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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내에서도 자신들의 텃밭, 부산의 민심이 흔들리고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8일 하루, <오마이뉴스> 정치1팀 황방열 팀장과 안홍기 기자가 부산의 바닥 민심을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이 기사는 '엄지뉴스'와 트위터로도 전송됩니다. 이후 기사로도 정리할 예정입니다. 부산 민심과 대화하실 분은 댓글이나 트위터에 의견을 전달해주세요. [편집자말]
[최종: 오후 6시 40분] "한나라당만 찍는 부모님, 이해 되지 않아"

김세연 금정구 한나라당 의원
 김세연 금정구 한나라당 의원
ⓒ 황방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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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현역 한나라당 의원이 바라 본 부산 민심은 어떨까. 금정구가 지역구인 김세연 한나라당 의원(초선)은 "부산 민심이 한나라당에 대한 일방적인 지지를 보내던 상황과는 분명히 달라졌다"고 전했다.

황방열 팀장과 만난 김 의원은 '달라진 민심'의 이유로 "수도권에 대한 소외감, 서울과의 격차심화 등이 오래 누적된 문제라면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저축은행 사태 등이 직접적인 요인"이라며 "저축은행은 직접적인 피해가 많고 절박함이 크게 느껴지는 문제로 파장이 크다, 지난 20년간 한나라당의 독점적 지배현상이 지역정치 발전을 촉진하지 못했다는 점을 겸허하게 인정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의원은 "우리도 정체돼 있는 것만은 아니다"라며 "진지하게 자각하고 분석해 대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피력했다.

'박근혜 전 대표가 나서면 분위기가 달라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박 전 대표가 전면에서 내년 총선을 이끌 가능성이 높지만 요즘 시대에 누가 나온다고 일방적으로 정리되지는 않는다"며 "다만 이제까지 지도부가 국민에 대한 설득력과 비전제시가 약했다는 점에서 일관된 신뢰와 리더십을 보여 온 인물이라는 점에서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안홍기 기자는 '20대 민심'을 탐색하기 위해 부경대학교를 찾았다.

부경대학교 정문에는 민주노동당 학생위원회가 건 것 외에는 등록금 인하 관련 현수막은 눈에 띄지 않았다. 국립대학이라 다른 사립대학보다는 등록금이 낮은 수준인 것도 한 이유인 듯 했다.

학생회관에서 만난 이성용(23)씨는 "등록금이 다른 학교에 비해 별로 이슈가 안 되고 있다"며 "그래도 다른 대학에 다니는 친구들에게서 등록금 부담이 많이 된다는 얘기를 들었다, 등록금 대책을 실효성 있게 잘 만든 정당에 투표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공대생인 최아무개씨는 "가을에 군대에 갈텐데 부재자 투표는 꼭 할 것"이라며 "야당 후보가 괜찮아 보이는 사람이 나온 걸 못 봐서 어떤 야당을 찍을지 잘 모르겠지만, 한나라당은 아니다"라고 잘라말했다. 그는 "부모님이 무조건 한나라당만 찍는 게 이해 되지 않는다"며 "이명박 정부의 표현의 자유 억압이 심해 인터넷 활동이 자유롭지 않다"고 지적했다.

반면, 투표를 꺼리는 학생도 만나볼 수 있었다. 이현아씨는 "내가 투표한 사람이 나중에 비리 같은 걸로 잡혀 들어가면 허탈하고 기분 나쁠 것 같다"며 "투표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오후 4시 50분] 한나라당 국회의원이 '구의원'으로 불리는 이유

이번엔 황방열 팀장, 안홍기 기자 모두가 한 인물을 만났다. '부산 정치'를 꿰뚫고 있는 송대성 <부산일보> 정치부장이다. 그는 "민주당은 다음 총선에서 자신들이 부산에서 5~6석 정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하는데, 허황되다고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이유는, 경제난이다. 그는 "부산에 광고를 할 만한 기업이 없을 정도로 경제난이 심각하다"며 "대표적인 지역 신문인 우리 형편이 어려운 걸 보면 잘 알 수 있다"고 토로했다.

송 부장에 따르면 이 같은 '부산 위기론'에 한나라당 의원들은 초조해하고 있다. 그는 "일부 의원들은 국회의원이 아니라 '구의원'이라고 불리기도 한다"며 "내년이 총선인 상황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이 이렇게까지 일찌감치 지역에서 스킨십에 열중하고 있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오후 3시 30분] "부자들만 돈 찾았다"

부산저축은행 피해자들이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는 초량동 부산상호저축은행.
 부산저축은행 피해자들이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는 초량동 부산상호저축은행.
ⓒ 안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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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갈치 시장에서 나온 안홍기 기자는 '부산 민심'을 들끓게 한 부산상호저축은행을 찾았다. 저축은행 피해자들은 현재 두달 넘게 은행을 점거한 채 농성을 하고 있는 상태. 은행 출입문에는 이런 대자보가 붙었다.

