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진보정치 맏형' 권영길 의원(창원을)이 진보정당통합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민주노동당이 국민참여당과 통합보다 진보신당을 탈당한 노회찬·심상정·조승수 전 대표, '새로운 통합진보정당 건설 추진위원회'(새통추)와 오는 11월 13일 이전까지 통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1월 13일은 전국노동자대회가 열리는 날이다. 고 전태일 열사가 1970년 11월 13일 분신했던 날과 같다. 권 의원은 "그 이전까지 통합진보정당을 발족시켜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민주노총이 중심을 잡아 주어야 한다"고 제시했다.

민주노동당은 지난 9월 25일 당대회를 열고 국민참여당을 포함하는 '진보통합정당' 안건을 부결시켰다. 당시 권 의원은 '국민참여당 통합'에 반대의견을 개진했고, 이에 국민참여당 통합파로부터 온갖 비난을 받았다. 그래도 권 의원은 민주노동당이 국민참여당보다 진보신당이나 '새통추'와 먼저 통합해야 한다는 생각을 굽히지 않고 있다.

공공노동자학교 강연 ... 일본 사회당이 걸었던 길은?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은 14일 저녁 창원노동회관에서 공공운수노조.연맹 경남지역본부가 마련한 "공공노동자학교"에서 강연했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은 14일 저녁 창원노동회관에서 공공운수노조.연맹 경남지역본부가 마련한 "공공노동자학교"에서 강연했다.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권영길 의원은 14일 저녁 창원노동회관에서 공공운수노조·연맹 경남본부 주최로 열린 '공공노동자학교'에서 강연했다. 이날 강연에는 진보신당 당원이거나 최근 탈당한 조합원들도 참석했다.

권 의원은 하루 전날 제주 강정마을을 찾았다. 일본 사회민주당 소속 핫토리 료이치(服部良一) 중의원과 함께 지난 12일 서울 일본대사관 앞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수요집회'에 참석했다가 강정마을에서 주민들과 1박하고 돌아왔다. 핫토리 의원 일행과 나눈 대화부터 소개했다.

"일본에서 20년 전에 일어났던 현상이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하더라. 20년 전 일본 사회당이 왜 몰랐느냐. 한때 사회당은 자민당과 맞먹는 의석수를 갖고 있었다. 사회당만으로 통합을 못하니까 민주당과 합친 것이다. 세월이 가면서 사회당이 몰락했고, 함께 일본 노동운동도 몰락의 길을 걸었다. 지금 일본 노동운동을 뒷받침 하고 있는 게 우리로 치면 지방자치공무원노조와 교원노조인데, 보수세력과 언론들은 무력화·와해시키려고 집중 공격하고 있다."

권영길 의원은 민주노동당 당대회에서 '국민참여당과 통합'에 반대토론한 뒤 통합파로부터 받았던 비난과 관련한 소감을 피력하기도 했다.

"욕을 많이 들으면 오래 산다고 했는데. 당 홈페이지 게시판이나 트위터에 보면 많은 이야기가 떠돈다고 하더라. 누구는 전화를 해서 '힘내라'고도 하더라. 권영길 특기가 그런 국면에서는 안 보고 안 듣는 것이다. 그 뒤부터 홈페이지에 들어가지 않는다. 저에 대한 공격이 어느 정도인지는 미루어 짐작하고 있다."

국민참여당과 통합에 반대하는 이유?

국민참여당과 먼저 통합하는 것에 반대하는 이유에 대해, 그는 "민주노총을 살리기 위해서다. 노동 없는 진보정치는 있을 수 없다. 진보정치는 노동의 문제를 안고 하는 것이며, 다르게 표현해서 노동자의 정치세력화다"면서 "국민참여당과 먼저 통합하면 진보진영은 박살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도 모든 노동 현장이 찢겨져 있다. 분당 이후 활동가들이 움직이지 않으니까 투쟁이 되지 않는다. 노동 현장을 하나로 뭉쳐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국민참여당과 통합하면 왜 노동현장이 박살나는 지에 대한 이유를 설명했다.

"지금 민주노총은 민주노동당에 배타적 지지를 하고 있다. 국민참여당과 통합하면 배타적 지지가 유지되겠느냐. 지금 조건에서도 민주노동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를 철회하라는 요구를 현장에서 많이 하고 있다. 지난 민주노총 위원장 선거 때 한 동지는 그런 공약을 내걸기도 했다. 국민참여당과 통합을 하면 배타적 지지가 유지 되지 않는다. 배타적 지지가 철회된다면 어떻게 될 것이냐. 민주노총은 거의 와해된다. 민주노동당 지지 노조, 진보신당 지지 노조, 민주당 지지 노조, 심지어 한나라당 지지 노조까지 나오게 된다."

<서울신문> 기자 시절 프랑스 특파원을 지내기도 했던 권영길 의원은 "프랑스는 정당별 노조가 있다. 우리는 지금도 분열돼 있는데, 정당별 노조가 되면 한국노동운동은 정말 사형선고다. 진보정당도 안된다"고 설명했다.

"일부에서 민주노총에 욕을 하고, 차라리 없는 게 낫다는 말까지 한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민주노총이 바로 서려면 진보정당이 통합해야 한다. 프랑스는 정당별 노조이지만, 프랑스를 움직이는 것은 노조다. 왜 그런가 하면 모든 선거에서 결선투표가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과 국회의원, 지방의원까지 1차 투표에서 50% 이상 나오지 않으면 2차 투표를 한다. 1차 투표 이전에는 각자 정책을 갖고 선전하는데, 결선투표에서는 각 정당별 노조들이 공동투쟁한다. 정치적으로는 최종 결합하는 것이다."

