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성벽 안에 교묘히 숨겨져 있는 암문. 화성에는 5개소의 암문이 있었다
▲ 암문 성벽 안에 교묘히 숨겨져 있는 암문. 화성에는 5개소의 암문이 있었다
ⓒ 하주성

관련사진보기


화성은 실제로 축성을 하고 난 뒤 전쟁을 거치지 않았다. 그러나 시물레이션으로 전쟁 장면을 제작한다고 하면, 정말 장관일 것이란 생각을 해본다. 그것도 화성 안에 주둔하고 있는 장용위의 군사들이 일방적으로 승리를 할 것이다. 화성은 그만큼 수성(守城)을 하기에 적합한 곳이다.

적이 성으로 밀려왔다. 4대문을 아무리 깨트리려고 공성무기를 총 동원했지만, 문 앞까지 다가서지도 못했다. 겨우 옹성 안으로 들어갔는데 무기를 움직일 공간이 없이, 옹성 안에 들어온 병사들이 전멸을 당했다. 그것이 바로 화성이다. 적들은 이번에는 방법을 바꾸었다. 성벽을 타고 오르기로 한 것이다.

아래쪽은 화강암으로 대를 쌓고, 그 위에 벽돌로 벽을 쌓은 암문. 아름답기도 하지만, 상당히 견고하다고 한다. 서암문이다
▲ 성벽 아래쪽은 화강암으로 대를 쌓고, 그 위에 벽돌로 벽을 쌓은 암문. 아름답기도 하지만, 상당히 견고하다고 한다. 서암문이다
ⓒ 하주성

관련사진보기


암문의 위편 여장에 낸 총안으로 내다 본 바깥
▲ 총안 암문의 위편 여장에 낸 총안으로 내다 본 바깥
ⓒ 하주성

관련사진보기


앞뒤에서 공격하는 성안의 병사들

긴 사다리를 이용해 성벽을 오르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런데 성벽을 오를 수가 없다. 여장에 걸친 사다리는 긴 창을 이용한 성안의 병사들에 의해 제거가 되고, 뒤에서도 화살이 날아왔다. 성벽이 돌출된 치성에서 쏘아대는 화살이다. 앞뒤로 협공을 당하는 적은 성을 오르기를 포기하고 만다. 가히 난공불락의 요새가 아니고 무엇이랴.

암문은 성안 길에서 아래로 내려가 성벽의 밑 부분에 나 있다. 그것도 꺾여있어 정작 적의 공격시에는 버틸 수가 있다
▲ 암문 암문은 성안 길에서 아래로 내려가 성벽의 밑 부분에 나 있다. 그것도 꺾여있어 정작 적의 공격시에는 버틸 수가 있다
ⓒ 하주성

관련사진보기


이번에는 후미진 곳을 찾아냈다. 그리고 성 앞으로 조금씩 지형지물을 이용해 다가들었다. 성벽에 줄을 던지고 사다리를 걸치고 성벽에 달라붙었다. 그런데 이번에도 역시 뒤에서 화살이 날아온다. 적들은 우왕좌왕하면서 도망가기에 급급하다. 어쩔 줄을 몰라 하는데 한 무리의 장용위 군사들이 나타난다,

"도대체 어떻게 저 많은 병사들이 어디서 나왔단 말이냐. 저 병사들은 땅에서 솟아난 병사들이란 말이냐?" 

땅에서 솟아 난 병사들이 있는 화성
방화수류정 곁에 자리하고 있는 북암문. 성문 좌우 성벽도 벽돌로 쌓은 유일한 곳이다
▲ 북암문 방화수류정 곁에 자리하고 있는 북암문. 성문 좌우 성벽도 벽돌로 쌓은 유일한 곳이다
ⓒ 하주성

관련사진보기


도저히 이해가 되질 않는다. 성 밖은 자신의 병사들이 에워싸고 있다. 그리고 딴 곳에서 지원군이 올만한 길도 모두 차단을 했다. 그런데 어디서 저 많은 군사들이 나타났단 말인가?

"하늘에서 떨어졌나? 땅에서 솟았나? 저 군사들은 어디서 나타났단 말이냐?"

