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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주택의 공시가격이 시세의 1/3 수준에 불과하고, 이에 따라 매년 9억 원가량의 세금을 적게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재벌 회장 등 고소득층이 보유하고 있는 단독주택의 공시가격과 시세를 비교·분석해 나온 결과다. 

공시가격은 국토해양부가 1월 1일 기준 전국의 공동주택 1033만 호와 단독주택 397만호의 가격을 각각 한국감정원과 한국감정평가협회에 의뢰해 조사하는 것으로, 매년 4월께 공시된다. 공시가격은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 등 부동산 보유세의 부과 기준으로 이용된다.

고가 단독주택 공시가격, 시세의 1/3 수준만 반영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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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해양부가 지난 4월 발표한 '2011년 공동주택 및 단독주택 가격 공시'에 따르면, 이건희 회장이 소유하고 있는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주택(대지 면적 2134㎡, 건물 연면적 961㎡)의 공시가격은 97억7000만 원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싼 단독 주택이다.
국토부는 이 주택의 땅값을 1201만 원(이하 3.3㎡당)으로 평가했지만, 현재 시세는 4000만 원에 달한다. 또한 국토부가 191만 원에 평가한 건물가격은 500만 원으로 추산됐다. 경실련 분석 결과, 이 주택의 추정 시세는 310억 원으로, 공시가격은 시세의 31%만 반영하고 있는 셈이다.

다른 고가 단독주택의 공시가격 역시 시세 반영률이 30~50%에 불과했다.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비싼 집인 임용윤 이화산업 회장 소유의 경기 하남시 망월동 주택 공시가격은 95억2000만 원이다. 하지만 경실련이 추정한 시세는 269억1000만 원에 달한다. 시세 반영률은 35%에 불과하다.

고가주택 순위 3위인 경기 하남시 망월동 이화산업 근로자 사택(공시가격 97억6000만 원), 4위 서울 동작구 흑석동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 자택(85억7000만 원), 5위 서울 중구 장충동 이건희 회장 소유 주택(80억8000만 원) 또한 시세 반영률이 각각 38%, 37%, 48%에 불과하다.

이밖에 서울 용산구 한남동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 자택(85억4000만 원), 경기 성남구 분당구 판교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자택(78억1000만 원), 서울 성북구 성북동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자택(47억1000만 원) 또한 시세 반영률이 각각 26%, 38%, 38%로 낮았다.

단독주택 공시가격의 시세반영률은 일반 아파트에 비해 상당히 낮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 아파트(전용면적 269.4㎡)의 공시가격은 44억7200만 원으로, 이 아파트의 현재 시세(57억 원)를 감안하면 공시가격의 시세반영률은 78%에 달한다. 다른 아파트의 시세반영률도 80% 수준이었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정몽구 현대차 회장 자택.
 서울 용산구 한남동 정몽구 현대차 회장 자택.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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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 "이건희 회장, 잘못된 공시가격으로 9억 원의 감세 혜택 받아"

부동산 보유세 부과 기준인 공시가격이 시세를 반영하지 못하는 만큼, 단독주택 보유자들은 부동산 보유세를 덜 내고 있다는 게 경실련의 설명이다.

경실련은 이건희 회장이 소유한 주택을 이용해, 감세 혜택을 추정했다. 서울에 있는 이건희 회장 소유 주택 5채의 공시가격은 모두 합쳐 345억6400만 원에 달했다. 보유세는 6억1000만 원으로 추정된다. 반면, 경실련이 추정한 시세는 982억9300만 원이다.

아파트 수준의 시세반영률(80%)을 적용한 금액(786억3440만 원)에 대해 보유세를 매기면, 15억2000만 원에 달한다. 경실련은 "시세반영률이 낮은 잘못된 공시가격 때문에 이건희 회장은 매년 9억 원이 넘는 감세혜택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성달 경실련 부동산·국책사업팀장은 "엉터리 공시가격은 땅과 집을 많이 소유한 부자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고 있다"며 "조세형평성 회복을 위해 고급주택가의 집값을 전면 재조사하고, 공시가격의 시세반영률을 아파트 수준인 80%까지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그:#공시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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