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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하늘에 오징어가 걸려있다.
 파란 하늘에 오징어가 걸려있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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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쫄깃쫄깃하고 맛도 좋은 반 건조오징어 사세요. 술안주에도 좋고 장시간 배를 타는 지루한 여행에도 딱이에요. 그동안 스트레스 받았던 모든 것들을 생각하면서 씹으면 최고죠. 아마도 모든 근심걱정을 한방에 날려 보낼 수 있을 겁니다. 심심풀이에도 그만이랍니다. 3000원짜리 4마리 만 원에 드릴게요. 떨어진 다리도 덤으로 드린다니까요."

3시간 배를 타고 울릉도 도동항에 도착, 배에서 내리자마자 보이는 풍경은 오징어가 많이 나는 고장답게 여기저기서 오징어를 건조시키는 모습들이다. 찰싹 달라붙는 상인의 구수한 말솜씨가 바삐 가던 길을 붙잡는다. 그냥 지나치려 하자 이제는 애교까지 섞인 말투로 사정하는 상인의 말에 평소 오징어를 좋아하던 나는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 울릉도 하면 오징언데 콜콜하면서도 씹는 맛이 구수한 오징어를 잘근잘근 씹어주며 여행을 하리라 맘먹고 오징어를 냉큼 샀다. 부드러우면서 쫄깃하며 구수한 맛이 일품이다.

오징어를 걸어둔 곳에서는 할아버지가 연신 오징어를 바꿔 꿰며 오징어를 매만지고 있다. 상품가치가 되도록 오징어 모양새를 잡아준다고 한다. 울릉도에서는 사람들이 운집해 사는 곳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적당한 햇빛과 해풍을 맞으며 청정지역에서 건조해야 맛있는 오징어가 된다고 한다.

오징어를 건조시키기 위해 뒤집어 주고 있는 할아버지
 오징어를 건조시키기 위해 뒤집어 주고 있는 할아버지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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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도동항에는 오징어배와 건조시키는 오징어가  어우러져 있다.
 울릉도 도동항에는 오징어배와 건조시키는 오징어가 어우러져 있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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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는 처음으로 와보는 곳이다. 독도를 가기위해 거쳐야 하는 곳이기에 울릉도도 구경하게 된 것이다. 항구근처에서 점심을 먹는데 울릉도에서 많이 난다는 부지깽이 나물이 나왔다. 울릉도에서 꼭 먹어봐야 할 음식이 있는데 부지깽이 나물과 명이 나물이라는 지인의 말이 생각나서 재빨리 맛을 보았다.

부지깽이는 섬쑥부쟁이를 울릉도에서 부르는 이름으로 산채 또는 나물로 먹는다. 울릉도에서는 겨울 눈속에서도 자라기 때문에 사계절 채취가 가능하며 맛이 고소하다. 부지깽이는 키가 갈대처럼 크게 자라는데 예전에는 불쏘시개로 사용했다 해서 부지깽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고 한다. 1년에 3~4회 채취한다고 한다.

명이나물을 재배하고 바구니처럼 생긴 곳에 나물을 채취해 담아 기계로 옮긴다.
 명이나물을 재배하고 바구니처럼 생긴 곳에 나물을 채취해 담아 기계로 옮긴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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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이나물은 이른 봄에 눈속에서 자라며, 산마늘이라고도 불린다. 옛날 울릉도 개척 당시에는 식량이 부족하여 긴 겨울을 지나고 나면 굶주림에 시달리는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은 눈이 녹기 시작하면 산에 올라가 눈을 헤치고 이 나물을 캐다 삶아 먹으면서 생명을 이었다고 해서 그 이름을 '명이'라고 붙이게 되었다고 한다.

울릉도는 지역이 대부분 산간지역이기 때문에 나물을 재배하여 수확을 한다하더라도 이동하기에 어려움이 많다. 그래서 이동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기구를 설치해 줌은 물론 물도 줄 수 있도록 자동 스프링클러를 설치해주는데 군에서 70%를 지원해 주어 농민들의 어려움을 덜어주고 있다.

섬 전체가 화산작용에 의해 만들어진 섬으로 섬 중앙에는 최고봉인 성인봉(984m)이 있고, 북쪽 비탈면에는 칼데라화구가 무너져 내려 생긴 나리분지·알봉분지가 있다. 섬 전체가 하나의 화산체이므로 평지는 거의 없고 해안은 대부분 절벽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도로가 대부분 가파른 곳에 비좁게 오밀조밀하게 만들어져 있다. 환경에 어울리게 울릉도에서 운영하는 택시는 모두가 4륜구동 차다.

울릉도 숙소에서 바라본 일출
 울릉도 숙소에서 바라본 일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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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하등대에서 내려오는 모노레일이 바다로 빠져 드는 것 같다.
 태하등대에서 내려오는 모노레일이 바다로 빠져 드는 것 같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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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에는 현재 8000여 명이 살고 있다. 온화한 해양성 기후이지만 겨울철에는 눈이 많이 내린다. 예전에는 주로 옥수수·감자·보리·콩 등을 재배하였으나 지금은 미역취·부지깽이 같은 산채와 천궁·더덕·작약 같은 약초를 많이 재배해서 농가소득을 올리고 있다. 주민의 절반가량이 어업에 종사하며 근래에는 관광산업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향나무·후박나무·동백나무를 비롯해 650여 종의 다양한 식물이 자라고 있고 빨간 열매가 주렁주렁 매달린 마가목이라는 나무도 도로 가로수로 심어져 있어 어디를 가나 볼 수 있다. 사진가가 뽑은 10대 비경 중 한 곳인 태하등대를 보기 위해서는 모노레일을 타야 하는데 내려 올 때는 꼭 바다로 떨어지는 듯한 아찔함을 느낄 수 있다.

태하등대에서 바라본 울릉도의 바다는 푸르다 못헤 시퍼렇다. 눈이 시릴 정도다.
 태하등대에서 바라본 울릉도의 바다는 푸르다 못헤 시퍼렇다. 눈이 시릴 정도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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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하등대 가는 길목에 살고 있는 인간극장 낙원의 케이블카에 출연하셨다는 김두경 할아버지는 이쁘게 사진 찍어 달라며 포즈를 취한다.
 태하등대 가는 길목에 살고 있는 인간극장 낙원의 케이블카에 출연하셨다는 김두경 할아버지는 이쁘게 사진 찍어 달라며 포즈를 취한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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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리분지에서 먹어본 산채비빔밥과 명이나물은 일품이었다.
 나리분지에서 먹어본 산채비빔밥과 명이나물은 일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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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를 잉태한 여인이 누워 있는 형상을 하고 있는 모습
 아기를 잉태한 여인이 누워 있는 형상을 하고 있는 모습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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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하등대 정상에서 바라본 바닷물은 푸르다 못해 시퍼렇게 보여 눈이 시릴 정도다. 태하등대를 보러 가는 길목에 인간극장 낙원의 케이블카에 출연했다는 김두경(82)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만났는데 인심 좋은 얼굴로 맞이한다. 다음 찾아간 곳은 나리분지다. 1박2일에서도 다녀갔다는 나리분지에서의 산채비빔밥과 함께 나온 부지깽이 나물은 아주 특별한 맛으로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나리분지 가는 길에 아기를 잉태한 여인의 누워 있는 모습을 닮았다는 작은 산이 있는데  신기할 정도로 많이 닮아 있었다. 어둑어둑해지는 해질녘의 여인의 모습은 우리들의 어머니의 모습으로 푸근하게 다가왔다.


태그:#울릉도, #오징어, #명이나물, #태하등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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