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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대 검찰총장이 종북 세력 척결을 선언한 이유는 야당과 국민이 통합해 종북 딱지를 떼고 국가보안법 칼날에 맞서려 하니 정권을 지키려는 것이다."

 

민주노총과 민주당,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등 야당들이 최근 공안 정국 조성을 내년 선거를 염두에 둔 정권 지키기로 규정하고 야권 통합과 진보 세력 연대에 더 힘을 모으기로 했다.

 

"종북 좌익과 전쟁? 공안정국 만들어 정권 지키려는 것"

 

민주노총은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오후 3시 서울 시청광장에서 노동자 3천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8.15노동자대회를 열고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대정부 투쟁을 선언했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날 대회사에서 "한상대 검찰총장이 취임 일성으로 부정비리 일소와 종북 좌익 세력과의 전쟁을 선언했는데, 대통령부터 고위공직자들이 모조리 탈세와 위장전입, 군 면제까지 비리 종합백화점이고 자기 자신이 범법자인데 무슨 수로 부정비리를 일소하느냐"고 비꼰 뒤 "이명박 정권은 한마디로 온 국민을 상대로 전쟁을 벌이겠다는 시대착오적이고 오만방자한 발상에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이명박 정권을 '반통일, 반노동, 반민주 폭력정권'으로 규정하고 대정부 투쟁을 선언하는 한편 "전쟁의 주범은 독점 자본과 제국주의 세력이었고 그 피해자는 노동자들과 피억압 식민 국가였다"면서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체제 전환을 촉구했다.

 

이 자리에는 민주당,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등 야당 대표들도 참석해 야권 통합 의지를 다졌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이명박 정부 집권 이후 남북 관계가 냉동실에 들어가 한반도 역사 진전이 정체됐다"면서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이명박과 한나라당 정권을 심판하고 다시 통일의 길로 가는 게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한상대 검찰총장이 '종북 좌파 세력' 척결을 선언한 이유는 야당과 국민이 통합해 종북 딱지를 떼고 국가보안법 칼날에 맞서려 하자 정권을 지키려는 것"이라면 "통합진보정당과 야권 연대로 공안 탄압을 뚫고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 역시 "노동3권이 억압받고 말살되는 곳에 민주주의는 없다"면서 "현 정부의 '국가 폭력'을 막으려면 국민이 부여한 권력을 국민 스스로 빼앗아 진보정당에 국가 운영을 맡겨야 한다"고 밝혔다.

 

정동영 민주당 의원도 "노동 탄압과 공안 탄압을 이기려면 분단체제가 무너지고 평화 체제로 가야한다"면서 "오는 8월 20일 10만 희망 시국대회가 야권 연합과 통합으로 가는 징검다리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왕재산 사건'에 보안법 폐지 '맞불'... 일본 조선학교 돕기 운동도

 

이날 민주노총은 최근 공안정국 조성의 시발점이 된 '왕재산 사건'과 주한미군 고엽제 매설 문제 등을 직접 거론하며 국가보안법 폐지와 SOFA(한미주둔군지위협정) 전면 개정을 촉구했다. 

 

이날 무대에는 '왕재산 사건' 구속자 가족들이 직접 나와 국가보안법의 부당성을 호소했다. "세상에 태어나 처음 지옥을 경험하고 있다"고 밝힌 한 구속자 부인은 "대학 시절 학생운동을 하다 구속된 일로 국가에서 보상받은 걸 훈장으로 알았는데 정권이 바뀌고 나니 올가미가 됐다"면서 "국가가 우리 가족을 상대로 전쟁하겠다고 선언하고 우리 가족을 사지로 몰아대고 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강실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주한미군 고엽제 문제로 온 국민이 경악하고 있는데 정작 미군과 미국 정부는 사과하지 않고 진실 은폐하려하고 있고 현 정부는 미국 눈치만 보고 있다"고 따지고 "한미FTA 역시 '더블딥' 위기에 처한 미국 경제를 구하려 한국 민중을 희생시키려는 것인데 한미FTA보다 남북 관계 개선이 해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행사장 한켠에선 지난 3월 일본 동북부 대지진으로 큰 피해를 당한 센다이 조선학교 돕기 모금 운동이 벌어졌다. 민주노총은 이날 조선학교 돕기 운동을 펼치고 있는 '몽당연필' 권해효 공동대표에게 그동안 조합원들에게 모금한 돈을 직접 전달하기도 했다.

 

그동안 우리 정부나 민간 차원에서 지진 피해를 당한 재일동포에게 540억 원을 지원했지만 정작 조선학교는 '조총련계'란 이유로 제외됐다. 권해효 대표는 "출발점은 분단에 있다"면서 "70만 재일동포가 꿈꾼 진정한 해방은 통일된 조국이었고 지난 65년 동안 우리 말과 글을 지켜왔다"며 '공안 탄압' 위협 속에서 조선학교 돕기를 벌이는 의미를 되새겼다.


태그:#민주노총, #8.15노동자대회, #조선학교, #국가보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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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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