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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취재팀
- 취재 : 황방열, 이승훈, 선대식 기자
- 사진 : 유성호 기자

[최종신: 21일 오후 8시 26분]

가는 곳마다 '연예인급' 대접... 20대는 카메라 세례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가 21일 저녁 서울 구로구 디큐브시티 앞에서 시민들에게 서울시장 선거의 지지를 호소하며 손을 흔들어 보이자, 시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가 21일 저녁 서울 구로구 디큐브시티 앞에서 시민들에게 서울시장 선거의 지지를 호소하며 손을 흔들어 보이자, 시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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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저녁 서울 구로구 디큐브시티 앞에서 한 대학생이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에게 사진 촬영을 요청하자, 나 후보가 대학생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21일 저녁 서울 구로구 디큐브시티 앞에서 한 대학생이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에게 사진 촬영을 요청하자, 나 후보가 대학생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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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곳마다 '연예인급' 대접이었다. 21일 서울 강서지역 민심 잡기에 나선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를 만난 시민들의 첫 반응은 대부분 "예쁘네", "연예인 같아", "탤런트보다 더 예뻐"였다.

젊은 층이 많이 찾는 신도림동의 복합문화 공간 디큐브시티에서 나 후보는 20대들의 사진 촬영 요청에 몇 걸음마다 멈춰서야 했다. 20대 유권자들은 나 후보가 마이크를 잡고 지지 유세를 하는 동안에도 끊임없이 휴대폰 카메라의 셔터를 눌러댔다.

한 젊은 커플은 나 후보의 미모 때문에 장난 섞인 사랑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오마이뉴스> 취재진 곁에서 나 후보 유세 모습을 촬영 중이던 남자친구가 "나경원한테 반했어"라고 하자 여자친구가 "뭐라고? 다시 말해봐"라며 남자친구를 닦달한 것.

나 후보는 중년 '아줌마' 유권자들에게도 인기가 좋았다. 양천구 목4동 재래시장을 찾은 나 후보를 만난 시장 상인들과 장보러 나온 주부들은 "탤런트보다 더 예쁘다"고 반겼다. 한 주부는 나 후보 곁에 서서 사진을 찍는 친구를 보고 "나는 (외모가) 비교돼서 찍을 엄두가 안난다"고 말하기도했다. 나 후보의 유세를 듣던 한 중년 남성은 "예쁘고 말도 잘한다"며 엄지를 치켜올렸다.

지지자들의 환대 속에 나 후보는 박원순 후보에 대한 공세도 이어갔다.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실렸다. 나 후보는 "제 지지율이 올라가니까 저쪽 후보가 네거티브 폭탄을 투하하고 있다"며 "허위사실을 통한 네거티브를 그냥 둘 수 없어 오늘 법적 대응을 좀 했다"고 말했다. 나 후보는 "(박원순 후보의) 네거티브에는 지나가는 강아지도 웃는다"고 비꼬면서 박 후보에 대한 나 후보쪽의 네거티브는 "사실에 근거한 검증"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나 후보는 보육 문제를 고리로 여성표 공략에도 공을 들였다. 나 후보는 시장 골목 등을 돌며 아이를 데리고 나온 주부를 만날 때마다 아이를 안아주거나 뽀뽀를 했다. 아이 다섯을 모두 데리고 시장에 나온 한 주부에게는 "정말 애국자시다"라며 함께 기념촬영을 했다.

나 후보는 "아이를 둘 키워본 엄마인 제가 여성들의 마음을 더 잘 이해하지 않겠느냐"며 지지를 호소했다.

나 후보의 강행군은 밤까지 계속됐다. 저녁 8시 영등포구 대림1동 우리시장 일대를 돌았고 저녁 9시 넘어서는 종로구로 이동해 광장패션타운 연합회 상인들을 만났다. 나 후보는 이날 점심과 저녁을 김밥과 간단한 먹을 거리로 모두 차 안에서 이동 중에 해결했다.