권영길 의원은 "국민참여당과 통합하면 또 하나의 진보정당이 탄생하는 것이고, 그렇게 되면 야권연대는 안된다. 선진보통합 후야권연대가 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내년 총선에서 야권 승리를 바라볼 수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법은 있다... '새통추'와 결합하는 것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은 14일 저녁 창원노동회관에서 공공운수노조.연맹 경남지역본부가 마련한 "공공노동자학교"에서 강연했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은 14일 저녁 창원노동회관에서 공공운수노조.연맹 경남지역본부가 마련한 "공공노동자학교"에서 강연했다.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방법은 있다고 했다. 진보신당 당대회와 민주노동당 당대회가 끝났을 때마다 노회찬·심상정·조승수 전 대표와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는 것. 그는 "통합파만이라도 준정치조직을 만들어야 한다. 진보신당 통합파와 '진보의합창', 학계 등이 결합해서 '준정당'처럼 하고 난 뒤에 '새통추'에 들어가고, 그 다음에 민주노동당과 결합하자는 것"이라고 제시했다.

그는 "전국노동자대회가 열리는 11월 13일 이전까지 통합진보정당을 발족시켜야 한다"면서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민주노총이 중심을 잡아야 한다. 현장에서 그렇게 하라고 압력을 가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통합이 된다면 진보정치, 노동운동은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복지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민주노동당부터 증세와 부유세를 주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은 박근혜 의원도 보편적 복지를 내걸고 있다. 무상급식·의료·교육은 민주노동당이 처음에 내건 것이다. 우리가 원조다. 그런데 지금은 박근혜 의원도, 민주당도 원조라 한다. 서울 장충동에 가면 족발집이 많은데 원조가 10곳은 넘는다. 구분이 안된다. 민주노동당은 창당 때부터 내건 것을 구체적으로 실천하지 않았다. '증세'와 '부유세'를 제대로 하려고 했느냐. 민주노동당은 증세를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했어야 했다."

내년 총선에서 진보정당이 원내교섭단체를 하지 않으면 큰 일 난다고 했다. 권 의원은 "'박근혜 대세론'이 무너져야 하는데, 만약에 박근혜 의원이 대통령이 되거나 한나라당이 집권해서 5년을 더 한다고 하면, 진보정치는 발 디딜 틈이 없어진다"고 말했다.

"박근혜 의원이 어느새 복지 심벌처럼... 분통 터져"

그는 "이번에 박근혜 의원은 복지정책을 한나라당이 삼아주면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를 도와줄 것이라고 했다. 박근혜 의원이 어느새 복지의 심벌처럼 돼 있다. 분통 터지고 팔짝 뛸 일이다"고 덧붙였다.

"진보정당이 원내교섭단체가 돼서 맞장을 떠야 한다. 진짜 복지와 가짜 복지를 가려내야 한다. 민주당도 증세와 부유세를 안하겠다고 한다. 지금 우리 경제는 증세나 부유세를 하지 않더라도 5년 정도는 그런대로 복지를 해낼 수 있다고도 하지만, 진보정당이 원내교섭단체가 되어야만 진짜 복지와 가짜 복지를 가려낼 수 있는 것이다."

권영길 의원은 통합진보정당만 해도 원내교섭단체는 반드시 이룰 수 있다고 장담했다. 그는 "노회찬, 심상전 전 의원은 분당만 되지 않았으면 2008년 총선에서 당선됐을 것이다. 이번에도 통합만 되면 당선된다. 이정희 대표도 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인천에서 민주노동당 구청장이 당선됐고, 총선에서는 아무리 못해도 2명은 될 것이다. 경기지역에 야권이 한나라당과 일대일 구도가 되면 민주노동당은 2명 정도는 된다. 그러면 수도권에서 최하 5명은 당선된다"고 내다봤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은 14일 저녁 창원노동회관에서 공공운수노조.연맹 경남지역본부가 마련한 "공공노동자학교"에서 강연했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은 14일 저녁 창원노동회관에서 공공운수노조.연맹 경남지역본부가 마련한 "공공노동자학교"에서 강연했다.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통합진보정당은 원내교섭단체 이룰 수 있다"

이어 그는 "현재 경남 2명이고, 울산 1명이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보수의 상징인 울산 남구에서 민주노동당이 한나라당에 이길 뻔해서 울산이 발칵 뒤집혔다"면서 "한나라당과 야권이 일대일 구도가 되면 거제도 되고, 부산에서 김석준 교수(부산대)도 된다. 부산은 바람이 불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순천을 비롯한 호남에서도 2명은 나올 수 있다. 지역구만 10명이 넘는다. 비례대표도 거의 같은 수가 되고, 그러면 원내교섭단체가 되는 것"이라며 "비정규직법이며 타임오프제의 노동법을 개악했는데 원내교섭단체가 되어 바로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권영길 의원은 "원내교섭단체가 의사일정에 합의해 주어야 국회가 굴러간다. 자유선진당이 창조한국당과 합쳐 원내교섭단체가 됐을 때는 발언권을 행사했지만, 문국현 전 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하면서 원내교섭단체는 무너졌고, 이후부터는 존재도 없다"면서 "진보정당통합을 하면 원내교섭단체를 만들 수 있고, 그것이 민주노총을 살리는 길이며, 진보정치가 제대로 열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태그:#권영길 의원, #민주노동당, #새통추, #통합진보정당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