"은행고객 모두가 VIP다. 저축은행 피해자 모두 보장해라."
"부자들만 돈찾는 MB정권 물러가라. 특혜받는 부자들, 발만동동 서민들. 문닫힌 셔터 안에서 부자들만 돈 찾았다."

김옥주 부산상호저축은행 피해자 비상대책위원장은 피해보상이 제대로 안 될 경우 "낙선 운동에 들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약이다.

- 이번 사건 해결에 대한 정치인들의 관심이 높은 편인가.
"그렇다. 조금 전에도 이종혁 의원이 다녀갔고, 정두언 국정조사위원장도 며칠 전 와서 만났다. 특검같은 것과는 별개로 피해자 보상을 최우선하겠다고 약속해서 일단 희망을 갖고 믿어보기로 했다."

- 그럼에도 피해자 보상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그렇다면 사생결단을 하고 국회 앞에 가서 단식투쟁을 하고 거기서 죽어도 죽어야지. 대한민국이 그렇게 된다면 정부가 없는 거나 같다. 이런 잘못된 일을 알면서 해결을 못한다면 한나라당이건 민주당이건 국조위원들에 대한 낙선운동에 들어가야지. 당과 무관하게 다 자격이 없지. 그거 하나 해결 못하면 뭐하러 들어갔노.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부산 현역 의원들도 힘들어 질거다."

- 정치인들에 바라는 게 있다면.
"국정조사위의 어느 의원이라도 한번쯤은 법정에 참석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검찰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 그 이유는 법원에 한번 가봐라. 재판이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재판장에 앉아 있어 보면 대검에서 얼마나 열심히 수사하는지 알 수 있다. 증인들이 말바꾸기를 해서. 이미 다 드러난 것도 거짓말 하는 걸 의원들이 보고 검찰에 힘을 실어줘야한다. 안되면 재판 내용 속기록이라도 한번 보도록 해라

[오후 3시 10분] "박근혜에 맞서 문재인이 고공전 담당하면..."

최인호 민주당 부산시당 위원장.
 최인호 민주당 부산시당 위원장.
ⓒ 황방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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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방열 팀장이 만난 한나라당 소속 부산 시의원은 민주당이 벌써부터 들떠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최인호 민주당 부산시당 위원장을 만나서 '실제로 들떠있냐'고 물어봤다. 그는 "그렇게 말할 수도 있다"면서도 "우리는 아직 18개 의석 중 절반도 인물이 드러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부산에서는 박근혜 전 대표에 맞서 문재인 전 실장이 고공전을 담당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한나라당에 손색없는 인물들 내세우고 야권후보 단일화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부산 총 18석의 1/3인 6석이 뻥이 아니다"라고 희망섞인 전망을 내놓았다.

다음은 그의 발언을 정리한 요약본이다.

"우리 진영이 약하고, 들떠 있는 것 같다? 그렇게 말할 수도 있겠으나 우리는 아직 18개 의석중 절반도 인물들이 드러나지 않았다. 3선이 유력한 조경태 의원, 김정길 전 장관, 김영춘 전 의원 그리고 저 이런 사람들 만만치 않을텐데.

10월말에 부산 동구청장 보궐선거가 있다. 우리는 참여정부 이해성 홍보수석을 설득 중이고 본인도 희생할 생각이 있다. 보궐선거는 투표율이 낮기 때문에 조직력이 강한 한나라당이 유리하겠지만, 내년 총선 6개월 앞둔 시점이라는 점에서 여론의 향방을 알 수 있게 될 거다.

박근혜 전 대표가 내년 총선에 부산에서도 전면에 나서겠지만, 그가 할 수 있는 말은 '미워도 다시 한 번'일 거다. 그런데 17대 때와 지금은 다르다. 당시는 탄핵과 정권초기 기대감 때문에 급격히 상승했다가 식었지만 지금은 반한나라당 정서가 서서히 구조화되고 있다. 그때와는 다르다.

한나라당 독식 20년동안 부산은 인천에 밀려 제3의 도시가 된다는 위기감이 있다. 인구가 50만명이 줄어서 350만명 수준이다. 인천은 배로 늘어 250만명이다. 출생률은 꼴찌고.