나 후보는 투표일까지 남은 4일 동안 현장 방문과 함께 TV와 라디오 방송연설, TV 광고 등을 배치해 지지자들을 투표장으로 끌어내는 데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21일 오후 서울 구로구 개봉역 앞에서 수많은 시민들이 모여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의 유세를 경청하고 있다.
 21일 오후 서울 구로구 개봉역 앞에서 수많은 시민들이 모여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의 유세를 경청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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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가 21일 저녁 서울 영등포구 우리시장을 찾아 10.26 서울시장 선거의 지지를 호소하며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가 21일 저녁 서울 영등포구 우리시장을 찾아 10.26 서울시장 선거의 지지를 호소하며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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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신 : 오후 6시 55분]

족욕, 페인트칠 나경원 "땀이 막 나네요"

"좀 더 해야하는 거 아닌가... 아유, 땀이 막 나네요."

오후 4시 20분 서울 양천구 신정2동 신목노인요양센터. 회색 전신 작업복을 입고 막대형태의 페인트칠 도구를 든 나경원 후보는 계단 벽면에 페인트칠을 하기 시작했다. 길쭉한 도구에 비해 계단이 좁아 칠하기 쉽지 않은 탓인지, 나 후보는 "(도구가) 생각보다 무겁다, 각이 안나온다"며 "밑에 까지 쭉 내려야 하는데"라며 안타까워했다.

한 작업자가 "나 후보 화이팅 하는 바람으로(페인트 칠해달라)"고 격려했다. 또 다른 작업자가 작업 도중 엄지를 들어올리며 "토론회!"라고 외치자, 나 후보는 "토론회 괜찮았느냐?"고 반색하기도 했다. 10분간 페인트칠을 한 후, 밖으로 나온 나 후보는 직원들에게 "저 때문에 번거롭지 않으셨나요? 너무 애쓰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가 21일 오후 서울 양천구 신정동 신목노인요양센터를 방문해 페인트칠 봉사를 하고 있다.
 한나라당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가 21일 오후 서울 양천구 신정동 신목노인요양센터를 방문해 페인트칠 봉사를 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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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가 21일 오후 서울 신정동 신목노인요양센터를 방문해 노인들에게 족욕 봉사를 하고 있다.
 한나라당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가 21일 오후 서울 신정동 신목노인요양센터를 방문해 노인들에게 족욕 봉사를 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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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앞서 나 후보는 추재엽 한나라당 양천구청장 후보 등과 15분가량 할머니 족욕 봉사를 했다. 그는 직접 분홍색 앞치마를 걸치고 화장실에서 물동이를 들고 와, 족욕기에 물을 부었다. 나 후보는 할머니의 바지를 걷고 직접 양말을 벗긴 후 발가락 사이를 씻겼다.

나 후보 옆에서 추재엽 후보가 한 할머니에게 "나경원 1번"을 외쳐보라고 시키자, 나 후보는 웃음을 지어보이며 "여기서 선거운동 하지말라"고 했다. 나 후보는 할머니의 발 마사지를 하고 수건으로 물기를 닦고 로션까지 발랐다. 할머니가 나 후보에게 "고맙다"고 하자, 나 후보는 "제가 감사드려요"라고 말했다.

나경원 "박원순 TV토론 않고 도망... 딸리고 꿀리나보다"

나 후보는 이후 서울 양천구와 구로구 일대 시장과 대형 마트를 돌아다니며 선거 유세를 했다. 나 후보는 목4동 재래시장에서 "박원순 후보는 TV토론 하지 않고 도망갔다, 지난주에 4번 했는데 이번주는 한 번밖에 안했다"며 "(박 후보가) 좀 딸리고 꿀리나보다"라고 말했다.

