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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방방재청장 정면으로 비판한 류충 음성소방서장의 글에 대해 박청웅 소방정책과장이 반박 글을 올리자 류충 서장이 이를 재반박하는 글을 올리며 '화재와의 전쟁'에 대한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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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와의 전쟁'은 대국민 사기극이라며 소방방재청장을 정면으로 비판한 류충 음성소방서장의 글에 대한 논란이 계속 확산되고 있다. 류 서장의 글이 올라간 소방방재청 자유토론 게시판에는 그의 주장을 공감하며 지지한다는 소방관들의 글이 줄을 잇고 있다.

전·현직 소방관들의 모임인 소방발전협의회도 7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지휘관으로서 소신 있는 발언을 했다"며 류 서장의 양심선언을 지지했다. 또한, 소방방재청 자유토론 게시판에서는 류 서장과 소방 간부 사이의 설전이 벌어졌다. 소방방재청 박청웅 소방정책과장은 6일 저녁 올린 글을 통해 류 서장의 입장을 반박했으나, 류 서장은 7일 재반박 글을 올리며 물러서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박청웅 소방정책과장은 '화재 사망자수가 30% 줄어든 것은 통계조작'이란 지적에 대해 "교통사고 후 발생한 화재로 인한 사망자의 경우 화재발생 이전에 이미 사망한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는 화재로 인한 사망자로 볼 수 없기 때문에 제외했고, 통계는 각 시·도 상호간 교차확인하고 있으며 통계의 기준은 모든 시·도가 합의한 내용을 근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류 서장을 향해 "비판 내용이 조직 기강에 해가 되는 어투로 일관하고 있고, 사실이 아닌 내용이 포함돼 있어 심히 걱정스럽다"며 "공식적인 방법으로 의견을 건의하지 않고 지휘관으로서 품위를 지키지 못한 점은 유감스럽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류 서장은 "산불현장에서 발견된 사체가 화재로 사망한 것이 아니더라도 종전에는 사망자로 입력했으나, 화재와의 전쟁 이후에는 사망자에서 원천적으로 빼버리는 등의 실질적 조작이 이루어진다"며 "악의적 조작은 아니더라도 지나친 성과주의에 집착하다 보니 발생되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종전에는 사망자와 화재건수를 가능한 많이 잡던 소방행정관행에서 화재와의 전쟁 후에는 가능한 적게 잡아야 하는 관행으로 바뀔 수밖에 없게 됐고, 결과론적으로 화재와의 전쟁에 사용된 통계적 수치는 의도된 결론을 뒷받침하기 위한 도구로 기여했다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류 서장은 "소방공무원으로서 정책소신에 대해 말하고 직언을 드리는 행위가 결코 지휘관으로서의 품위를 해치는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강조하고 "그동안 청장님 비판하다가 인사 조치된 수많은 사람들을 기억한다면 정당한 절차를 거처 조언드리지 못한 제 행동을 나무라는 것 또한 무리"라며 "추가적인 공개토론을 기다리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소방방재청 입장 글에 소방관들 공개 반박 줄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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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충 서장을 지지하는 소방관들의 글이 댓글을 통해 류충 서장의 양심선을 지지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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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오마이뉴스>가 보도한 기사(소방관들은 왜 화재 사망자 수를 조작했을까)를 통해 성과 조작의 실체를 증언했던 소방관들은 류 서장을 지지한다며 속이 후련하다는 반응이다. A 소방관은 "현장에 있는 소방관들이 다 공감하고 있는 문제라 그간의 불만이 폭발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명으로 글을 올려야 하는 소방방재청 누리집 게시판에 하나같이 공개적으로 류 서장의 양심선언을 지지하는 글을 올리는 것도 다 이 때문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소방관들은 박청웅 소방정책과장의 글에 댓글을 올려 조목조목 비판하고 있다. 사실상 소방방재청 입장에 소방관들이 나서 반기를 든 모습이다. 유현진씨는 "소방정책과장님이나 된다고 하시는 분이 현장 실정을 전혀 모르시는 것 같아 안타까워서 글을 올린다"며 "3만에 가까운 일선 직원들은 바보가 아니다. 화재와의 전쟁 성과가 통계조작, 아니 조작까지는 아니더라도 허수임은 소방공무원이면 누구나 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우철씨는 "현장에서 근무하는 입장에서 일선과 관련하여 적시한 모든 내용이 사실이고 통계조작은 분석항목 몇 개만 조정하면 원하는 수치가 나온다"며, "반경 10Km 관할에 현장 도착을 5분 내로 하라는건 3∼4톤의 물을 실은 소방차량을 120Km/h로 몰고 가라는 건데 이 시책을 기안한 자가 자기 책상에서 펜대가 자유롭게 움직이니 현장의 소방차도 장애물 없는 책상 위 트랙으로 현장에 출동하는 줄 아는 모양"이라고 꼬집었다.

"대통령 성과주의 코드에 맞추려다 자초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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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 화재와의 전쟁 지휘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박연수 소방방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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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지역에 근무하는 B소방관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청장이 정권에 잘 보이기 위해 대통령 코드에 맞춰 지나치게 성과주의를 몰아세운 것이 결국 이런 결과를 자초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실적이 우수한 소방서에 상을 줄 수는 있다고 보지만 하위를 차지한 곳은 지휘관을 직위해제시키는데, 어느 간부가 실적 조작을 안 할 수 있겠냐"며 "이 때문에 간부들이 현장 소방관들을 더 닦달하게 되고, 소방관들의 불만이 쌓일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산 해운대소방서 노재훈 소방관은 "소방방재청이 외청으로 독립한 7~8년 동안 이런 일이 없었다. 현장을 아는 소방관 출신이 소방방재청장이 되고, 현장에 맞는 정책을 펴야 이런 논란이 안 생길 것"이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현재 구조는 무면허 운전자에게 운전을 맡긴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검사 아닌 사람이 검찰총장이 될 수 있습니까? 판사 아닌 사람이 대법원장이 될 수는 없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소방만 아무 관련이 없는 사람들이 청장을 맡고 있고, 행정직 200명에 3만6천 소방공무원들이 휘둘리는 꼴이니 이런 조작이 생기게 되는 겁니다. 소방 현실을 모르는 데 따른 당연한 결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