부산에서는 박근혜 전 대표에 맞서 문재인 전 실장이 고공전을 담당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한나라당에 손색없는 인물들 내세우고 야권후보 단일화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부선 18석의 1/3인 6석이 뻥이 아니다."

[오후 2시 50분] "민주당은 전라도당인데 부산에서 뭘 해줄끼고"

[트위터 반응] "내는 그래도 부산 못믿는다?"

[한나라당 몰표 안나온다는 권씨에게]
"그 정서가 쉽게 바뀔거라고 생각하는 게 오판이져 ㅎ"(soy5040 소영환)

['그래도 한나라당'이라는 권씨 부인에게]
"대책없다능...ㅜ"(seowoopa)

['한나라당 명함받고 돌아서서 비웃는다'고 말한 부산 시의원에게]
"내는 그래도 부산 못믿는다?"(isangk 이상곤)
8일,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부산에서 마주한 민심은 10인 10색이었다.

황방열 팀장이 만난 또 다른 부산 시의원(한나라당 소속)은 앞서 만난 시의원과는 또 다른 진단을 내놨다. 위기감을 갖는 한나라당과 달리 민주당이 벌써 들떠있어 야당도 힘들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민주당은 후보들이 참신해야 하는데 야당 하는 거 보면 그 쪽도 많이 힘들 것 같다"며 "단일화도 지지부진하고 민주당 안에서도 중구난방이다, 지금 거론되는 민주당 사람들도 이미 정치 때 묻은 사람들로 비춰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부산 한나라당은 확실히 위기감을 갖고 있다, 그런데 민주당은 거론되는 사람들도 약한데도 벌써 들떠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한나라당이 자기 희생하는 모습 보이면서 공천을 잘해 참신한 인물을 내고, 내년 총선 때 박 전 대표가 전면에서 지휘하면 분위기가 바뀔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부부설전 "한나라당 몰표 안 나올 것" VS "그래도 한나라당"

비오고 바람 부는 부산 자갈치시장.
 비오고 바람 부는 부산 자갈치시장.
ⓒ 안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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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도 청학동에서 40년 토박이로 살아온 권아무개(60대)씨도 부산이 '젊은 참신함'을 원한다고 평가했다.

안홍기 기자와 만난 그는 "한나라당이건 민주당이건 젊은 사람이 나와서 영도를 살리는 참신한 공약을 내놓으면 유리할 것"이라며 "내년 총선에서 영도 뿐 아니라 부산 전체적으로도 한나라당 몰표는 안 나올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러나 권씨와 함께 있던 권씨 부인은 "그래도 한나라당"이라며 "민주당은 전라도 당인데 부산에서 뭘 해줄끼고"라며 권씨에게 퉁을 줬다.

자갈치시장 한 식당의 여 사장(60대)은 '선거 열기'를 느낄 수 없는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보통 국회의원 선거가 1년도 안 남고 하면 한나라당 공천 받으려는 사람들이 미리 시장에 돌아다니면서 인사도 하고 그러는데 올해는 안 그렇다"며 "예전과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낮 12시40분] "이명박 정부 '초잡게'했다"

부산시청.
 부산시청.
ⓒ 황방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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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전에 엄지맨들이 만나본 한나라당에 대한 부산 민심은 싸늘했다. 지난 5월 17일 여론조사 결과(기사 하단의 내용 참조)보다 체감기온은 더 떨어졌다. 심지어 황방열 팀장이 만난 한나라당 소속 부산 시의원조차도 민심 이반 현상이 위험 수위를 넘었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6.2 지방선거 때 싸늘함을 느꼈다. 한나라당 싫어하는 사람들은 명함을 아예 안 받는데, 명함을 받는 사람들도 돌아서서 비웃더라. 씩웃으면서 '자식들 두고보자'는 그런 느낌이었다. 한나라당 당원들, 심지어 선거운동원들도 허남식 시장 안찍은 사람들이 꽤 있다. 선거는 흐름인데 이게 계속되고 있는 것 같다."

왜 그럴까? 그는 그 원인을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의 실책에서 찾았다. '초잡게'(치사하다의 경상도 사투리)했다는 것이다.

"경제 좋아졌다고 하는데 실제 그렇지 않다. 그리고 이명박 정부가 여기 사투리로 초잡게 했기 때문이다. 부산사람들은 초잡게 하는 게 굉장히 싫어한다. 별 것도 아닌 걸로 사람 쫓아내고, 계속 말 뒤집고."

