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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수정 : 8일 오후 5시 13분]

 

지난 7일 기사 맹형규 장관이 왜 명예시민 1호인가?를 통해 맹형규 행안부장관이 통합창원시의 명예시민증을 받을 만한 자격이 있는지, 그리고 그 명예시민증이 과연 제1호라고 하는 것이 타당한지 하는 문제를 제기 하였습니다.

 

맹형규 장관은 당연히 해야하는 장관의 직무를 수행하였을 뿐만 아니라 정부가 약속한 통합 인센티브를 지원해준 것 뿐인데 창원시가 공로(?) 운운하며 명예시민증을 주는 것은 넌센스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옛 마산, 창원, 진해시가 명예시민증을 이미 여러 사람에게 수여하였기 때문에 맹형규 장관에게 수여한 명예시민증이 제1호라고 하는 것은 엉터리라고도 보았습니다.

 

어제 기사 송고를 마친 후에 진짜 창원시의 명예시민증 제1호를 받은 사람이 누굴까하는 궁금한 마음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창원시 홈페이지, 옛마산시 홈페이지, 옛진해시 홈페이지를 살펴보고, 인터넷 검색도 해보았습니다.

 

그러다가 맹형규 장관의 자격이나 옛 마산, 창원, 진해시가 준 명예시민증이 있기 때문에 제 1호라는 것은 틀렸다는 당초 문제보다 더 기가 막히고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였습니다.

 

창원시가 옛 마산, 창원, 진해시의 명예시민증 수여 기록의 연속성을 무시한 것 뿐만 아니라 이미 다른 사람에게 통합 창원시 제1호 명예시민증을 수여해놓고 맹형규 장관에게 또 다시 명예시민증 제1호를 수여하였다는 것입니다.

 

 

창원시 명예시민증 제 1호, 이미 지난 3월에 줬다

 

맹형규 장관은 7월 1일 자신이 창원시 명예시민증 제1호를 받았다고 철썩같이 믿고 있겠지만, 창원시 명예시민증 제1호는 지난 3월 3일 노키아티엠씨 띠모 엘로넨 사장에게 먼저 수여되었습니다.

 

노키아티엠시 띠모 엘로넨 사장이 창원시 명예시민증 1호를 받았다고 하는 것은 창원시청 홈페이지 보도자료실에도 자료가 올라와 있고, 언론에도 이미 크게 보도되었습니다. 바로 아래에 보시는 저 사진입니다.

 

아시아뉴스 통신뿐만 아니라 연합뉴스, 뉴시스 통신사를 비롯한 10개 이상의 언론에서 엘로넨 사장이 명예시민증 제1호를 받았다는 것을 보도하였습니다

 

 

지난 3월 3일 마산자유무역지역 1공구 공사현장에서 열린 자유무역지역 확대사업 착공식에서 박완수 창원 시장이 노키아티엠씨 엘로넨 사장에게 명예시민증을 전달하였다는 것입니다. 물론 맹형규 장관 보다 먼저 전달하였으니 통합 창원시 제 1호입니다.

 

따라서 창원시가 통합창원시가 되었다고 새로 번호를 매긴 명예시민증 순서에 따르더라도 맹형규 장관은 창원시 명예시민증 제2호를 받은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맹형규 장관은 제1호인 줄 알고 받았다는 것입니다. 명예시민증 제1호를 받은 어느 쪽도 명예스럽지 않게 되어버렸습니다.

 

 

명예시민증 결정 1호는 맹형규, 수여 1호는 엘로넨 사장?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요? 지난 3월에 이미 '엘로넨' 사장에게 명예시민증 제1호를 수여하였을 뿐만 아니라 보도자료도 내고 여러 언론을 통해 보도까지 해놓고 왜 이런 일을 벌인 것일까요?

 

아마 이런 사실을 알게 된다면 맹형규 장관도 뒤통수 맞은 느낌일 것이고, 엘로넨 사장 역시 유쾌하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통합창원시 명예시민증의 '권위'는 휴지조각만도 못하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제1호 명예시민증을 넉 달 사이에 두 번 수여하면서 모를 수가 있었을까요? 일반 상식으로는 참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위의 사진으로 보시는 것처럼 알로넨 사장에 대한 제1호 창원시 명예시민증 수여 보도자료는 '기업사랑과'에서 작성하여 시청홈페이지에 올렸습니다. 맹형규 장관에게 명예시민증 제1호를 수여하였다고 하는 보도자료는 '행정과'에서 작성하여 홈페이지에 올렸습니다.

 

그렇다면 실제로 명예시민증을 발급하는 부서는 어디일까요? 소관부서가 어디인지는 모르지만 담당부서에서도 몰랐을까요? 담당부서에서는 알고도 이런 일을 벌인(묵인한) 걸까요?

 

7일 오후 무렵 페이스북 창원시 그룹에 이 기막힌 사연이 알려지자 페이비 이종은님은 "외국인 명예시민증 제1호와 자국인 명예시민증 제1호라는 대답을 듣게 될 것"으로 예상하였는데 그 예상이 딱 맞았습니다. 기사를 본 뒤 저에게 전화를 걸어온 창원시 행정과 담당자의 해명은 이렇습니다.

 

"창원시는 2010년 8월 말 맹형규 장관의 창원 방문을 앞두고 명예시민증 수여를 결정하였다. 그런데 장관 방문이 무기한 연기되었고, 그후 2011년 3월에 노키아티엠씨 '띠모 엘로넨' 사장에게 명예시민증 제1호를 수여하게 되었다. 결국 두 사람 다 예우하려다 보니 외국인과 내국인으로 나눠 명예시민증을 각각 제1호로 수여하게 되었다."

 

"말하자면 결정 제1호는 맹형규 장관이고, 수여 제1호는 '띠모 엘로넨' 사장이라는 취지로 그렇게 한 것이다."

 

담당자의 설명에 따르면 실수가 아니라 외국인 사장과 맹형규 장관 양쪽을 모두 '예우' 하기 위해 윗선과 의논하여 이런 상식적이지 않은 일을 한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띠모 엘로넨' 사장에 대한 명예시민증 수여는 '기업사랑과'가 보도 자료를 작성하여 '명예시민증 제1호' 수여라고 크게 홍보하고, 맹형규 장관에 대한 명예시민증 수여는 '행정과'에서 보도 자료를 내고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홍보한 것입니다.

 

오마이뉴스와 개인 블로그를 통해 '명예시민증 제1호'가 두 번 수여되었다는 문제제기가 이루어지기 전까지는 '외국인 1호', '내국인 1호'가 따로 있다는 것은 어떤 자료에도 언급된 일이 없습니다. 창원시의 해명이 궁색한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창원시는 '결정'과 '수여' 중에서 하나의 기준을 적용하여 제1호와 제2호로 순번을 매겨 일을 진행시키는 편이 더 적절한 행정 처리가 아니었을까요? '예우'에 집착해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무리한 일처리가 이뤄진 사실이 씁쓸합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제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맹형규, #창원시, #명예시민증, #노키아티엠씨, #행정구역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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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YMCA 사무총장으로 일하며 대안교육, 주민자치, 시민운동, 소비자운동, 자연의학, 공동체 운동에 관심 많음.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활동하며 2월 22일상(2007), 뉴스게릴라상(2008)수상, 시민기자 명예의 숲 으뜸상(2009. 10), 시민기자 명예의 숲 오름상(2013..2)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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