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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부고용노동지청 앞에서 청년유니온 조합원들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청년유니온 기자회견 서울서부고용노동지청 앞에서 청년유니온 조합원들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노동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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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액도 얼마 안 될 것 같고 안 줄 거라 예상하고 포기하려 했는데 친구가 문의라도 해보라 해서 찾아가게 됐어요."

이미령(가명·23)씨는 커피전문점들이 아르바이트생들에게 주휴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보도를 접한 후 청년유니온의 문을 두드렸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하루 5시간을 일하며 한 달 50만 원을 받았던 그가 작년 10월부터 올 4월까지 6개월 동안 받지 못한 주휴수당과 연차수당은 77만5150원. "금액이 너무 커서 놀랐다"는 그가 청년유니온의 기자회견에 함께 있었다.

5일 오전 11시. 이씨를 포함한 8명의 아르바이트생과 청년유니온은 서울서부고용노동지청 앞에서 (주)커피빈 박상배 대표이사를 주휴수당 및 연차수당 미지급 임금체불건으로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 9월 청년유니온이 주요 커피전문점 7개 업체의 주휴수당 미지급 내역을 조사하고 발표한 후 많은 청년노동자들이 노동 상담을 받아왔다. 청년유니온은 실태조사 발표 후 7개 커피전문점 업체에 질의서 및 시정요구를 했다. 그 과정에 각종 수당 및 임금체불을 인정하고 지급한 업체도 있지만 아직까지도 문제해결에 뒷짐을 지고 있는 곳들도 있다.

커피빈 코리아 홈페이지
 커피빈 코리아 홈페이지
ⓒ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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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빈의 경우 청년유니온의 질의서에 "우리 업체는 위반 사항이 없다"고 답변을 했다. 그러나 사실과 달리 아르바이트생 8명에게 총 3백만 원의 임금체불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조금득 청년유니온 사무국장은 "커피빈의 경우 가맹점 없이 100% 직영매장이기 때문에 모든 것이 본사의 책임이고, 스타벅스 역시 처음에는 위반사항이 없다며 발뺌을 했지만 고용노동부가 조사 후 시정조치를 할 수밖에 없었다"며 커피빈에 빠른 문제해결을 촉구했다.

관련 담당인 노무법인 율현의 이훈 노무사는 "이들 8명의 미지급 주휴수당 241만7968원과 미지급 연차수당 58만2328원을 합해 300만296원의 임금체불이 있었다"며 "이를 통해 봤을 때, 전 매장을 직영으로 관리하는 커피빈의 경우 1000여 명의 노동자에 대해 4~5억 원의 임금체불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지급 임금 들어온 동료에게 고맙다는 얘기 들어

한편, 지난 9월 카페베네에서 임금체불을 밝힌 김민수(20)씨 역시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매장 직원과 다툼은 없었냐는 질문에 김씨는 "직원들은 '이런 게 있었냐? 몰랐다' '지급 되도록 노력하겠다' '고생이 많다'고 얘기해주는 좋은 분들이었는데 본사와 아르바이트생 사이에서 갈등하고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며 안타깝기도 했었다"며 지난 소회를 풀어냈다.

대부분의 직원들은 아르바이트생들에 대해 처우개선이나 임금지급에 대해 호의적인데 반해 본사방침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같이 일하던 동료가 '통장에 50만 원이 들어왔다, 고맙다. 밥 한번 사겠다'는 등의 얘기를 할 때면 흡족했다"면서 "앞으로 청년노동자들의 정당한 권리가 하루 빨리 찾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청년유니온 김영경 위원장은 "공정무역커피는 강조하면서 청년노동자들의 노동권은 무시하는 커피빈측의 태도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임금체불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형사고발조치를 강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청년유니온은 임금체불 당사자들과 주휴수당과 노동법에 대한 얘기를 나누며 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향후 청년들이 자주 모이는 거리에서 캠페인을 벌이며 주휴수당 상담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커피빈 홍보팀 직원은 "8명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고, 9월에 고발된 사안에 대해서는 고용노동부 시정 지시에 따라 10월 중으로 주휴수당을 받지못한 직원들에게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태그:#청년유니온, #임금체불, #커피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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