나 후보는 이어 "자질 검증 피하고 후보를 어떻게 믿을 수 있느냐"며 "최근 제가 (지지율이) 올라가고 박 후보는 떨어지니 네거티브 폭탄을 터트렸다, 허위사실에 대해 법적 대응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시민속으로 깊이 들어가기 위해 마티즈를 타고 다닌다"며 "한나라당이 변화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가 21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까치산시장을 찾아 지원유세에 나선 구상찬 의원과 함께 상인들에게 10.26 서울시장 선거의 지지를 호소하며 악수를 하고 있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가 21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까치산시장을 찾아 지원유세에 나선 구상찬 의원과 함께 상인들에게 10.26 서울시장 선거의 지지를 호소하며 악수를 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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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가 21일 오후 서울 강서구 증미역 앞에서 10.26 서울시장 선거의 지지를 호소하며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가 21일 오후 서울 강서구 증미역 앞에서 10.26 서울시장 선거의 지지를 호소하며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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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신 : 21일 오후 4시 17분]


"강서의 딸" 나경원에 "화곡고등학교 화이팅"

"강서의 딸, 나경원이 왔습니다."

구상찬 한나라당 의원(강서갑)의 소개말에 중장년층이 대부분인 청중들 사이에서 큰 환호성이 터졌다. 높이 50cm정도의 간이 연단에 오른 나경원 후보도 "1970년대 강서구 논에서 스케이트를 타기도 했고 이곳에는 아버지가 설립한 학교가 있다"고 인연을 강조했다.

오후 들어 거리 유세에 돌입한 나 후보는 여론조사에서 비교적 약세를 보이고 있는 강서지역 민심 공략에 나섰다. 나 후보는 9호선 증미역 부근 유세를 시작으로 5호선 까치산 역 근처 까치산시장을 연달아 방문해 유권자들의 손을 잡았다.

까치산시장 앞 거리 유세에서는 나 후보의 아버지가 이사장, 나 후보가 이사로 있는 화곡중고등학교가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나 후보가 이들 학교에 대해 감사 배제 청탁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을 반영하듯 청중들 사이에서는 "화곡고등학교 화이팅"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나 후보는 "많은 인재를 배출한 명문학교인 화곡고등학교가 네거티브 공격에 시달리는 것을 보면 아버지께 송구하다"고 말했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가 21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까치산시장을 찾아 시민들에게 10.26 서울시장 선거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가 21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까치산시장을 찾아 시민들에게 10.26 서울시장 선거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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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후보 "투표장으로 나와달라"

유세를 마친 나 후보는 시장을 돌며 상인들을 만났다. "열심히 하겠습니다"라며 손을 잡는 나 후보에게 상인들은 엄지를 들어보이거나 "무조건 1번"이라며 반겼다. 나 후보의 이날 거리유세 메시지의 초점은 투표 참여 독려였다. 나 후보는 "지인들에게 '나 후보가 괜찮더라'고 전화하거나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것은 전혀 선거법 위반이 아니다"라며 "함께 손을 잡고 투표장으로 나와달라"고 호소했다.

나 후보는 시장 방문 도중 자신을 간질 환자라고 소개한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청년으로부터 "간질 환자도 일 할 수 있는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달라"는 부탁을 담은 편지를 직접 받았다. 나 후보는 감사의 뜻을 전하면서 "전화번호를 남겨 달라"고 관심을 나타냈다.

[4신 : 21일 오후 3시 55분]

"우리가 당선시키지 않으면 안된다는 각오로 해야"

한나라당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지체장애인협회 서울시지부 모임에서 사람들과 박수를 치고 있다.
 한나라당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지체장애인협회 서울시지부 모임에서 사람들과 박수를 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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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체장애인협회 서울지부(회장 이규달) 모임에서 "나경원! 나경원!" 연호가 터졌다. 나경원 후보는 오후 1시께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이 단체 모임에 심재철·이정선 한나라당 의원과 함께 참석했다.

행사장에는 '나경원 후보의 당선을 기원합니다'라는 플래카드가 걸렸고, 협회관계자들은  나 후보 지지발언을 했다.

