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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희망버스 참가자들은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없는 세상은 가능하다"고 선언했다.
 4차희망버스 참가자들은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없는 세상은 가능하다"고 선언했다.
ⓒ 구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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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희망버스에 올라탄 비정규직 노동자 A씨. 그는 27일 오후 6시에 광화문 네거리에서 열린 '만민공동회'에 참여했다. '긴 말은 필요 없다'는 제목을 내건 그곳에서는 그와 같은 처지인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자신의 눈물겨운 경험을 털어놓고 있었다. '희망버스 시민들'도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고통과 기억의 연대"로 밤을 새운 이들은 28일 청와대 앞산인 인왕산에 올랐다. 이명박 대통령이 살고 있는 '푸른 기와집'이 보였다. 한진중공업 사태 해결은 이미 조남호 회장의 손에서 떠났다. 이들은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의 85호 크레인에 올라가 있는 김진숙 '동지'를 생각하며 이렇게 외쳤다.

"한진중공업 사태, 이명박 대통령이 나서 해결하라! 정리해고와 비정규직을 없애라!"

'청와대 위에서 깔깔깔' 행사를 마친 이들은 오후 2시 남영역 근처에 자리잡은 한진중공업 서울 본사로 이동했다. 조남호 회장은 지난 18일 청문회에서 한진중공업에서 스스로 목숨을 던진 김주익 노조위원장과 곽재규 조합원을 모른다고 했다. 장례식장에도 가보지 않았다고 했다. 본사 앞에 선 한진중공업 해고자들은 이렇게 생각했다.

'재벌 총수들은 모든 이들의 피와 땀으로 만들어낸 기업의 이윤을 독식하면서 정리해고의 칼날을 가책없이 휘두르고 있다. 그러면서도 그로 인해 죽어간 이들에게 최소한의 예의도, 양심도 갖고 있지 않다.'

그리고 이들은 "조남호 회장은 더 이상 문제해결의 주체가 아니다"라며 "사법처리의 대상일 뿐"이라고 소리쳤다.

"비정규직 행진은 한진중 해고 철회로 끝나지 않아"

지역과 업종을 망라해 모인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4차희망버스 탑승' 선언을 하고 있다.
 지역과 업종을 망라해 모인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4차희망버스 탑승' 선언을 하고 있다.
ⓒ 구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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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7일과 28일 서울에서 열리는 '4차희망버스'는 이렇게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화두로 진행될 예정이다.

23일 오후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린 '4차희망버스 기조와 계획 선포 기자회견'에서 4차희망버스 참가자들은 "4차희망버스에서는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없는 세상은 가능하다는 것을 우리 몸으로, 우리의 입으로, 우리의 마음으로 이야기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들은 "이윤중심의 사회, 사람들의 삶을 파괴하는 사회가 잘못되었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새로운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길"이라며 "오로지 재벌의 세상을 유지하기 위해서 법과 제도와 경찰을 동원하는 정부를 향해서 '이제 더 이상 그런 세상은 용납하지 않겠다'고 선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4차희망버스는 정말로 희망의 버스"라며 "그것은 절망의 시대를 넘어 더 많은 이들의 고통과 아픔을 넘어 새로운 세상은 가능하다는 취지를 모으고, 정부와 재벌에게 '이제 너희들의 세상은 갔다'고 선언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은 "4차희망버스는 '4차'가 아니라 '1차'"라며 "이제 그 싸움의 성격은 '김진숙 살리기와 정리해고-비정규직 철폐'에서 'MB체제 연장 음모와의 싸움'으로 돌입했다"고 말했다.

앞서 건설노동자, 화물운송노동자, 자동차 사내하청노동자, 학습지노동자, 대학 청소용역노동자 등 지역과 업종을 망라해 모인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4차희망버스 탑승 선언'을 내놓았다.

이들은 "노동자들이 함께 단결하여 싸우지 못하도록 저들은 비열하게도 가장 약한 노동자들부터 순차적으로 목줄을 쳐왔다"며 "이제 지역과 업종을 넘어 전국의 비정규직 노조들이 합심 단결하여 4차희망버스로 달려간다"고 밝혔다.

이들은 "더 이상 침묵하지 않고 당당하게 '정리해고 없는 세상'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외칠 것"이라며 ▲ 희망의 종이배 접기 ▲ 비정규직을 소재로 한 깃발 만들기 ▲ 한진중공업 사내하청 노동자 응원 등을 제안했다.

이들은 "'비정규직의 행진'은 4차희망버스로,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로도 끝나지 않는다"며 "종료되지 않는다"며 "노조조차 갖지 못한 수많은 미조직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우리와 함께 4차희망버스에 타자"고 호소했다.


태그:#희망버스, #비정규직, #정리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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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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