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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대전지역본부가 1일 대덕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민주노총대전지역본부가 1일 대덕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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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청장 면담을 위해 비서실로 진입하려는 민주노총 관계자들과 이를 막아서는 대덕구청 직원들 간에 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구청장 면담을 위해 비서실로 진입하려는 민주노총 관계자들과 이를 막아서는 대덕구청 직원들 간에 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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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을 '공공질서를 해할 우려가 있는 단체', '정치성향의 단체'로 규정, 문예회관 대관을 거부한 대전 대덕구청을 민주노총이 항의 방문했으나 구청장과의 면담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구청장실 진입을 시도하는 민주노총 관계자와 이를 저지하려는 대덕구청 직원들과의 심한 언쟁과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민주노총대전지역본부(본부장 엄연섭)는 1일 오후 대덕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덕구가 편파행정, 반노동자적 행정을 하고 있다며 강력 규탄했다.

이는 대덕구청이 민주노총대전본부가 대덕문예회관을 대관하려하자 '대전광역시 대덕구 대덕문예회관 운영 등에 관한조례' 제5조 1항 '공공질서의 유지 및 미풍양속을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을 때 사용허가를 하지 아니한다'는 내용을 근거로 대관을 거부했기 때문.

민주노총은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대덕구는 1·2공단과 3·4공단이 입주해 있는 노동자들의 도시"라면서 "따라서 노동자와 그 가족들이 복지를 위해 다양한 행정서비스를 제공해야함에도 특별한 사유도 없이 대덕구청이 노동단체의 구청 시설 이용을 거부하는 등 노동자 배제정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이어 "대덕구가 대관 거부 근거로 제시한 조례를 아무리 살펴보아도 노동조합에게 구청 시설 이용을 제한할 아무런 이유를 찾을 수가 없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덕구청이 편파적인 행정을 하는 것은 구정 책임자인 한나라당 소속 구청장의 반노동자적 태도 때문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이번 문제는 결코 어물쩍 넘어갈 수 없다, 우리는 반드시 이 문제를 바로 잡을 것"이라며 "우리는 대덕구청 책임자의 반성과 사과, 재발방지 약속이 있을 때까지 지역의 정당, 시민사회단체와 연대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천명했다.

이날 규탄발언에 나선 엄연섭 본부장은 "대덕구청은 민주노총을 자신들의 마음대로 정치적 성향의 단체로 규정하고, 또 공공질서를 해할 우려가 있는 단체라고 판단하여 시민들의 세금으로 지어진 구청 시설의 대관을 거부하고 있다"며 "이 문제는 아무리 시간이 걸린다고 해도 반드시 바로잡아 노동자들에 대한 편협된 생각을 고쳐 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근 민주노동당대전시당위원장도 "그 동안 대덕문예회관에서는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도 행사를 했었고, 얼마 전에는 운수노조에서도 대의원대회를 했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갑자기 민주노총에 대해 대관거부에 나선 것은 한나라당 소속 정용기 구청장의 진보세력에 대한 편협된 생각이 작용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정용기 구청장 면담 요구... 막아서는 대덕구청 직원들과 '언쟁'과 '몸싸움'

전덕표 대덕구 홍보문화팀장(왼쪽)과 민주노총대전지역본부 박종갑 국장이 대덕구의 입장과 관련 언쟁을 벌이고 있다.
 전덕표 대덕구 홍보문화팀장(왼쪽)과 민주노총대전지역본부 박종갑 국장이 대덕구의 입장과 관련 언쟁을 벌이고 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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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을 마친 민주노총 관계자들은 정용기 구청장과의 면담을 위해 구청장실로 향했다. 민주노총은 두 번에 걸쳐 정 구청장과의 면담을 요구했으나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 이 때문에 민주노총은 일방적으로 이날 오후 4시를 면담시간으로 정하고, 구청장실로 향하게 된 것.

이들이 들어서자 비서실 문 앞에는 대덕구 직원 50여 명이 나와 이들을 몸으로 막아섰다. 그러자 민주노총 관계자들이 이들에게 '비켜라', '공무원들이 그렇게 할 일이 없느냐', '시민이 구청장 만나는 데 왜 막아서느냐'는 등의 고함을 치며 비서실로 들어서려 했다.

이에 대덕구청 직원들은 '구청장은 출타 중이다', '다음에 다시 오라'는 등의 말로 응수했고, '그럼 앉아서 기다리겠다'는 민주노총 관계자들과 언쟁이 이어졌다. 결국 양측은 욕설을 주고받고 심지어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기까지 했다.

20여 분 이상의 몸싸움과 언쟁을 벌인 후 전덕표 대덕구 홍보문화팀장이 나서서 이들을 설득했다. 그는 "문예회관은 대덕구에서 위탁한 곳이기 때문에 대덕구청장이 여러분들을 만날 이유가 없다"며 "이미 이런 상황에 대해 보고 드렸고, 구청장도 '만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대덕구의 입장은 이미 밝힌 바와 같이 조례에서 정하고 있는 '공공질서를 해할 우려가 있는 단체', 또는 '미풍양속을 해할 우려가 있는 단체'에 대관을 하지 않는 게 공식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에 민주노총 관계자가 "그렇다면 노동단체, 그리고 정당, 심지어 종교단체가 모두 공공질서를 해할 우려가 있고, 미풍양속을 해할 우려가 있는 단체란 말이냐"고 따졌다.

이에 전 팀장은 "그렇다"고 답했다. 그러자 민주노총 관계자들은 "정말 할 말이 없다"면서 "이런 사람하고 무슨 대화를 하겠느냐"고 개탄했다. 이들은 "이번 주 까지 대덕구청의 공식 입장을 다시 한 번 기다려보고 태도변화가 없다면 더욱 강력히 투쟁하겠다"고 말한 뒤 돌아갔다.


태그:#민주노총대전본부, #대덕구, #정용기, #민주노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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