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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부산을 방문해 물 부족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 선언했습니다. 부산이 물이 부족할까요?
▲ 부산 방문한 MB 이명박 대통령이 부산을 방문해 물 부족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 선언했습니다. 부산이 물이 부족할까요?
ⓒ 청와대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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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중에 물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있다. 댐을 만들 게 있으면 만들 것이며 이는 국토해양부 장관도 동의할 것이다." - 29일 부산을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 중

좀 웃겼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부산의 물 부족을 해결한다고 하기에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습니다. 너털웃음이냐고요? 아닙니다. 실소입니다. 지역 민심을 달랜답시고 부산을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 부산의 식수원을 남강 지역으로 이동시켜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한다고 합니다. 또 4대강에 댐을 이미 16개나 세우고 있는데 또 댐을 세운답니다. 웃깁니다.

기존 부산시의 식수원은 낙동강 본류입니다. 식수를 만들어내는 데는 함안댐(정식명칭은 창녕함안보) 하류에 있는 김해시 상동 매리취수장(함안보와 직선거리 40km), 경남 양산시 물금읍 물금취수장, 부산시 금정구 오륜동 오륜취수장 등 3곳이 쓰이고, 공업용수 취수장은 부산시 강서구에 있는 것을 사용합니다.

앞에서 언급된 '매리취수장', 어디서 많이 들어보신 것 같죠? 맞습니다. 지난해 가을을 뜨겁게 달궜던 낙동강 불법 쓰레기 폐기물이 나왔던 지역입니다. 그런데 이명박 대통령이 말한 것처럼 낙동강 본류 물은 정말 부족할까요? 물이 부족해서 이명박 대통령이 물 부족을 해결하겠다고 하는 것일까요? 그래서 진주 남강댐으로 부산의 취수원을 이전시키려고 하는 것일까요?

그러나 2006년 7월 건설교통부가 발간한 수자원장기 종합계획을 확인해보면, 낙동강은 2011년에만 1100만㎥의 물이 남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시간이 더 흐른 2020년에 최악의 가뭄이 닥친다는 상황을 가정하더라도 1억2800만㎥의 물이 부족할 뿐입니다. 낙동강 유역에서 필요한 전체 수량이 97억㎥인 만큼, 최악의 상황에서도 1.3%의 물만 부족할 뿐입니다.

2011년을 기준으로 4대강사업을 하지 않더라도 낙동강에는 약 1100만㎥의 물이 남고,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더라도 1억2800만㎥의 물이 부족합니다. 그런데 왜! 정부는 10억㎥의 물을 확보할까요? 이렇게 확보해 놓고도 물이 부족하다?
▲ 수자원장기종합계획과 4대강사업 비교표 2011년을 기준으로 4대강사업을 하지 않더라도 낙동강에는 약 1100만㎥의 물이 남고,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더라도 1억2800만㎥의 물이 부족합니다. 그런데 왜! 정부는 10억㎥의 물을 확보할까요? 이렇게 확보해 놓고도 물이 부족하다?
ⓒ 안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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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구나 4대강 사업은 낙동강에 10억㎥의 물을 확보하는 사업입니다. 10개의 댐건설(보 8개, 신규댐 2개)과 준설을 통해 9억㎥, 농업용저수지 증고사업을 통해 1억㎥을 확보하게 됩니다. 그런데도 이명박 대통령은 물이 부족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한 부산시는 취수원을 남강댐으로 이동시키려 할까요? 여기서 우리가 의심해 볼 수 있는 건, 4대강 사업으로인한 낙동강의 수질악화입니다.