화성에는 암문이 있다. 현재는 네 곳의 암문이 남아있다. 이 암문들은 후미진 곳에 자리하고 있어, 적의 눈에 잘 띠질 않는다. 그곳은 전쟁이 나면 무기를 공수하거나, 군수물자를 조달하는 통로이다. 거기다가 몰래 성을 빠져나간 군사들의 적의 배후를 공격하게 된다. 성으로 접근을 했던 적들은 혼비백산을 할 수밖에.

성안에서 바라본 북암문. 성벽 위로 벽돌로 쌓은 길이 나 있다
▲ 성 안 성안에서 바라본 북암문. 성벽 위로 벽돌로 쌓은 길이 나 있다
ⓒ 하주성

관련사진보기


암문의 문에도 모두 철판을 대어놓았다.
▲ 철문 암문의 문에도 모두 철판을 대어놓았다.
ⓒ 하주성

관련사진보기


화성에는 처음으로 축성을 하고 난 뒤에는 5곳의 암문이 있었다. 현재는 4개의 암문이 남아있다. 동문에서 남문 사이에는 암문이 없다. 그리고 남문에서 서장대를 오르는 산꼭대기에는 서남암문이 있다. 서남암문의 위에는 주변을 관찰하는 '포루(鋪樓)'가 있으며, 앞으로는 용도(甬道)가 시작되는 곳으로 그 끝에는 화양루가 자리한다.

벽돌로 쌓은 아름다운 암문

서장대의 남쪽에는 서암문이 있다. 팔달산 남쪽 기슭 숲속에 자리하고 있다. 밖에서 보면 이 암문을 찾아내기가 쉽지가 않다. 암문이 연결되는 곳은 가파른 비탈로 성벽이 이어지고 있다. 이 암문을 통해 쏟아져 나온 병사들이 뒤를 공격하고 난 후, 바람처럼 사라져버린다고 생각을 해보자. 모골이 송연하지 않겠는가?

동암문은 양쪽으로 성이 돌출이 된 안에 깊숙히 자리하고 있다
▲ 동암문 동암문은 양쪽으로 성이 돌출이 된 안에 깊숙히 자리하고 있다
ⓒ 하주성

관련사진보기


북암문의 위에는 둥글게 벽돌을 쌓고 그 곳에 총안과 비스듬히 구멍을 뚫어놓았다. 암문 위로도 길이 나 있다
▲ 암문 위 북암문의 위에는 둥글게 벽돌을 쌓고 그 곳에 총안과 비스듬히 구멍을 뚫어놓았다. 암문 위로도 길이 나 있다
ⓒ 하주성

관련사진보기


대개의 암문은 모두 층계를 따라 아래로 내려가게 되어있다. 성벽 밑에 문이 나 있기 때문이다.
▲ 동암문 대개의 암문은 모두 층계를 따라 아래로 내려가게 되어있다. 성벽 밑에 문이 나 있기 때문이다.
ⓒ 하주성

관련사진보기


화성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방화수류정 옆에도 암문이 있다. 북암문은 화성 전체구간 중에서 유일하게 좌우의 성벽을 벽돌로 쌓은 곳이다. 정조 20년인 1796년 3월 27일에 완성이 되었다. 이 북암문 앞에는 연지가 있다. 요즈음 연지는 한창 보수공사 중이다. 만일 이곳에서 전투가 벌어진다고 하면, 적군의 시신으로 메워질 것이란 생각을 하면서 혼자 놀란다.

그리고 동장대 가까이 또 하나의 암문이 있다. 바로 동암문이다. 동암문은 북암문보다 이틀 빠른 정조 20년인 1796년 3월 25일에 완성이 되었다. 만일에 대비해 4대문 외에도 후미지고 적당한 곳에 마련한 암문. 이 암문이 있어 적들을 물리치기에 많은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세계문화유산인 화성, 이러한 많은 구조물들이 적절하게 자리를 하고 있어, 자연과 더불어 아름답기도 하지만, 최고의 성이란 찬사를 받는가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티스토리 '바람이 머무는 곳'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화성답사는 8월 28일에 이루어졌습니다



태그:#암문, #화성, #세계문화유산, #사적, #수원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