자들이 모여 승리를 축하하고 있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야권단일후보가 승리한 가운데 26일 자정 무렵 서울광장에 수천명의 지지자들이 모여 승리를 축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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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다양한 연령대가 섞여 있었지만 20~40대 젊은 층이 주를 이뤘다. 이들은 당선이 확실해진 박 후보에게 축하인사와 함께 다양한 서울의 미래를 부탁했다.

회사원 신승국(33)씨는 "다른 건 다 잘하실 거라 믿고, 시정이 어떻게 돼 가는지 인터넷이나 다양한 매체를 통해서 시민들이 잘 알 수 있는 투명한 정책을 펼치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유태정(41, 자영업)씨는 "박 후보가 SSM에 반대한다는 공약을 보고 지지하게 됐다"라며 "중소 자영업자들이 기 좀 펴고 살 수 있게 지원도 많이 해주시고 대기업들의 횡포도 막아주시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정권(51, 교사)씨는 "경쟁으로만 내모는 서울 교육에 변화가 필요하다"라며 "서울이 행복하려면 학생들이 행복해야 하고 학교가 행복해야 한다. 무상급식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행복해질 수 있는 정책들을 펼쳐 달라"고 부탁했다.

박 후보는 잠시 후 현장을 방문해 시민들과 당선의 기쁨을 나눌 예정이다.

[1신 : 26일 오후 9시 2분]
서울광장 '축제'... "시민이 시장 됐다"

26일 저녁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를 선대위원장단과 함께 보기 위해 안국동 선거캠프에 도착한 박원순 후보를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껴안고 있다. 옆에서 이를 지켜보던 한명숙 전 총리도 모처럼 환하게 웃었다.
 26일 저녁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를 선대위원장단과 함께 보기 위해 안국동 선거캠프에 도착한 박원순 후보를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껴안고 있다. 옆에서 이를 지켜보던 한명숙 전 총리도 모처럼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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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8시 서울광장에서 투표인증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나는 꼼수다'(나꼼수) 멤버들의 사인회를 위해 모여 있던 시민들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구조사 결과 박원순 야권단일후보가 9.2%차이로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를 이기는 것으로 발표되자 환호하고 있다.
 26일 오후 8시 서울광장에서 투표인증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나는 꼼수다'(나꼼수) 멤버들의 사인회를 위해 모여 있던 시민들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구조사 결과 박원순 야권단일후보가 9.2%차이로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를 이기는 것으로 발표되자 환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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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8시 서울광장에서 투표인증 시민들을 대상으로 사인회를 하고 있던 '나는 꼼수다(나꼼수)'의 정봉주 전 의원, 주진우 시사인 기자,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가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구조사 결과 박원순 야권단일후보가 9.2%차이로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를 이기는 것으로 발표되자 어깨동무를 하며 환호하고 있다. 함께 사인회를 하던 시사평론가는 화장실을 가기 위해 잠시 자리를 비웠다.
 26일 오후 8시 서울광장에서 투표인증 시민들을 대상으로 사인회를 하고 있던 '나는 꼼수다(나꼼수)'의 정봉주 전 의원, 주진우 시사인 기자,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가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구조사 결과 박원순 야권단일후보가 9.2%차이로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를 이기는 것으로 발표되자 어깨동무를 하며 환호하고 있다. 함께 사인회를 하던 시사평론가는 화장실을 가기 위해 잠시 자리를 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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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9, 8, 7... 3, 2, 1! 와, 이겼다!"

탄성이 터졌다. 갑자기 눈물을 글썽이는 사람들. 서로 얼싸안는 사람들. 26일 오후 8시,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구조사가 발표 되자 서울광장에 모여든 시민들은 감격에 휩싸였다. 시민들은 "박원순이 이겼다", "시민이 이겼다"라며 환호했다.

지난 8월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끝난 직후 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서울을 되찾자, 광장을 되찾자!"라고 외쳤었다. 오세훈 전 시장의 사퇴로부터 딱 두 달 만에 '시민'이 서울시장이 되는 순간을 앞두고 있다.

방송3사와 YTN 출구조사에서 모두 박원순 후보가 오차 범위를 넘어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민'이 서울시장 됐다"... 서울광장은 축제 분위기

정봉주 전 의원이 출구조사결과 박원순 야권단일후보가 9.2%차이로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를 이기는 것으로 발표되자 테이블위에 올라가 "대한민국 만세! 서울시민 만세!"를 외치며 시민들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정봉주 전 의원이 출구조사결과 박원순 야권단일후보가 9.2%차이로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를 이기는 것으로 발표되자 테이블위에 올라가 "대한민국 만세! 서울시민 만세!"를 외치며 시민들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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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에는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나는 꼼수다> 출연진들이 이미 자리를 잡고 사인회를 열었다. 시민들은 사인을 받기 위한 길게 줄을 섰다. 대부분 20~30대였던 이들은 출구조사 발표와 동시에 환호성을 질렀고, 사인을 하던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도 자리에서 일어나 "서울시민 만세! 대한민국 만세!"를 외쳤다.

사인을 받고 위해 줄을 서 있던 회사원 김가은(27, 회사원)씨는 "투표율이 높지 않은 것 같아서 당선을 기대하지 않았다"라며 "그래도 트위터를 계속 보며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었는데, 잘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는 "박 후보가 당선되면 무엇보다 무상급식 제도가 원활하게 시행될 수 있게 했으면 좋겠다"며 "보여주기식 행정이 아닌 시민들에게 진짜 도움이 되는 행정을 해주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4살 아이와 함께 나온 맞벌이 부부 노웅권(35)씨와 서유미(33)씨도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투표를 했다"며 "지지했던 박 후보가 당선이 확실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이들은 "무엇보다 서울에서 아이 키우는게 힘들다, 맞벌이에 아이 둘을 키우고 있지만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게 없다"라며 "보육에서도 무상급식처럼 보다 보편적인 복지가 실현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서울광장 주변에는 박원순 후보의 무대차량이 설치되고 있으며, 더 많은 시민들이 모여들고 있다. 오후 8시 30분 현재 서울광장에는 500여 명의 시민들이 모여 개표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

한편, 안국동 선거캠프에 머물고 있는 박원순 후보도 잠시 후 현장을 방문해 지지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인터넷 시사라디오 '나는 꼼수다'의 김용민 평론가가 26일 저녁 서울시청광장에서 시민으로부터 선물받은 꼬깔콘을 아이에게 건네주고 함께 손을 잡고 사인회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인터넷 시사라디오 '나는 꼼수다'의 김용민 평론가가 26일 저녁 서울시청광장에서 시민으로부터 선물받은 꼬깔콘을 아이에게 건네주고 함께 손을 잡고 사인회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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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6 보궐선거가 치러진 26일 저녁 서울시청광장에서 투표 인증샷을 찍어온 수많은 시민들이 인터넷 시사라디오 '나는 꼼수다'의 출연진들에게 사인을 받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10.26 보궐선거가 치러진 26일 저녁 서울시청광장에서 투표 인증샷을 찍어온 수많은 시민들이 인터넷 시사라디오 '나는 꼼수다'의 출연진들에게 사인을 받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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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박원순, #서울시장, #서울광장, #무상급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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