안동댐에서 평균 18일에 걸쳐 낙동강 하구둑까지 도달하던 낙동강의 물은, 4대강 사업이 끝나면 안동댐에서 상주-낙단-구미-칠곡-달성-강정고령(강정보)-창녕합천(합천보)-함안창녕(함안보)까지 189일이나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4대강사업으로 건설되는 8개의 댐이 유속을 저하시켜 수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입니다. 이는 낙동강을 취수하는 여러 지자체에 여러가지 부담을 주게 될것입니다.
▲ 낙동강이 호수로 변하고 있는 증거 4대강사업으로 건설되는 8개의 댐이 유속을 저하시켜 수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입니다. 이는 낙동강을 취수하는 여러 지자체에 여러가지 부담을 주게 될것입니다.
ⓒ 안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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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관련 야당과 전문가, 시민환경단체들은 사실상 낙동강이 아니라 호수가 되는 것으로 이에 따른 녹조의 증가가 우려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한겨레신문>은 지난 25일 '보 닫고 담수땐 물 썩을 우려'란 기사를 통해 "3월 환경정책평가연구원이 서동일 충남대 교수(환경공학)에 의뢰해 나온 수질 예측 결과를 보면, 이런 우려가 확인된다"며 "4대강 사업 뒤 낙동강 중류인 칠곡보, 강정보 부근에서 연평균 클로로필-a 수치는 2배 이상으로 치솟는다, 부영양화 지표인 클로로필-a가 높으면 썩은 내가 나고 조류가 성장한다"고 보도했습니다.

정부의 주장과 달리, 4대강사업은 오염원의 유입을 근본적으로 막을 수 없습니다. 불법 쓰레기 폐기물을 매립했던 매리취수장을 비롯해 낙동강 상류로부터의 대규모 준설은 낙동강의 수질관리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여기에 강을 횡단하는 댐을 8개나 세워 강의 유속이 느려진다면 강 하류의 수질이 어떻게 될 것인지는 불 보듯 뻔한 일입니다. 또 친수구역법으로 낙동강 둔치를 개발한다고 하니, 이렇게 된다면 낙동강 하류, 부산의 취수장들의 수질은 악화 될 것이 확실해 보입니다.

서부경남 주민들은 4대강사업을 하면서 왜 부산 취수장을 이전하는지 궁금해 합니다. 맑은 물 공급 해준다고 하면서도요.
▲ 남강댐 증고를 반대하는 이유 서부경남 주민들은 4대강사업을 하면서 왜 부산 취수장을 이전하는지 궁금해 합니다. 맑은 물 공급 해준다고 하면서도요.
ⓒ 남강댐대책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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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4대강 사업이 끝난 뒤 낙동강의 수질이 어떻게 바뀔지를 알아봤습니다. 그렇다면, 이명박 대통령이 이야기하는 남강댐의 상황은 어떨까요? 과연 부산에 물을 나눠줄 만큼 여유가 있을까요?

정부는 남강댐을 45m 이상 증고해 연간 3억 7천만톤의 물을 확보하자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된다면 남강과 낙동강 유역 주민들은 엄청난 피해를 입게 됩니다. 물을 가둬두면 가둬둘수록, 강에 흐를 수 있는 물은 줄어들게 되어 수질악화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 입니다.

더구나 갈수기 때 남강댐의 저수율은 채 20%도 돼지 못합니다. 물이 부족한 갈수기에도 부산에서 물을 가져간다면, 경남지역은 식수원확보가 불가능 할 수도 있습니다. 농사를 못짓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댐을 높여 물을 확보하게 된다면 농경지가 수몰될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이미 남강댐 상류지역은 수몰된 농민들을 위해 대체농지가 조성되어 있지만, 다시 공사를 할 경우 이 농민들은 다시 농지 확보를 위해 이동해야 합니다. 아울러 현재도 문제가 되고있는 남강댐으로 인한 경남 사천시 지역의 홍수 피해가 더욱 가중 될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정부가 주장한 완벽한 오염관리라는 수질오염총량제는 시행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부산시 취수원을 남강댐으로 이전하는 것을 실행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국민들이 물을 많이 쓴다고 면박하면서도, 상수도관 누수는 전혀 신경쓰지 않는 정부입니다. 현재 전체 수도관 중 누수율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매년 5200억원에 달합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눈에 보이는 것만이 아닌,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도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습니다.


태그:#4대강, #부산취수장 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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