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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수지 위로 줄을 타고 나는 고공 활강. 처음에는 무서웠는데 나중에 자신감을 심어준 훈련이었어요^^
 저수지 위로 줄을 타고 나는 고공 활강. 처음에는 무서웠는데 나중에 자신감을 심어준 훈련이었어요^^
ⓒ 인성수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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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이 되어 처음 가는 수련회를 앞두고 친구들과 나는 기막힌 계획 하나를 세웠다. 그것은 바로 휴대폰을 감추는 계획이었다. 선배 언니들한테 들은 이야기인데, 수련회에 가면 휴대폰을 전부 수거한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휴대폰을 감출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그러다가 기막힌 아이디어를 생각해 냈다. 준비해 간 과자봉지에서 과자를 빼고, 거기에 휴대폰을 숨기는 것이었다. 다른 사람의 눈에 그냥 과자인 것처럼 속이려는 것이었다.

우리의 계획을 엄마와 아빠한테 말씀드렸더니 재미있겠다며 웃으셨다. 심지어 아빠께서는 "꼭 성공하길 빈다"며 격려까지 해주셨다. 나중에 생각하면 그것도 좋은 추억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해주셨다.

과자봉지 안에 휴대폰을 숨길 생각을 하니 가슴이 설렜다. 피식피식 웃음도 나왔다. 한편으로는 긴장이 되고 가슴도 떨렸다. 하지만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휴대폰 없이 3일을 버틴다는 것은 우리에게 크나큰 고통이었기 때문이다.

긴 밤이 지나고 드디어 수련회를 가는 날이 됐다. 지난 2011년 10월 17일 아침, 나는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고 큰 가방 하나를 끌고 모임장소로 나갔다. 벌써 여러 친구들이 나와 있었다. 우리는 들뜬 마음을 주체할 수 없었고, 모두들 상기된 표정으로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처음 타 본 바나나보트. 무서웠지만 생각보다 재미있어요...^&^
 처음 타 본 바나나보트. 무서웠지만 생각보다 재미있어요...^&^
ⓒ 인성수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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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회 장소는 전라북도 완주에 있는 청정인성수련원이었다. 수련원으로 가는 버스에 타자 나의 설렘은 배가됐다. 중학생이 되어 처음 가보는 수련회여서 설레는 마음을 진정시킬 수 없었다. 버스 안에서 우리는 노래도 부르고 게임도 하며 즐거웠다.

머리 한 편에서는 이런저런 생각이 떠올랐다. 지도자 선생님은 어떤 분일까, 훈련 내용은 무엇일까, 2박 3일 동안 친구들과 재미있게 보낼 수 있을까, 무섭지는 않을까 등등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사실 수련회는 힘든 곳이라는 선입견이 있었다. 수련회를 다녀 온 선배나 친구들 경험담도 힘들고 무서운 곳이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 수련회를 처음 가는 나는 솔직히 걱정이 되기도 했다. 내 마음은 설렘 반, 걱정 반이 교차했다.

학교를 출발한 지 2시간 만에 목적지인 수련원에 도착했다. 버스에서 내리는데, 나 자신이 '조대여중 학생'이 아닌 '수련생'이 된 것 같은 느낌이 앞섰다. 뿌듯함도 느껴졌다.

하지만 설렘과 뿌듯함도 잠시. 우리는 입소식 준비를 위해 곧장 강당으로 뛰어갔다. 처음 만난 지도자 선생님의 표정이 굳어 있었다. 무서웠다. 우리는 대답을 할 때 목이 쉬도록 소리를 질러야 했다. 선생님은 우리에게 협박을 일삼았다. 극기 훈련 때 고생을 많이 시키겠다고 했고, 우리는 두려움에 떨어야 했다.

그리고 "수련원에 있는 동안 휴대폰은 쓸 수 없다"며 가지고 있는 휴대폰을 전부 내놓으라고 했다. 나는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휴대폰을 앞으로 가져다 내놓았다. 간밤에 세웠던 '기막힌' 계획은 생각도 나지 않았다. 다른 친구들도 서로 달려가 휴대폰을 꺼내 놓았다. 웃음도 나지 않았다. 그것만이 방법이었고 정답이었으니까.

수련회는 생각보다 힘들지 않았다. 첫째 날은 실내 활동 중심으로 이뤄져 수월했다. 한편으로는 어느 정도 지루함과 따분함도 있었다. 우리가 지루해한다는 걸 선생님들이 아셨을까. 바로 레크리에이션 활동이 이어졌다.

