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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이 편해질 때까지>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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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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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이 편해질 때까지>

박영희 씀, 살림 펴냄, 2011년 9월, 258쪽, 1만2000원

내가 처음으로 르포의 매력을 느낀 것은 박영희의 책 <아파서 우는 게 아닙니다>를 통해서였다. 우리 사회의 그림자를 찾아 그 속에 살아 있는 이들의 삶의 실체를 보여준 그의 글은 큰 감동으로 남았다.

이번에 그는 자신의 가난을 아름다움으로 승화시키며 어려운 이웃을 돌보는 이들을 만났다. 청각장애를 앓으면서도 고물을 주워 이웃과 나누는 이, 도라지 농사를 지으며 꼬깃꼬깃 접은 돈을 비닐봉지 한가득 모아 장학금으로 전달하는 이 등, 나눔이라는 '뻔한' 말을 새로운 울림으로 전하는 아름다운 이들의 삶을 조용히 함께 따라가고 있다.

<꿘투> 표지
 <꿘투> 표지
ⓒ 삶이보이는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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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꿘투>
이장근 씀, 삶이보이는창 펴냄, 2011년 9월, 140쪽, 8000원

시를 멀리서 찾는 시인들은 가까이 있는 이들의 마음을 울릴 수 없다. 시를 화려한 말재주로 쓰는 시인들은 단순하지만 존엄한 삶의 무게를 전할 수 없다. 이장근의 첫 시집 <꿘투>가 좋은 까닭은 그거다. 삶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길어올린 시를 담백하고 쉬운 일상의 말로 노래하는 것.

권투는 "훅도 어퍼컷도 아니라 쨉"이라는 관장님의 말에서 인생의 뿌리를 발견하는 시 <꿘투>만 봐도, 그의 '눈'에 대한 신뢰가 생긴다. 그밖에 <열쇠구두> <오독> <모자의 시간> 등의 시를 통해 시인의 하루 속에서 발견한 깊은 울림을 '폼 잡지' 않으면서 전한다. 독자를 괴롭히지 않고 자신을 속이지 않는 따뜻한 언어들이 가슴에 오래 남는 책.

<금융자본론> 표지
 <금융자본론> 표지
ⓒ 비르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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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자본론>
루돌프 힐퍼딩 씀, 김수행·김진엽 옮김, 비르투 펴냄, 2011년 9월, 591쪽, 2만5000원

나는 어렵고, 두껍고, 비싼 책을 싫어한다. 이 책은 그 세 가지 조건을 모두 갖췄지만 번역자의 이름 석 자가 모두 극복했다. 1989년 처음으로 <자본론>을 완역한 김수행 교수. 그가 오늘날 금융자본주의 시대에 대한 해설을 내놓았다.

1994년에 번역 출간한 책을 다시 펴냈는데, 힐퍼딩이 이 책을 쓴 때는 20세기 초.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100년 전의 분석이 지금도 적용된다는 사실이 놀랍다. 마음먹고 손대지 않으면 읽어내지 못할 책이지만, '먹튀자본'으로 대표되는 현대 자본주의의 본모습을 아는 데는 더 없이 좋은 교재가 될 것 같다.

<기억하라 우리가 이곳에 있음을> 표지
 <기억하라 우리가 이곳에 있음을> 표지
ⓒ 서해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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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라 우리가 이곳에 있음을>
살바도르 아옌데·파블로 네루다·빅토르 하라·아리엘 도르프만·마틸데 우루티아 네루다 씀, 정인환 옮김, 서해문집 펴냄, 2011년 9월, 200쪽, 9800원

당신이 기억하는 9․11은 2001년 미국 뉴욕에 테러가 일어난 날뿐인가. 하지만 남미 사람들이 기억하는 9․11은 그날만이 아니다. 1973년 9월 11일, 칠레에서 세계 최초로 선거혁명을 통해 집권한 사회주의 정권이 미국의 군사 쿠데타로 막을 내린 날.

이 책은 미국이 가해자가 되어 벌인 참극의 현장을 기록한 책이다. 아옌데 대통령의 마지막 연설과 미국을 직설적으로 비판한 네루다의 시, 민중가수 하라가 죽음의 순간에 남긴 노랫말 등, '그날'을 직접 겪거나 지켜본 이들이 당시 현장에서, 혹은 당시를 기억하며 말하고 쓴 것들을 모았다.

<평화통신사, 야스쿠니에 가다> 표지
 <평화통신사, 야스쿠니에 가다> 표지
ⓒ 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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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통신사, 아스쿠니에 가다>
김바다 씀, 민연 펴냄, 2011년 8월, 200쪽, 1만3000원

잊을 만하면 나오는 일본 정치인들의 야스쿠니신사 참배 논란. '야스쿠니'라는 이름은 많이 들어봤겠지만 정말 그곳이 어떤 곳인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친일인명사전>을 만든 민족문제연구소에서 세운 출판사 '민연'. 그곳에서 우리 청소년들에게 야스쿠니의 '속살'을 보여주는 책을 냈다.

야스쿠니로 상징되는 일본의 과거와 현재를 풍부한 사진과 삽화를 통해 쉽게 설명하고 있다. 상명대 만화애니메이션학부 고경일 교수가 이끄는 야스쿠니풍자만화단이 그린 20여 점의 만화가 재미를 더한다. 책을 사려면 민족문제연구소로 직접 문의해야 한다.


내 마음이 편해질 때까지 - 길 위에서 만난 나누는 삶 이야기

박영희 지음, 살림Friends(2011)


태그:#새책, #신간,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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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하는 사람. <사다 보면 끝이 있겠지요>(산지니, 2021) 등의 책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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