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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취재팀 : 취재 / 이승훈 이경태 안홍기 기자, 사진 / 남소연 유성호 기자]
 

[2신 : 26일 오후 11시 34분]
캠프 찾은 나경원, 패배 인정... "성찰하는 계기 삼을 것"
 
"더 낮은 자세로 변화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가 사실상 패배를 인정했다. 나 후보는 개표율이 30%를 넘어선 26일 오후 10시 58분께 서울 프레스센터 9층 선거사무소를 찾아 이번 선거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나 후보는 굳은 표정으로 "(이번 선거 결과를) 정치권이 더 반성하고 변화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겠다"며 "이번 일을 다시 한번 성찰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나 후보는 목이 잠긴 채 인사말을 이어갔고 잠시 울먹하기도 했다. 나 후보는 "그동안 성원과 지지를 보내준 서울시민과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사의를 표했다.
 

당선이 유력한 박원순 야권단일 후보에게는 "새로 당선될 시장이 서울의 먼 미래를 위해 훌륭한 시장이 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나 후보는 짧은 인사말을 끝으로 다시 선거사무소를 나섰다. 떠나기 전 나 후보는 자원봉사자들의 손을 일일히 잡으며 "수고했다"며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안형환 선대위 대변인도 "선거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한나라당은 이번 선거결과를 바탕으로 뼈를 깍는 각오로 쇄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안 대변인은 "선거 과정에서 한나라당과 국정 운영이 변화하기를 바라는 국민들의 마음을 절실히 느낄 수 있었고 기존 정치권에 대한 국민 불신은 넘어설 수 없는 수준이었다"며 "한나라당이 앞장서 국민들의 요구와 사회적 갈등을 그때그때 수렴해 해결할 수 있는 정당 체제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박원순 후보에 대한 쓴소리도 빠지지 않았다. 안 대변인은 "서울시정이 시민단체식, 운동권식의 행정 연습장이 돼서는 결코 안된다"며 "박 후보도 승리에 만족하지 말고 진정 서울시민들을 위한 시정, 미래를 위한 시정을 펼쳐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1신 : 26일 오후 8시 54분]
"서울시장 박원순!"...캠프로 밀려드는 시민들
 

 

[박원순 캠프] '함성' 터져나온 희망캠프..."서울시장 박원순!"


"와아아~ 이겼다. 박원순! 박원순!"

 

26일 저녁 8시 방송3사와 YTN의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박원순 서울시장 야권단일후보의 안국동 희망캠프에서 함성이 터져나왔다. 방송3사의 출구조사만으론 박원순 야권단일후보가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를 9.2%p로 앞섰다. 투표 직전 박 후보 측이 예상했던 4~5%p 차이보다 더 벌어진 것. YTN의 출구조사에서도 박 후보는 나 후보를 앞섰다. 박 후보가 51.9%를 얻어 47.9%를 얻은 나 후보를 4%p 앞섰다.

 

열화와 같은 기쁨이 터져나왔지만 정작 당사자인 박원순 후보는 다소 긴장된 표정을 지우지 못한 채 고개만 끄덕였다. 주변의 야권인사들은 열렬하게 박수를 쳤다. 곁에 앉은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 한명숙 전 국무총리는 박 후보와 악수하며 축하인사를 건넸다. 박 후보는 별다른 소감 없이 캠프를 떠났다. 당선이 확실시 되는 경우 다시 캠프로 돌아와 소감을 밝힐 예정이다.

 

하지만 긴장감은 끝까지 놓지 않은 상황이다. 박선숙 선대본부장은 투표 종료 30분을 남겨놓고 "투표율이 저녁 7시경 42.9% 밖에 되지 않았다"면서 "출구조사에서 범여권 지지자들이 침묵을 택했을 가능성이 높아서 이후 득표율은 더 상승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 본부장은 출구조사 발표 이후 기자들과 만나 "최대치를 5%p차로 이기는 것을 생각했다"며 "그러나 출구조사 결과가 너무 크게 나와 놀랐다"고 말했다. YTN 출구조사에서는 예상했던 4%p 차이로 나왔기 때문에 끝까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안국동 희망캠프는 이날 오후 6시부터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붐비기 시작했다. 박원순 캠프 측이 "일반시민은 시청광장으로"라는 임시팻말을 세우고 안내했지만 밀려드는 시민들을 막아설 수 없었다. 중절모를 쓴 할아버지부터 교복을 입은 여학생, 양복을 입은 직장인 등이 캠프에 마련된 TV 앞에 서서 투표율 중계 방송을 지켜봤다.

