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호의 한방이 롯데 자이언츠를 사직구장 9연패의 늪에 빠트렸다.

 

이만수 감독대행이 이끄는 SK와이번스는 16일 부산 사직 야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롯데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연장 10회초에 터진 정상호의 솔로 홈런에 힘입어 7-6으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SK는 한국시리즈 진출 확률이 74%에 이르는 1차전 승리를 따내며 기선을 제압했고, 롯데는 경기초반 3-0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뼈 아픈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롯데, 계획대로 김광현은 조기 강판시켰지만...

 

 '가을 사나이' 박정권은 0-3에서 추격의 솔로 홈런을 터트렸다.

'가을 사나이' 박정권은 0-3에서 추격의 솔로 홈런을 터트렸다. ⓒ SK 와이번스

롯데는 SK의 선발 투수 김광현을 맞아 좌타자 손아섭 대신 전준우를 3번에 배치했다. 손아섭은 2번타자로 갔고 작년까지 롯데의 톱타자였던 김주찬이 1번 타순에 들어 왔다. 롯데와 마찬가지로 좌완 장원준을 상대하는 SK도 임훈 대신 안치용을 주전 우익수로 선발 출장시키고 박정권(5번) 대신 주장 이호준을 4번 지명타자로 배치했다.

 

정규리그 마감 후 열흘 휴식으로 경기 감각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는 롯데 강타선에게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롯데는 1회말 선두 타자 김주찬이 좌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때려 선취점을 뽑았다.

 

롯데는 1사 만루의 계속된 기회에서 강민호가 3루 수 앞 병살을 때리며 기회가 무산됐지만, 한 번 불이 붙은 롯데의 강타선은 2회에도 그칠 줄 몰랐다. 롯데는 2회말 조성환의 안타와 문규현의 번트로 만든 2사 2루 기회에서 김주찬과 손아섭의 연속 안타로 2점을 추가했다.

 

하지만 가을의 SK는 역시 무서웠다. 3회까지 장원준의 구위에 눌려 있던 SK 타선은 4회 1사 후 '가을 정권' 박정권의 솔로 홈런과 박진만의 희생 플라이, 정근우의 적시타를 묶어 순식간에 동점을 만들었다. 

 

2회까지 3점을 내줬다가 3회 세 타자를 삼진으로 처리하며 살아나는 듯했던 김광현은 4회 전준우에게 적시타를 허용하며 강판됐다. 반면에 4회 갑작스런 제구력 난조로 동점을 허용했던 장원준은 5회를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하지만 어렵게 채운 장원준의 승리 투수 요건은 두 번째 투수 임경완이 박진만에게 동점타를 맞으면서 날아가고 말았다. 박진만은 포스트 시즌 첫 안타를 천금 같은 동점 적시타로 만들었다.

 

정상호, 사직구장을 침묵으로 빠지게 만든 한 방

 

 연장 10회 결승 홈런을 때린 정상호는 일악 SK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연장 10회 결승 홈런을 때린 정상호는 일악 SK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 SK 와이번스

이제는 불펜 싸움. 롯데는 시즌 9승의 고원준을 6회에 투입하는 강수를 뒀고, 이만수 감독대행 역시 이영욱에 이어 6회 1사 1루 상황에서 박희수를 투입해 전준우와 이대호를 각각 땅볼과 삼진으로 막아 냈다.

 

선발진과 타선의 무게는 롯데가 앞서지만 불펜진과 가을야구 경험은 SK가 압도적이다. SK는 7회초 이호준의 볼넷으로 만든 1사 1루에서 '난세의 영웅' 안치용이 좌측 담장을 크게 넘기는 투런 홈런을 작렬했다.

 

2점의 점수 차이와 SK 불펜의 무게감을 생각하면 사실상 승부가 갈리는 분위기였지만, 롯데는 7회말 공격에서 조성환의 내야 땅볼로 한 점을 추격하고 8회말 이대호의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전 경기에 등판해 4.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던 '여왕벌' 정대현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블론 세이브를 범하며 남은 시리즈에서도 적지 않은 부담을 갖게 됐다.

 

3-0,3-3,4-3,4-4,6-4,6-5,6-6으로 이어지는 엄청난 접전의 승자는 SK였다. SK는 연장 10회초 선두 타자로 나온 정상호가 크리스 부첵으로부터 홈런을 때려 내며 7-6의 리드를 만들었다. 9회에 등판한 SK의 '대표 노예' 정우람은 10회를 퍼펙트로 틀어 막으며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SK는 정근우가 4안타를 몰아치며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했고, 홈런을 친 박정권과 정상호, 김강민도 나란히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다만 박희수와 정대현으로 이어지는 특급 불펜진이 무너졌다는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롯데는 김주찬, 손아섭, 전준우, 홍성흔이 나란히 3안타, 전준우가 멀티 히트를 기록하며 분전했지만 9회말 1사 만루에서 나온 손아섭의 병살타가 치명적이었다.

2011.10.16 18:51 ⓒ 2011 OhmyNews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SK 와이번스 롯데 자이언츠 정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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