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수목드라마 <보스를 지켜라>에서 노은설 역을 맡았던 배우 최강희가 5일 오후 서울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발랄한 표정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SBS 수목드라마 <보스를 지켜라>에서 노은설 역을 맡았던 배우 최강희가 5일 오후 서울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발랄한 표정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보스를 지켜라>는 배우들에게 그야말로 '농약' 같은 드라마였나 보다.

극 중 인물 노은설을 떠나 보내기 힘들어 손정현 PD에게 "이 드라마 왜 이래요?"라고 물었던 최강희부터 "은설과 함께 했던 장소가 하나하나 기억에 남는다"는 지성까지. 그들은 <보스를 지켜라> 세계의 노은설과 차지헌을 쉬이 떠나보내지 못하고 있었다.

최강희는 "지성이 극 중 노은설에게 프러포즈할 때 실제로 눈물 났다더라"는 소식을 전해 듣고 "지성씨는 3~4일 전부터 이상하게 눈물이 난다 했었고, 쫑파티 때도 울었다"고 폭로했다. 극 중 서나윤 역을 맡은 왕지혜는 지성이 울먹거리면 자동으로 울었다고.

"스태프들이 유별나게 좋으시긴 했지만, 배우들도 좀 격이 없다고 해야 하나. 아무리 착한 사람들끼리도, 내 진심이 그저 얘깃거리 정도가 될 수 있잖아요. 근데 우리 배우들은 서로에게 쏙쏙 들어가는 느낌이 있어서 더 착해진 것 같아요."

 SBS 수목드라마 <보스를 지켜라>에서 노은설 역을 맡았던 배우 최강희가 5일 오후 서울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최강희는 <보스를 지켜라> 종영 후에 카메라 감독으로부터 '노전설!(노은설의 별명) 푹쉬셔!"라는 말과 함께 촬영 때 찍은 지도 몰랐던 사진 한 장을 받고 "반가워서 웃음이 난다"고 트위터에 소개했다. ⓒ 이정민

특히 지성은 감정표현에도 솔직하고 살가워 남편 삼고 싶은 스타일이라고. 최강희는 "나는 한 번도 고맙다는 말 못해봤는데, 지성 씨는 대기실 문을 빠끔히 열고 '나는 강짱을 만나서 고마워' 이런 말을 다 해요"라며 신기해했다. 반면 표현이 서툴고 무뚝뚝한 편인 최강희는 "재중이 목소리가 너무 좋아서 머릿속으로 '네 목소리는 무엇 같아'라고 비유를 생각했는데 입이 안 떨어지더라"라고 회상했다.  

드라마는 또 얼마나 착했나. '악역 없는 드라마'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보스를 지켜라>에는 밉상인 사람이나 뼛속까지 원수지간이 없었다. 심지어 현 남자친구 차지헌의 전 애인인 서나윤과도 친하게 지내는 노은설, 이 엉뚱한 관계는 참으로 동화 같다. 최강희는 이 상황을 두고 "나는 엄청 깔끔해서 상대 여자에게 전화해 '지금은 내가 갑이다' 정리할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당연히 이쪽이 현실적인 게 아닌가.

"그러니까 <보스를 지켜라>는 판타지죠. 작가님이 엄청 착하다는 소문이 자자해요. 가장 많이 하시는 말씀이 '죄송합니다'라고.(웃음) 작가님도 감독님도 '어떻게 하라'고 알려주지 않고 그냥 하래요. 중간에 은설이 캐릭터에 이해 안 가는 게 많아서 작가님에게 전화했더니 '저는 강희 씨가 뭘 해도 안 미워 보여서 너무 편하게 쓰고 있어요'하시더라고요. 감독님도 다시 찍자고 하면 '뭘 해도 안 미워, 예뻐!'하시는데 그때 진짜 외로웠어요. 책임감으로 많이 다가왔죠."

뭘 해도 안 미워 보이는 캐릭터는 쉽게 만들어질 리 없지만, 너무 착하기만 해 와서인지 최강희는 지금까지와는 조금 다른 연기에 대한 호기심도 보였다. 딱히 하고 싶은 역할을 정한 게 아니라, 해보지 않았던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을 뿐이라고.

"이제 로맨틱 코미디는 그렇게 막 하고 싶지 않아요. 멜로는 한 번도 들어오지 않는 게 신기하네요. 악역에도 특별한 욕심은 없지만 쉽게 해낼 수 있을 것 같아요. 워낙 착한 이미지라 그걸 무너뜨리기는 쉽잖아요. 전형적인 팜므파탈은 하기 싫고, 퇴폐적인 이미지는 하고 싶네요. 사이코패스도 안 해봤으니까 관심 있는데, 기자님들이 잘 어울릴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웃음) 왠지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넌 것 같아서 약간 무섭지만 관심 있어요."

최강희 보스를 지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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