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상영된 송일곤 감독의 <오직 그대만>

16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상영된 송일곤 감독의 <오직 그대만> ⓒ 부산국제영화제


"지고지순한 사랑이야기는 가을밤의 정취와 잘 어울렸다. 그러나 통속적인 이야기 전개와 예측 가능한 결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래도 배우들의 연기는 인상적이었다."

6일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첫 공개된 송일곤 감독의 <오직 그대만>에 대한 관객들의 총평이다. 가을 분위기와 너무 잘 맞고 감독이 신경 써서 만든 작품 같다는 말이 많았지만 뻔한 스토리라인은 영화의 한계로 지적된다는 것이 영화를 본 뒤 나타낸 관객들의 평가였다. 

배우들의 연기에 대해서는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소주 커플로 통칭하는 소지섭-한효주의 멜로 연기가 돋보였다는 평이다. "두 남녀의 모습이 아름답고 감동적 영화였다"는 반응이 많았고, 별 다섯 개 기준으로 평점을 매긴다고 할 때 세 개 반에서 네 개를 주겠다는 관객들이 다수를 이뤘다.

일부 관객들은 "다만 이야기 구조가 누구나 예상할 수 있어서인지 새로운 느낌은 없었으며, 이런 점이 개막작의 비중으로서는 조금 약하다 싶다"는 의견도 나타냈다. 전반적으로 여성 관객들이 좋은 평가를 했고, 남성 관객들은 연령대가 높을수록 영화에 대한 만족감을 나타냈다.

"순수한 사랑 담은 아름다운 영화"

 6일 16회 부산국제영화제 기자회견에서 개막작 <오직 그대만>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송일곤 감독

6일 16회 부산국제영화제 기자회견에서 개막작 <오직 그대만>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송일곤 감독 ⓒ 민원기

<오직 그대만>은 한 남자가 한 여자를 위해 끝까지 사랑을 바치고, 한 여자는 끝까지 기다리며 사랑을 지켜내는 멜로 영화다. 전직 복서가 실명 위기에 처한 여자를 만나 온 정성을 다하는 것으로, 요즘 일반적인 세태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모습을 담고 있다.

영화상영이 마치자 여운이 남는 듯 옆에 부인의 손을 꼭 잡은 50대 남편은 "옛 생각이 나서 너무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 영화와 비슷한 어려움이 있었는데 서로를 의지하며 이겨낼 수 있었기에 영화가 너무 좋았다"고 감상을 전했다.

영화를 끝까지 관람한 문정수 전 부산시장은 "100점 만점에 100점을 주고 싶을 만큼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친구들과 함께 영화를 보러온 20대들 역시 "별 다섯 개를 주고 싶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그러나 다른 20대 관객 2명은 별 세 개와 두 개 반을 주고 싶다고 평가했는데, 이유를 묻자 "특별히 새로운 것이 없고 다 예상할 수 있는 스토리라서 그렇다"고 답했다.

또 다른 관객은 "영화속 배경이 그림처럼 아주 멋있게 잘 나온 부분도 내용과 잘 어울렸다, 아주 감성적인 영화였던 것 같다"며 별점 세개 반을 부여했다.

개막작으로서 부족함이 있고 아쉬움이 느껴졌다는 한 30대 이동욱씨는 별점 평가에 대해 4개로 후한 점수를 줬다. 그는 "어떻게 전개되는지 예상이 가능한 영화였지만 배우들이 연기가 너무 좋았다"며, "소지섭과 한효주를 좋아하는 팬이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영화에 대해 "가을의 정취와도 아주 잘 맞는 분위기 있는 영화"라고도 덧붙였다.

개막 전 개막작 시사를 통해 영화를 본 취재기자들의 시각도 비슷했다. 이야기구조가 뻔하다는 것은 일반적인 시각이었고, 그 한계를 작품적 완성도와 배우들의 연기로 극복했다는 시각과 넘어서지 못한 한계가 명확히 보인다는 의견 등이 갈렸다.

영화평론가 임순혜씨는 "스토리라인이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구조이긴 하지만 순수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아름다운 영화라며, 순수한 사랑을 잘 그려내 그 자체로 충분한 의미가 담겨 있고 결말도 마음에 드는 수작" 이라고 평가했다.

"50~60년대식 사랑 이야기는 아직도 유효"

 <오직 그대만>을 연출한 송일곤 감독과 주연배우 한효주 소지섭씨

<오직 그대만>을 연출한 송일곤 감독과 주연배우 한효주 소지섭씨 ⓒ 민원기


"현대라는 시대가 중요한 감정들을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게 만들고 우리가 알고 있던 사랑을 사랑이 아닌 것처럼 생각하게 합니다. 이런 시대에서 가장 보편적이고 단순한 감정의 영화를 만들고 싶었고, 그것이 소중한 가치라고 생각했습니다. 50~60년 대의 사랑 이야기는 아직도 유효합니다."

6일 개막작 기자회견에서 송일곤 감독의 말이었다. 송 감독은 "스토리라인이 단순하고 통속적이지만 주인공들이 진심을 담으면 된다고 생각했다"며 "배우들이 최선을 다해 에너지를 쏟아 부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실에서 일어나기 어려운 스토리.통속적 상투적 이야기 현대로 오면서 반복되고 변질됐다"며, "정통적 멜로를 시대에 맞게 표현하는게 중요해 결말을 구상했다"고 덧붙였다.

주연배우 소지섭씨는 "아직까지 여운이 남아 감정정리 안된다. 영화가 클래식 하지만 따뜻한 영화라 생각한다"고 말했고, 한효주씨는 "보이는데 보이지 않는척 하는게 힘들었다"며 "보는 분들이 시각 장애 연기를 보고 '저거 가짜아냐'라고 할까봐 부담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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