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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당이 지향해야 할 새로운 비전으로 '선진복지국가'를 제시했다. 당이 지향해야 할 가치의 무게 중심을 성장에서 복지로 옮겨 외연 확대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는 19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한나라당 뉴비전'의 내용을 공개했다. 지난해 6·2 지방선거 참패 이후 당의 새로운 진로를 모색하기 위해 연구소에 비전위원회를 만든 지 6개월여 만이다. 뉴비전 보고서 작성에는 당내 의원 15명은 물론 외부전문가 100여 명이 참여했다.

 

뉴비전 보고서의 핵심은 성장과 경쟁, 작은 정부로 요약되는 보수 패러다임의 전환이다. 양극화 해소를 위한 복지 확대, 이를 위한 정부 역할의 확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나라당 뉴비전 "복지 확대 위해 증세도 필요"

 

뉴비전 보고서는 선진복지국가의 구체적 비전으로 ▲ 선진경제 ▲ 평생안심복지 ▲ 평화통일 선진정치 ▲ 양성평등을 제시했다. 또 ▲ 자유민주주의 ▲ 따뜻한 시장경제주의 ▲ 조화와 통합의 공동체주의를 3대 이념 노선으로 내놨다.

 

구체적 정책 목표로는 2020년까지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를 달성하고 사회복지지출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국내총생산 대비 20%)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복지재정 마련을 위한 증세 계획도 언급됐다. 초기에는 조세부담률 증가가 비과세 감면 축소나 재산세과표 현실화 등을 통해 이루어지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간접세와 직접세의 세율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또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0~5세 영유아의 무상보육을 실현하고 고등학교 무상의무교육도 실시하기로 했다. 고등교육재정도 OECD 평균수준(국내총생산 대비 1%)으로 확대해 대학등록금 부담을 30% 인하한다는 과제도 제시했다.

 

새 대북정책 기조에도 이명박 정부의 강경 정책에 대한 반성이 반영됐다. 남북대화를 적극 추진하고 대북지원을 확대하는 한편 개성공단과 파주공단을 연결하는 공동자유경제특구, 금강산과 설악산을 연결하는 동부지역 평화관광벨트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한나라당이 적극적인 '좌클릭'에 나서고 있는 것은 극심한 사회적 양극화를 부른 성장과 경쟁이라는 보수 가치로는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지난해 지방선거와 올해 재보선에서 드러난 민심이반에서 변화가 보수 생존의 전제 조건임이 확인된 것이다.

 

나성린 "총선·대선 승리 위해서는 중도 포괄해야"

 

나성린 여의도연구소 비전위원장은 "우리 사회의 이념 지형이 크게 변하고 있는데 한나라당이 그대로 있으면 정권재창출은 불가능하다"며 "내년 총선과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중도까지 포괄하는 외연확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나 위원장은 "한나라당은 무조건 '큰 시장, 작은 정부'를 추구하는 게 아니라 따뜻하고 효율적인 정부, 따뜻하고 공정한 시장을 지향한다"며 "사회적 양극화를 해소하고 투명하고 공정한 시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을 확대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나라당의 보수 색채를 일부나마 탈색하려는 '뉴비전 보고서'는 당내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당내 보수파는 '포퓰리즘이다', '산토끼 잡으려다 집토끼까지 잃는다'는 비판을 내놓고 있는 반면 소장파들은 '미흡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은 뉴비전 보고서를 초안으로 삼아 향후 당내 토론을 거쳐 최종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오는 20일 국회에서 열리는 '한나라당 뉴비전' 공청회가 1차 토론 무대다.

 

나 위원장은 "뉴비전 초안 작성에 당내 다양한 성향의 의원들이 참여했다"며 "앞으로 수정 보완을 거치고 구체적인 정책들이 발표되면 당내 토론도 활발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태그:#한나라당, #뉴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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