김경록 한국 지체장애인협회 중앙회장은 "이번에 타 후보가 서울시장이 됐을 때는 우리 장애인 복지는 10~20년 뒤진다는 것 여러분이 아실 것"이라며 "지금 여러분이 아시다시피 박빙인데, 우리가 당선시키지 않으면 안 된다는 각오로 여러분이 해주셔야 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또 "정치는 정치하는 분이 해야 하고, 사회운동 하는 분은 사회운동 해줘야 한다. 성직자가 정치해서도 안 되죠, 그렇죠?"라면서 사실상 박원순 후보를 비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선거를 통해 장애계의 뭔가를 보여주자, 당사자가 누구냐, 그 마음을 누가 가장 잘 헤아릴 수 있는지 여러분이 잘 아실 것"이라며 "파이팅"을 외치기도 했다.

"장애인이 당당히 권리 주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

나 후보는 이 자리에서 "제가 이번에 서울시장 나오면서 한 말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약자 기준의 도시를 만들겠다, 약한 편을 먼저 보듬는 시장이 되겠다고 한 것"이라며 "그게 바로 장애인을 기준으로 하면 모든 사람이 편해진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여러분이 뜻을 같이 해주시면 정말 제가 펼치고 싶었던 시정 잘 펼쳐서, 장애인이 떡 받아먹듯 하는 게 아니라 당당히 권리를 주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이규달 회장은 "저는 나경원 세 번만 외치겠다"며 연호를 시작했고, 모임 관계자들과 한나라당 인사들이 따라외쳤다. "파이팅!" 구호도 여러 차례 터졌다. 참석자들은 "어제 (선관위 주최) TV토론회 잘 봤다"며 "(선거는) 끝났어"라며 나 후보를 격려했다.

9월 말 '중증장애인 알몸 목욕논란'으로 곤욕을 겪은 나 후보에게는 힘이 되는 장면이었다.

나 후보 쪽 관계자는 "아무래도 후보 딸이 장애인이고 후보 자신도 관련 활동을 많이 했다는 점에서 이분들의 관심과 기대가 높다"고 말했다.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가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 식당에서 (사)한국불교종단협의회 스님들을 만나 간담회를 갖고 있다.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가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 식당에서 (사)한국불교종단협의회 스님들을 만나 간담회를 갖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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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행사장 밖에서 나 후보가 나가는 모습을 지켜보던 40, 50대 여성 3~4명은 "1억 원짜리 피부구나"라고 말하기도 해 '피부클리닉'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에 앞서 나 후보는 종로구 조계사 옆 한 식당에서 (사)한국불교종단협의회 스님 10여 명을 만났다. 스님들은 나 후보에세 식사를 권했으나 나 후보는 다음 일정을 이유로 사양했다. 이에 스님들은 "큰일 하려면 식사를 잘 해야 한다"고 덕담을 건넸다.

이명박 정부 들어 여권과 불교계의 마찰이 몇 차례 있었던 걸 감안하면 나 후보에게 불교계는 많은 신경을 써야 하는 대상이다.

[3신 : 21일 오후 1시 40분]

보수시민사회 나경원 지지 선언 "자위대 행사 참석했다 돌아선 용기에 신뢰"

서울시장 시민후보로 이석연 변호사를 추대했던 시민사회진영 대표들이 21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 마련된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선거운동본부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나경원 후보 지지를 약속하며 박수를 치고 있다.
 서울시장 시민후보로 이석연 변호사를 추대했던 시민사회진영 대표들이 21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 마련된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선거운동본부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나경원 후보 지지를 약속하며 박수를 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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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는 이날(21일) 세 번째 공식일정은 보수시민사회 인사들의 기자회견 참석이었다. 장소는 나 후보의 선거사무소가 있는 서울 프레스센터 9층. 이석연 변호사를 보수시민 진영의 서울시장 후보로 내세웠던 '8인 회의' 등 보수단체 대표 112명이 나 후보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히는 자리였다.

한때 한나라당을 비판하면서 독자 후보를 내세웠던 보수시민 진영의 지지선언으로 오랫만에 선거사무소는 활기가 넘쳤다.

단체들을 대표해 기자회견문을 발표한 이갑산 한국시민단체네트워크 상임대표는 나 후보에 대해서 "자위대 행사에 참석한 것은 부주의한 행동이었지만 이상한 분위기를 알아차리고 돌아선 용기에 신뢰를 보낸다"고 추켜올렸다.