 

야권 인사들이 캠프 내로 들어설 때엔 이름을 연호하며 박수를 쳤다. 특히 박 후보가 캠프에 도착했을 땐 "서울시장 박원순"을 외치며 환호했다. 캠프 관계자들은 여러 차례 마이크를 붙잡고 "생중계 관계로 장내가 혼잡하다"며 거듭 장내 정숙을 부탁했다. 자원봉사자들도 긴장감이 배인 얼굴로 투표율 추이를 계속 살폈다.

 

야권 인사들은 오후 7시 45분께 부터 캠프로 총출동했다. 박원순 후보를 중심으로 왼쪽에 손학규 민주당 대표, 한명숙·이해찬 전 국무총리, 박영선 민주당 의원, 문성근 '백만민란' 대표, 이인영 최고위원 등이 앉았다. 오른쪽으론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와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 김혜경 진보신당 비대위원장, 공성경 창조한국당 대표 등이 앉았다. 

 

 

[나경원 캠프] 사실상 패배 인정..."결과 받아들이겠다"

 

"박원순 54.4%, 나경원 45.2%"

 

 

KBS, MBC, SBS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캠프는 망연자실한 표정이다.

 

출구 조사 결과 박 후보가 9.2%p차로 압승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나 후보 캠프는 사실상 패배를 인정하는 분위기다.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9층에 마련된 선거사무소에 나와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 발표를 지켜본 이종구, 박진 공동선거대책위원장, 강승규 후보 비서실장, 안형환, 이두아 대변인 등은 굳은 표정으로 개표 방송을 지켜보다 10분여 만에 자리를 떠났다.

 

조직총괄본부장 김성태 의원은 "출구조사 발표 전 현장에서 올라오는 보고가 좋지 않았었다"며 "최선을 다했다, 서울시민들의 판단을 존중하고 뼈를 깎는 심정으로 겸허하게 결과를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오후 8시 20분 현재 나경원 후보는 선거사무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나 후보는 선거사무소가 있는 광화문 인근에서 개표 방송을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두아 대변인은 "나 후보는 개표 방송을 지켜보다 적절한 시점에 선거사무소를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나라당 당사] 표정 굳은 홍준표 "개표결과 지켜보자"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 나경원 후보가 박원순 후보에 크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자 한나라당사 상황실은 깊은 침묵 속에 빠졌다.

 

홍 대표와 주요 당직자들은 출구조사 발표 8분 전에 당사 상황실에 나왔고, 일부 당직자들이 박수를 쳤지만 이들의 표정은 이미 굳어 있었다.

 

오후 8시 정각에 출구조사 결과가 KBS TV 화면에 뜨자 홍준표 대표는 TV에서 눈을 떼지 못한 채 미동도 하지 않았다. 옆에 앉은 김정권 사무총장은 고개만 끄덕였고 아무런 말도 못했다. 황우여 원내대표, 남경필·김장수 최고위원, 이주영 정책위의장, 김정권 사무총장도 마찬가지였다.

 

조금 뒤 YTN의 출구조사 결과가 '박원순 51.9%, 나경원 47.9%'라고 뜨자 홍 대표는 YTN 화면이 나오는 TV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시선을 집중했다. 서서 지켜보던 당직자들 사이에선 "실제론 저렇게 크게 차이 나진 않을 거다"라는 속삭임도 나왔다.

 

7분 정도 출구조사 발표를 지켜보던 홍 대표는 "방송 3사랑 YTN이랑 (출구조사 결과가) 차이가 난다. 예측조사니까 개표결과를 지켜봅시다"라고 말하고 주요 당직자들과 함께 상황실을 떠났다.


태그:#서울시장, #박원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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