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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를 짤 때 사용하는 틀
▲ 가마\니틀 가마를 짤 때 사용하는 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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짚은 우리 민족의 삶과 떼려야 뗄 수 없다. 예전에는 행랑채에 묵는 행랑아범이나 하인들이 밤에 등불을 밝히고, 손을 마주 비벼가면서 새끼를 꼬는 모습들을 볼 수가 있었다. 그러다가 새끼를 꼬는 도구를 이용하게 되었고, 1960년대에는 새끼를 꼬는 두발기계까지 나와 농촌의 일손을 거들어 주고는 했다.

이런 짚을 이용한 공예는 이 시대에 새롭게 조명을 받고 있다. '짚공예'라는 이름으로 사람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기도 하는데, 남원시 산동면 부절리를 '짚두레마을' 마을이라고 부른다. '두레'란 공동작업으로 하는 품앗이를 말하는 것으로, 짚공예를 공동으로 작업을 한다는 뜻이다.

두 사람이 서로 호흡을 맞추어 짜는 가마니
▲ 가마니 짜기 두 사람이 서로 호흡을 맞추어 짜는 가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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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은 한 손에 짚을 들고 가마니 틀의 가로대를 힘것 내리치고, 또 한 사람은 갈고리로 만든 대를 이용해 상대방의 손에 들린 짚을 끄집어 안으로 당긴다
▲ 가마니짜기 한 사람은 한 손에 짚을 들고 가마니 틀의 가로대를 힘것 내리치고, 또 한 사람은 갈고리로 만든 대를 이용해 상대방의 손에 들린 짚을 끄집어 안으로 당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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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고리 끝이 걸리게 되어있어 상대방의 손에 있는 짚을 잡아당긴다
▲ 갈고리 갈고리 끝이 걸리게 되어있어 상대방의 손에 있는 짚을 잡아당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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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부제에서 만난 짚두레마을 어르신들

10월 8일과 9일 양일간 남원에서는 흥부제가 열렸다. 이 흥부제에 산동면 부절리의 어르신들이 손수 만든 짚공예 작품들이 선을 보였다. 그리고 한편에서는 짚을 이용해 가마를 짜는 시연도 보여주었다. 사람들은 신기한 듯 걸음을 멈추고 쳐다본다. 가마니 짜기도 그리 쉬운 작업은 아니다.

▲ 가마니짜기 두 사람이 한 조가 되어 가마니를 짜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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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이 가마니를 짤 때는 한 분은 한 손에 짚을 들고, 가로대를 연신 남은 한 손으로 아래로 쳐서 단단하게 만든다. 또 한 분은 대나무 끝이 갈고리처럼 생긴 것을 줄 사이로 집어넣어 가마를 짜는 분의 손에 있는 짚을 걸어 당긴다. 두 사람이 일심동체처럼 움직이지 않으면 제대로 짜이지가 않는다는 것이다.

두 사람이 함께 호흡을 해야만 하는 가마니 짜기. 그것을 보면서 세상 모든 일은 그렇게 상부상조해야 이루어진다는 교훈을 얻는다.

꿩이며 새 돼지 등을 짚으로 만들었다
▲ 짚공예 꿩이며 새 돼지 등을 짚으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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짚신이며 항아리 등이다
▲ 짚신 짚신이며 항아리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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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제품과 화려한 수상내역이 돋보여

짚두레마을에서 생산하는 짚공예품은 50여 가지가 훨씬 웃돈다. 짐승을 형상화한 꿩, 소, 악어, 돼지로부터 동구미, 모자, 소신, 똬리, 벽서리, 두지, 꽃병, 짚신, 야경막, 짚방석, 홀치기망태, 소멍, 맷방석, 삼태기 등 다양한 제품들을 짚으로 만든다. 그런가 하면 한지로 만든 꽃병과 핸드백, 먹통구리, 사모와 짚으로 만든 밥상, 심지어는 솥까지 있다.

닭둥우리와 꽃병 등도 보인다
▲ 짚공예 닭둥우리와 꽃병 등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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짚으로 만든 공예작품인 소
▲ 소 짚으로 만든 공예작품인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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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수상내역을 보면 짚두레마을이 얼마나 많은 곳에서 이름을 떨쳤는지 알 수가 있다. 대상 2회, 전국 1위 한차례와 최우수상 8회, 금, 은, 동상 각 4회, 우수상 12회 등 70회에 가까운 수상내역을 자랑한다. 마을의 어르신들이 작업을 도맡아하는 산동면 부절리. 마을에서는 이런 어르신들의 솜씨를 이어간다고 하니, 다음 세대에도 이 아름다운 공예는 맥을 이을 수 있을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티스토리 '바람이 머무는 곳'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짚공예, #남원, #짚두레마을, #부절리, #흥부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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