이 대표는 "나 후보는 8.24 무상급식 주민투표에서 자기 입장을 분명히 한 몇 되지 않은 정치인으로 복지에 대해서도 재정을 고려한 지속가능한 복지를 주장하고 있다"며 "건강한 국가관을 가지고 수도 이전에도 반대하는 등 서울 지키기에 앞장 선 후보"라고 지지를 선언했다.

반면 박 후보에 대해서는 색깔론까지 동원해 맹공격을 가했다. 이 대표는 "박 후보는 정부와 기업 감시를 넘어 종북세력을 옹호하고 2000년 낙천낙선 운동을 주도해 유명해졌다"며 "시민운동을 상업화하고 종북세력과 연대하는 모습을 인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또 박 후보의 아름다운재단 후원금 모금에 대해 상대적 박탈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시민운동을하면서 우리도 대기업으로부터 선의의 후원금을 받고자 했지만 단돈 100만 원도 쉽게 받지 못했다"며 "대기업들은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하려는 우리에게는 선의를 보이지 않고 자유민주주의를 공격하는 사람에게는 천억대 후원금을 줬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후보의 후원금 모금 보도를 접하면서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 없었다"며 "그렇다고 우리도 한손에는 칼을 들고 다른 한쪽으로는 주머니를 내밀 수 없었다"고 말했다.

나 후보는 이들의 지지 선언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나 후보는 "지금까지는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인 것 같았는데 이제는 '8인 위원'들을 비롯해 저와 뜻을 같이 하는 분들이 한자리에 모였다"며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나 후보의 감사 표시에 시민사회 인사들과 지지자들은 '나경원 화이팅'을 외치는 것으로 화답했다. 약 15여 분간의 기자회견을 마친 나 후보는 곧바로 다음 일정을 위해 선거사무소를 나섰다. 30~40분 단위로 쪼갠 빡빡한 일정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2신 : 21일 오전 11시 50분]

나경원 "자영업자 잘 돼야 서울이 잘 돼"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가 2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직능단체연합회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마친 뒤 박원순 야권단일 후보 앞을 지나가고 있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가 2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직능단체연합회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마친 뒤 박원순 야권단일 후보 앞을 지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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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학원연합회, 이용사협회, 부동산협회, 안경사협회, 요식업 협회 등 245개 직능단체가 모인 '직능경제인단체 총연합회'(총회장 문상주)라는 단체가 있다.

이 단체가 21일 오전 11시에 용산 전쟁기념관으로 나경원 후보와 박원순 후보를 초청했다. 지역여론을 좌우하는 자영업자들의 집합체라는 점에서 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긴장된' 자리다.

두 후보는 중앙통로를 사이에 두고 맨 앞줄에 앉았다. 문상주 총회장은 "대기업들이 골목까지 들어오면서 우리가 매우 어렵다"고 지원을 호소하는 환영사를 했다.

박 후보에 앞서 마이크를 잡은 나 후보는 "자영업자가 잘 돼야 서울이 잘 되겠다"고 인사해 박수를 받았다. 이어 "카드수수료 인하문제, 대기업의 진입 문제 등의 해결을 위해 당 최고위원으로서 노력을 했는데 시장이 되면 더 신경쓰겠다"고 말했다.

나 후보는 갈등조정을 시장의 제1 덕목으로 꺼냈다. 그는 "시장에게 제일 중요한 건 갈등조정"이라며 "판사시절 남자판사들은 10건 중 2건 정도 화해조정할 때 저는 7건씩 해서 화해 잘 시키는 판사로 소문이 나 있었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그는 또 "제가 학교예산으로 1조 원 정도를 추가 투입하겠다니까 학원연합회가 긴장한다고 하는데, 학교별로 어디는 수영장까지 있는가 하면 어디는 강당도 없다"며 "이런 점을 시장하겠다는 것"이라고 '안심'시키기도 했다.