지도자 선생님이 프로그램을 재미있게 진행해 주셨다. 장기자랑도 하고 재미있는 게임도 했다. 친구들의 끼와 재능을 보면서 신이 났다. 기대하지 않았던 아이들이 나와 장기를 선보일 때는 깜짝 놀랐다. 그 친구들의 자신감이 부러웠다.

방으로 돌아와선 친구들과 함께 밤늦게까지 재미있게 놀았다. 무서운 이야기도 많이 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도 많이 했다. 밤늦게까지 놀다 아침에 일어나는 건 고통이었다.

 줄을 잡고 저수지 물 위로 날아가는 고공활강. 처음에 무서웠는데 생각보다 재미있어요...
 줄을 잡고 저수지 물 위로 날아가는 고공활강. 처음에 무서웠는데 생각보다 재미있어요...
ⓒ 인성수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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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몽사몽한 정신으로 아침체조를 하며 우리는 수련회 이틀째를 맞았다. 이 날은 야외활동을 하는 날이었다. 마음을 든든히 했다. 그리고 산 속으로 들어가 고공 활강, 그물 사다리 오르기를 했다.

나는 두려웠다. 평소에도 높은 곳을 싫어하고 무서워하는 나였다. 그래도 친구들한테 그 마음을 보여주기는 싫었다. 속으로 많이 긴장하고 있는데, 나의 순서가 금세 와버렸다. 나는 마음의 준비도 되지 않는 채 고공 활강을 했다. 수심 30m의 저수지 위로 지나간다는 것이 너무 두려워 나도 모르게 눈을 꽉 감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 기분 좋은 바람이 내 볼을 스쳤다. 살짝 눈을 떠보니 내가 날고 있었다. 왠지 스트레스가 날아간 것 같았다. 고소공포증도 사라진 것 같았다.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또 해보고 싶었는데, 기회는 한 번 뿐이었다. 아쉬움이 느껴졌다. 고공활강에서 자신감을 얻은 나는 기를 얻어 더 높은 그물사다리도 단숨에 올라갔다 내려왔다.

수상스포츠 활동으로 오리보트, 모터보트, 바나나보트를 타고 레프팅을 했다. 그러면서 우리 반의 협동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친구들의 색다른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야외활동과 수상활동 탓인지 몸이 많이 피곤했다. 그러나 다른 반 아이들과 함께 친해질 수 있어 좋았다. 별밤축제와 선생님의 수화공연을 끝내자마자 우리는 피곤에 절어 조금만 놀다가 잠에 들었다.

 협동심을 심어주는 레프팅 놀이에요. 우리 반의 협동심은요...^^
 협동심을 심어주는 레프팅 놀이에요. 우리 반의 협동심은요...^^
ⓒ 인성수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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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회 마지막 날이 되자 벌써 섭섭해지기 시작했다. 고작 이틀 동안 묵은 숙소였지만 정도 든 것 같았다. 친구들도 아쉬운지 움직임이 둔했다. 퇴소식을 하는데, 처음에 무서웠던 지도자선생님이 부드러워져 있었다. 그 선생님들이 그리울 것 같았다.

학교로 돌아오는 버스를 타고 수련원 선생님들의 배웅을 받았다. 광주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이제는 수련생이 아닌 조대여중 학생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게 조금은 섭섭했다. 사흘 동안의 수련원 생활이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내 머릿속에서 스쳐 지나갔다.

입소식 때 목청껏 소리친 일, 수화를 배운 일, 레크리에이션 활동, 고공 활강, 모터보트를 타고 소리를 지른 일, 별밤축제 그리고 친구들과 밤늦게까지 얘기하며 지냈던 일 등등. 모든 게 재미있게만 생각됐다. 나와 친구들의 다른 모습을 확인했던 일들도 재미있었다.

나의 보물 1호라 할 수 있는 추억을 만든 수련회였다. 친구, 선생님들과 함께 했던 추억이 오래도록 남을 것 같다. 짧은 기간 동안 부모님과 떨어져서 친구들과 생활한 것도 재미있었다. 부모님이 그리웠던 것도 좋은 경험이었다.

우리 반 친구들이 협동심을 발휘한 것도, 내 자신이 훈련을 받으면서 자신감을 찾게 된 것도 뿌듯했다. 정말 정말 재미있고 보람된 수련 기간이었다.

덧붙이는 글 | 이예슬 기자는 광주 조선대학교여자중학교 1학년 학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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