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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행동하는 양심 주최 포럼행사에서 조국 교수(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가 노동, 복지, 교육 문제를 중심으로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허진 사진작가>
 사단법인 행동하는 양심 주최 포럼행사에서 조국 교수(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가 노동, 복지, 교육 문제를 중심으로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허진 사진작가>
ⓒ 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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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진보와 보수, 보수와 진보의 논쟁이 온라인을 통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북한, 비정규직, 성폭력 등 주제도 다양하다. 이런 시점에서 오프라인에서 '진보'라는 주제로 의미있는 포럼이 9월26일 저녁7시30분에 김대중도서관 컨벤션홀에서 진행되었다. 사단법인 행동하는 양심 주최로 "'진보'를 꿈꾸자"는 주제로 조국 교수(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가 강연을 하고 패널로 (사)행동하는 양심 김한정 상임이사(전 청와대 부속실장)가 참여하였다.

조국 교수는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통해 정치 및 사회 현안에 대해 날카로운 분석과 함께 소신있는 정치적 견해를 피력해오고 있다. 이번 포럼에서 조국 교수는 최근의 정치, 사회 현실을 사례로 들면서 진보가 무엇인지에 대해 노동, 복지, 교육 문제를 중심으로 자신의 견해와 향후 전망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였다. 강연의 서두에서 "'진보'라는 추상적인 말을 특정한 관념이나 개념이 아닌 사례중심으로 말하겠다"고 하면서 "2011년 한국의 상황에서 진보가 무엇인지 무엇을 꿈꾸는지 말하고자 한다"고 하였다.

조국 교수는 지금의 한국 상황의 사회적 모순을 세 가지로 지적하였다. 첫째, 20대 80 사회로 중산층의 하향분해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분석하였다. 둘째, 승자독식, 양육강식, 부와 지위의 부당한 세습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런 모순이 극복되어야 된다고 하였다. 셋째, 노동이 존중되는 사회가 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있다면서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원칙이 보장되어야 하고 정리해고의 남발은 통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를 위해서는 강한 사회안정망이 구축되어야 한다고 조국 교수는 역설하였다.

조국 교수는 강연 중 OECD의 자료를 근거로 제시하면서 한국은 2010년 기준 연간 노동시간이 OECD 30개 회원국 중 1위이며, 자살률, 산업재해율, 사교육비, 비정규직비율 모두 1위에 속하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저소득층, 장애인, 실업자 등을 위하여 정부가 지원하는 사회적 공공지출 비중도 꼴찌이며, 정부의 현금지원과 세금혜택으로 인한 불평등도도 꼴찌로 한국의 사회안전망의 취약성을 지적하였다.

이처럼 우리 사회는 정치적 민주주의는 상당히 올라갔지만, 사회경제적 민주주의는 대단히 취학하여 오히려 불안한 사회가 되어가고 있다고 분석하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복지의 길을 제시하면서 잘 설계된 복지는 피폐한 내수시장을 살려 질 좋고 지속적인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원동력임을 강조하였다. 압축적 경제성장 이후 노동과 복지의 압축적 강화가 필요하며 성장 그 자체를 위해서도 약화된 사회안전망을 강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였다.

조국 교수는 칠레의 바칠레트 대통령의 복지정책을 예로 들면서 몇 천개의 국립 보육시설을 지음으로써 0세부터 4세까지 모든 유아를 공짜로 교육하고, 이를 위해 대규모 보육교사를 양성하므로 인해 노동시장이 확대되고 출산율도 5배로 뛰게 되는 효과를 가져왔다고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정책을 편 칠레의 그 당시 1인당 국민소득은 10,000불밖에 되지 않았음을 강조하였다. 즉 복지국가를 만들 시기의 북유럽국가의 GDP나 GNP가 지금의 한국보다 낮았음을 지적하면서 지금의 한국 경제상황에서 보편적 복지의 수용은 경제적으로 어렵다는 주장에 일침을 가하였다.

이번 강연회에서 복지문제 뿐 아니라 교육문제에 대해서도 진보의 관점에서 조국 교수는 대학등록금 문제, 지방 국공립대의 위상강화 등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였다. OECD국가 중 미국 다음으로 등록금이 비싼 한국 대학의 등록금 문제를 지적하고,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들은 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해 학점이 낮고 스펙관리 시간도 줄면서 취업에도 불리한 상황이 지속되어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하였다. 1980년대 지강헌 탈출범이 외친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현상이 지금 우리 사회에서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음을 강조하였다.

조국 교수는 "진보의 잣대는 평화의 문제, 정치적 민주주의, 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를 강화하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있다"고 하였다. 프리덤 하우스(Freedom House)에서 최근 한국을 아프리카의 가나보다 못한 국가로 지정하고 이명박 정부는 언론자유국가가 아니라고 지적한 사례를 강조하였다. 이런 한국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당정치가 잘 되어야 하고 그것을 위해서는 국민들이 선거를 잘해야 한다고 말하였다.

관중과의 질의응답에서 안철수의 바람과 제3세력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대해 기성세력에 대한 불만 속에 양보의 미덕과 소통의 능력을 보여준 안철수 교수에 대한 의심은 없다고 하면서, 우리 사회에서 정당정치가 중요한데 정당에서의 중도는 형체가 없으며 국정을 책임지겠다는 사람은 중요한 이슈에 대해 구체적인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안철수 현상을 정당정치 내로 가져와야한다고 말하였다.

또한 진보통합의 분열에 대한 질문에 대해 김대중 노무현 노선으로 하나를 묶고 기존의 진보정치를 하는 그룹을 하나로 묶고 해서 그 다음에 통합문제를 논의하는 즉 가까운 쪽부터 정리하여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진보적 가치를 구현하고 제도화하기 위해서도 정치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 선거를 잘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그리고 야권통합후보로서 만약에 박원순이 박영선에게 진다면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지신 분이 선대본부장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여박 대 남박, 대박을 향해서 나가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마지막으로 조국 교수가 말하는 진보와 김대중 대통령과는 일치하는지, 김대중과 노무현은 진보인지 보수인지, 진보는 상대적 가치로서 산업혁명과 정보화시대의 진보는 다른데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 조국 교수는 정치지도자에게는 시대적 역할이 있는데 김대중은 김대중 역할을 노무현은 노무현 역할을 했으며, 시대적 한계 속에서도 정치적 민주주의를 만들었고 남북문제, 복지정책 등을 강화해나갔지만 당시 노동의 문제 및 비정규직, 정리해고 문제 등이 양산된 측면이 있다고 말하였다.

이번 포럼의 축사를 해주신 이해동 목사(사단법인 행동하는 양심 이사장)는 "조국 교수의 강연을 통해 진보적이라고 하는 시민들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지혜를 얻었으면 좋겠고... 민주화 운동의 한 세대가 가고 새로운 세대가 다가오고 있는 시점에서 사명감을 가지고 민주화에 큰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주문하였는데, 포럼에 참여한 150여 명의 시민, 대학생들이 조국 교수와의 솔직하고 활발한 토론을 통해 그 바람 앞으로 한 발자국 다가섬을 느낄 수 있었다.

* 사단법인 행동하는 양심은 2010년에 김대중 대통령의 철학, 가치, 비전을 창조적으로 계승하기 위해 결성된 단체로서 우리 사회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다양한 이슈와 현안을 주제로 월례포럼을 개최하고 있다.


태그:#조국, #행동하는 양심, #진보, #김대중, #김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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