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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구 통의동에 있는 예술복합공간 보안여관.
▲ 보안여관 종로구 통의동에 있는 예술복합공간 보안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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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여관 입구에는 작은 점방이 있다.
▲ 보안여관 보안여관 입구에는 작은 점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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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구 통의동에는 80년 세월을 살아온 보안여관이 있다.

미국공보원에서의 개인전을 앞두고 기거했던 이중섭, 시인 함형수와 함께 기거하기도 했고, 시인부락을 창간한 서정주, 김동인 등이 머물던 곳이기도 하다. 80년 세월이 지나면서 여관으로서의 기능은 상실했지만, 메타로그(대표: 최성우)에 의해 운영되면서 보안여관은 새로운 문화예술의 장으로 자리 매김을 하고 있다.

전시회 '충동'의 작품, 보안여관의 낡은 벽에 새살을 씌우고 있는듯하다.
▲ 충동 전시회 '충동'의 작품, 보안여관의 낡은 벽에 새살을 씌우고 있는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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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서 지난 9일부터 이달말까지 '충동(Drive in Pathos)-욕망의 공간에서 충동의 공간으로'라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이 전시회는 김혜나, 이순주, 이태경, 최인호, 허윤희, 스타스키 브리네스(Starsky Brines-베네주엘라), 신쪼(Sinzow-일본), 7명의 작가가 함께 작업을 했으며, 독립 큐레이터 박현수씨가 기획했다.

보안여관 2층, 작가들의 작품이 보안여관의 속살을 채우고 있다.
▲ 충동 보안여관 2층, 작가들의 작품이 보안여관의 속살을 채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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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수씨는 이 전시회에 대해서 이렇게 설명한다.

'충동에 관한 금번 전시는 이러한 에너지를 제공하는 확장된 신체의 역할로서 보안여관의 특별한 만남과 함께 이루어졌다. 최근의 현대미술의 흐름에서 육체성을 담보한 예술작업과 전시는 적잖이 배제됐다. 그러나 인간존재의 원초적이고 원형적인 힘을 시각화하는 작업을 누리고자 하는 관람자의 욕구는 (무의식적으로)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이 전시를 통해 작금의 많은 예술가가 잃어버린 신체를 통한 감각의 회복이라는 문제를 환기하는 동시에 몸을 사용하는 회화적 드로잉이 주는 원초적 즐거움을 선사하게 될 것이다.'

작가들의 작품과 보안여관의 내부가 어우러져 과거와 현재의 원초적인 즐거움을 선물하고 있다.
▲ 충동 작가들의 작품과 보안여관의 내부가 어우러져 과거와 현재의 원초적인 즐거움을 선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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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여관은 7명의 예술가에 의해 80년이라는 역사적 시간과 공간이 만들어낸 주름살에 오늘이라는 새로운 살을 씌워 욕망의 공간을 그들의 충동 에너지로 채웠다.

과거의 흔적만 남아있었다면 을씨년 스러웠을 공간, 오늘이 만나 또 다른 공간이 되었다. 개인적으로 이런 공간을 좋아한다. 아주 먼 과거와 오늘이 만난 공간, 그곳에서 삶의 원초적인 충동을 느낀다.
▲ 충동 과거의 흔적만 남아있었다면 을씨년 스러웠을 공간, 오늘이 만나 또 다른 공간이 되었다. 개인적으로 이런 공간을 좋아한다. 아주 먼 과거와 오늘이 만난 공간, 그곳에서 삶의 원초적인 충동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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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불이나 옷가지 혹은 짐을 넣었을 곳에 놓인 작품은 마치 은밀한 남의 내면을 훔쳐보는 듯하다. 관음증이라고 해도 좋을 터이다. 그런 원초적인 충동은 전시회의 제목때문인지, 보안여관이라는 상징때문인지 모르겠다.
▲ 충동 이불이나 옷가지 혹은 짐을 넣었을 곳에 놓인 작품은 마치 은밀한 남의 내면을 훔쳐보는 듯하다. 관음증이라고 해도 좋을 터이다. 그런 원초적인 충동은 전시회의 제목때문인지, 보안여관이라는 상징때문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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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의 공간을 충동의 공간으로 채운 작가들은 어떤 충동으로 이런 작업을 했을까? 보안여관과 같은 공간이 아니었어도 이런 느낌을 받았을까?
▲ 충동 욕망의 공간을 충동의 공간으로 채운 작가들은 어떤 충동으로 이런 작업을 했을까? 보안여관과 같은 공간이 아니었어도 이런 느낌을 받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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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걸음을 한참 머물게 한 작품. 가상과 현실의 조우를 보는 듯했다.
▲ 충동 발걸음을 한참 머물게 한 작품. 가상과 현실의 조우를 보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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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대만 고스란히 남은 보안여관의 벽, 그 사이의 작품은 보는 이의 시선에 따라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그 느낌이라는 것은 작가가 주는 것일까, 아니면 보는 이들의 심리적인 상태가 주는 것일까?
▲ 충동 뼈대만 고스란히 남은 보안여관의 벽, 그 사이의 작품은 보는 이의 시선에 따라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그 느낌이라는 것은 작가가 주는 것일까, 아니면 보는 이들의 심리적인 상태가 주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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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깊어가기 전, 80년 세월을 살아온 보안여관의 주름진 살에 7명의 예술가들이 채워놓은 새살을 만나는 시간을 가지는 일을 통해 더 깊은 가을을 맞이할 수 있을 듯하다.

보안여관, 함께 가시지 않을래요?

덧붙이는 글 | 이 전시회는 9월 9일부터 열렸으며 9월 30일까지 이어진다.
월요일은 휴관이며, 관람료는 무료이다.
문의 통의동 보안여관 (02) 720-8409



태그:#보안여관, #충동, #문화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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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소재로 사진담고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최근작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있으며,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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