"문답도 없이 자기들 할 말만 하고 갈 거면 뭐 하러 불렀나" 비판도

나 후보에 이어 박원순 후보까지 연설을 마치고, 두 후보가 잠깐의 간격을 두고 퇴장했다. 두 후보가 간담회장에 머무른 시간은 15분 정도였다.

이들이 나간 뒤 한 참석자가 마이크를 잡고 불만을 토했다. 60대의 이 참석자가 "1천만 자영업자들의 대표가 와 있는데 질의응답도 없이 겨우 15분 동안 인사만 하고 가는 것이냐"며 "이렇게 자기들 할말만 하고 가는 거면 뭐하러 이렇게들 불렀느냐"고 연합회를 비판하자,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큰 박수가 터지기도 했다.

이날 간담회 행사는 전체 25분간 진행됐다.

[1신 : 21일 오전 10시 35분]

나경원 후보 "이은미까지... 박원순은 골리앗, 나는 다윗"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가 21일 오전 서울 중구 YTN 사옥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방송연설 녹화를 준비하자, 나 후보 선대위 진성호 홍보본부장이 옷맵시를 고쳐주고 있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가 21일 오전 서울 중구 YTN 사옥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방송연설 녹화를 준비하자, 나 후보 선대위 진성호 홍보본부장이 옷맵시를 고쳐주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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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일을 5일 앞둔 21일.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의 공식일정은 오전 9시 40분께 YTN 방송연설 녹화로 시작됐다. 보통 오전 8시 이전 라디오 인터뷰를 하고 집에서 출발하는 다른 날에 비하면 늦어 보인다. 하지만 그렇게 여유롭게 선거를 치를 리 없다.

수행원들에 따르면, 오전 6시 30분에 집에서 나온 나 후보는 두 건의 비공식 일정을 마치고 YTN으로 왔다.

혈투 상대인 박원순 후보는 방송연설을 이미 시작했지만, 나 후보는 이번이 처음이다. 방송연설은 총 5회뿐이어서 전략적으로 적기에 배치하겠다는 게 나 후보 측의 계획이다.

"나도 연예인 부를 수 있지만..."

나 후보는 배석규 YTN 사장을 만난 뒤 18층 녹화장으로 갔다. 나 후보는 "어제 선관위 주최 토론회가 어땠느냐"는 <오마이뉴스> 기자의 질문에 "시간이 아까웠다"며 "정책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하지 못해 아쉬웠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토론회 끝난 뒤 잠을 잘 못 잤다"고 덧붙였다.

나 후보는 선대위 진성호 홍보본부장에게 선거홍보 CF에 대해 물어보면서 "박원순 후보 쪽은 TV광고에 손학규 민주당 대표, 문재인 전 실장과 가수 이은미씨 등 연예인까지 다 나오더라"며 "그런데 우리는 나 혼자다, 저쪽은 골리앗이고 우리는 다윗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도 연예인 부를 수 있지만, 있는 그대로 보여주겠다"라고 덧붙였다.

나 후보는 녹화를 마치고 YTN보도국을 돌면서 인사를 나눈 뒤 떠났다. 나 후보는 오전에 서울시 직능단체 연합회, 중도보수단체 대표단, 대한불교종단협회 중요 종단 상임이사스님들과의 간담회를 하고 오후부터는 강서, 양천, 구로, 영등포 등 서울 서부지역에서 '시민속으로' 들어간다. 마지막 일정은 오후 9시 30분에 종로 예지동에서 광장패션타운 연합회 상인들과 만나는 것이다.

한편, 19일 실시해 이날 발표된 <조선일보>·미디어리서치 여론조사에서 나 후보는 41.4%를 얻어 45.3%를 얻은 박 후보에게 오차범위 내에서 뒤졌다. 그러나 적극투표층에서는 45.7%로 44.5%를 얻은 박 후보를 역시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서울시민 19세 이상 1000명 대상, 집전화와 휴대전화보유자 절반씩 할당해 RDD방식조사로 표본오차 95%신뢰수준에 ±3.1%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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