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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과일의 대표 주자 '수박'. 이런 수박에도 '고난의 세월'이 있는 것 같습니다. 때 아닌 수박의 고난이라니….

 

지난 주말, 전북 순창으로의 가족 여행에서 재밌는 현장을 보았습니다. 강천사 입구로 들어가면서 탁자 위에 놓인 박스와 쟁반, 칼을 보고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어, 저게 뭐지?'

 

대수롭지 않게 여겼습니다. 그런데 강천사를 둘러보고 나오는 길에 간간이 박스를 들고 오는 사람과 마주쳤습니다. 안에 든 내용물은 수박이었지요.

 

'저게 이 용도였구나!'

 

라는 생각이 들대요. 또한 계곡에 자리를 깔고 앉은 사람들 옆에도 박스가 있더군요. 여기에도 수박이 들어 있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보통 계곡 등에 가면 시원하게 먹는다며 수박을 물에 담가두는데 여기에는 그 모습이 없대요.

 

나가는 길에 강천사 입구에서 탁자를 지키는 분에게 물었습니다.

 

"왜, 여기에 수박을 담아 주세요?"

"저기 서 있는 펼침막 한번 보세요."

 

그가 가리키는 곳을 보았습니다. 거기에는 이런 글씨가 있더군요.

 

"수박 안 가져오기 운동 - 속살만 가져가세요."

 

이건 또 뭔가 했지요. 그에게 '수박 안 가져오기 운동'을 하는 이유를 물었습니다.

 

"수박 먹고 나서 버리면 자연이 더러워져 수박 안 가져오기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걸 모르고 수박 가져오신 분들은 잘라서 담아 드린 후 들고 가게 합니다."

 

이는 마치 수박뿐 아니라 자연에 버려지는 '과일 껍질'에 대한 경고(?) 같았습니다. 산행에서 과일을 먹고 난 후 껍질을 대수롭지 않게 버리는데, 그 과일 껍질마저 환경오염원이라는 것이었죠.

 

순창군에서 자연을 위한 배려를 묵묵히 실천할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순창군의 자연을 위한 배려에 무한 박수를 보냅니다.

 

결국, 사람들의 작은 무관심이 수박에게 자연을 훼손하는 과일이라는 '개망신의 수모'를 안긴 겁니다.

 

여름철 휴가 등 물놀이 때 무심코 들고 가는 수박, 이제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 제 블로그에도 올립니다.


태그:#수박, #강천사, #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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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힐 수 있는 우리네 세상살이의 소소한 이야기와 목소리를 통해 삶의 향기와 방향을 찾았으면... 현재 소셜 디자이너 대표 및 프리랜서로 자유롭고 아름다운 '삶 여행'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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