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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부 시절 국방장관을 지낸 김장수 의원(한나라당, 국방위)이 강정마을을 방문해 강동균 마을회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참여정부 시절 국방장관을 지낸 김장수 의원(한나라당, 국방위)이 강정마을을 방문해 강동균 마을회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 장태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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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강정마을에 건설 예정인 해군기지에 대해 여당인 한나라당 내부에서 미묘한 변화의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 8일, 제주 지역 언론은 야5당 제주해군기지 진상조사단의 발표를 인용해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와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가 해군기지 공사 일시 중단에 합의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일제히 보도했다.

보도가 나간 뒤, 황우여 대표 측에서 "공사 중단에 합의한 적이 없고", "국회 예결위 내에 여야가 동수로 참여하는 소위원회를 두어 해군이 국회가 내놓은 의견을 준수했는지 조사하기로만 합의했다"고 해명하면서 '공사중단 합의'는 일단 해프닝으로 결론이 났다.

하지만, 민주당은 "국회에서 여야가 참여한 소위원회에서 현장을 조사하겠다는데 공사를 진행하는 건 말이 안 된다. 합의문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두 대표 사이에는 구두로 공사 중단에 대한 동의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날 보도된 공사 중단 합의가 '오보'로 결론이 내려지긴 했지만, 여당 원내대표가 야당 대표와 해군기지 문제를 논의한 것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었다.

그리고 11일에는 한나라당 소속 김장수(비례대표), 김동성(성동구을) 두 국회의원이 한나라당 국회의원으로는 처음으로 강정마을을 찾아 주민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두 의원 모두 국방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김장수 의원은 참여정부 시절에 해군기지 부지가 결정될 때 국방부 장관을 맡았기에 이번 방문은 더욱 의미가 깊다.

두 의원은 이날 오후 1시 40분부터 약 한 시간동안 강정마을회관에서 주민대표들과 간담회를 했다. 이 자리에서 김장수 의원은 "주민들이 찬성과 반대로 나뉘어 대립해 안타깝다. 하지만 나는 여당 의원이기 때문에 해군기지는 추진돼야 한다는 생각으로 찾아왔다"고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았다.

그러면서도 "야5당과 강정마을 주민들이 해군기지를 반대하고 있고 외부세력까지 와서 함께 반대하고 있어, 강정마을의 실상을 직접 보고, 좀 더 이 문제를 합리적으로 풀어낼 방안이 있는지 고민하고 의견을 듣기 위해 왔다"고 했다.

이재오 특임장관도 해군기지 관련된 사업장 둘러봐

한나라당 김장수 의원(오른쪽)과 김동성 의원(왼쪽)이 강정마을을 방문해 주민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해군기지와 관련하여 강정마을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나라당 김장수 의원(오른쪽)과 김동성 의원(왼쪽)이 강정마을을 방문해 주민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해군기지와 관련하여 강정마을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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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담회에는 강동균 마을회장, 고권일 대책위원장, 천주교제주교구 고병수 신부, 범대위 고유기 집행위원장 등이 배석했다. 두 여당 의원을 맞은 강동균 회장 등은 정부와 해군과 제주도정이 해군기지를 추진하면서 저지른 각종 절차 위반 사례들, 해군기지로 인해 야기된 주민 간 갈등문제와 환경파괴 문제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했다.

특히 고병수 신부는 이 자리에서 "해군이 공사를 진행하면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제기한 각종 고소고발과 주민들을 불안하게 하는 경찰의 공권력 투입을 여당이 나서서 해결해야한다"고 요구했다. 간담회 내내 주민들의 의견을 경청한 두 의원은 "주민들에 대한 고소고발의 내용을 잘 모르니 확인해보겠다"고만 답했다.

한편, 김장수 의원 등이 강정마을을 방문한 날 이재오 특임장관도 제주를 방문해 해군기지와 관련된 사업장을 둘러봤다.

이날 오후 비공개로 제주를 방문한 이재오 장관은 해군기지 부두공사에 투입될 케이슨을 제작하는 화순항을 방문해 현장을 점검했다. 그 후 강정마을 해군기지 부지 내에 설치된 해군기지 사업단을 방문해 공사 진행과 관련한 상황을 보고 받았다. 이재오 특임장관의 제주방문은 해군기지에 대한 제주 내부의 분위기를 확인해 이를 청와대에 전달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나라당 내 한 인사는 "해군기지와 관련해 당내 기류에 변화가 있는 것은 확실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해군기지는 해군이 알아서 추진할 일이고 당이 나설 일이 아니라는 게 당내 지배적인 의견이었는데, 야당이 국회 내에 진상조사단을 구성하고 해군기지 문제가 국회 내 쟁점으로 부상하면서 여당인 한나라당이 더 이상 이 사안에 대해 침묵할 수 없게 되었다"며 당내 변화된 분위기를 전했다.


태그:#강정마을, #해군기지, #한나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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