그는 특히 "지난 지방선거에서 김정길 후보가 45%정도 얻었는데 그가 부산에서 아주 인기가 좋은 편은 아니다"라면서 "누구든 야당 단일후보로 나왔으면 그 정도 나왔을 것이고 더 인기있는 사람 나왔으면 당선됐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시장으로는 허남식이 더 낫지만 당이 싫다는 것"이었다.

그는 이어 "단임제니까 레임덕은 필연적인 거 아이가"라면서 "이전 대통령들은 주변 사람들 부정 때문에 레임덕이 왔는데, 이 대통령은 자신의 정책 실패 때문에 레임덕이 왔다"고 비판했다.

안홍기 기자가 영도 봉래동에서 만난 한 상인(40대)도 시의원의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누가 나오느냐에 따라 다르다고 봐야지. 김형오 의원이 6선 한다고 나오면 어렵다고 봐야하지 않겠나. 노인분들은 무조건 김형오라 하는데, 남-북항 연결 고가도로도 못막았으니 한나라당은 다른 사람 생각해야지. 아직 영도는 한나라당 색이 많지만 참신한 인물이 나온다면 민주당도 해볼만 할 거다"

[오전 11시20분] "한나라당 찍으라? 그러면 누가 듣겠는교"

안홍기 기자는 택시를 탔다. 운전대를 잡은 박아무개씨는 부산사투리로 적나라하게 민심을 전했다.

"이젠 아무래도 당보다는 인물 위주로 안뽑겠는교. 인자는 부산 사람들도 성숙해 가 인물만 좋으면 민주당도 당선될끼라."

그는 이어 "신공항 안된 거 보면 한나라당 못믿겠다 카는기고 박근혜가 대통령 되면 신공항은 밀양으로 완전히 물건너 가는거지"라면서 "그런데도 한나라당 찍으라 하면 듣겠는교"라고 말했다.

박씨의 발언을 트위터로 날렸더니, 트위터리언들은 시니컬한 반응을 보였다.

그래도 결정적인 순간에 우리가 남이가!!!(okjungwater)
이제...?! 진작 좀 그러지...(Kohgogo)

[오전 10시 30분] 한나라당의 독식 구조가 민심 이반 불러

"부산이 활력을 잃고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은 지역 정치 리더십의 문제다."

한나라당 텃밭 부산 민심이 흔들리고 있는 것에 대한 이 지역 전직 언론인의 진단이다. 그는 특히 "88년 총선이후 한나라당 독식구조가 되면서 변화하지 못했다"면서 "변화를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구조가 된 것"이라고 일갈했다.

정치팀의 엄지맨들은 오전 9시30분께 부산역에 도착했다. 황방열 팀장은 부산 지역의 전직 언론인을 만났고, 안홍기 기자는 부산 민심 이반에 영향을 준 동구 초량동의 부산상호저축은행과 자갈치 시장 등을 둘러볼 예정이다. 

[엄지맨, 부산에 가다] 텃밭이 위험하다? 한나라당에 적신호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 등 신임 지도부가 6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 참석해 성적(전당대회 득표율)순으로 자리해 눈길을 끌고 있다. 오른쪽부터 홍준표 대표, 유승민-나경원-원희룡 최고위원.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 등 신임 지도부가 6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 참석해 성적(전당대회 득표율)순으로 자리해 눈길을 끌고 있다. 오른쪽부터 홍준표 대표, 유승민-나경원-원희룡 최고위원.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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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한나라당 신임 대표가 올해 초 안상수 대표체제 최고위원시절 "내년 총선 때 부산경남(PK)에서 최소 6∼7석은 민주당에게 뺏길 것 같다"고 한 이야기를 듣고는 그러려니 했다.

그 뒤 부산진갑에 나서겠다는 민주당 김영춘 최고위원이나 최인호 시당위원장(사하갑)이 "부산 18석중 6석이 민주당의 목표인데 후보들만 '1진'으로 깔면, 10석도 가능하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2010년 6·2지방선거 때 부산시장 선거에서 44.57%를 얻어 전국을 놀라게 한 김정길 전 장관도 이같은 전망에 가세하고 있다. 그러나 이 또한 공격자들이 보통 그러듯 판을 흔들기 위한 말펀치 일 수 있다.

그런데 지난 6월 16일 김무성 한나라당 의원(부산 남을)까지 당대표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부산 분위기가 안 좋다. 내 지역구도 그렇다"고 한 발언은 심상치가 않았다. 그는 이 지역에서만 내리 4선을 했고, 특히 18대 총선 때는 계파갈등으로 한나라당에서 공천을 받지 못하자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터줏대감 같은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는 사석에서도 "이번에는 굉장히 심하다"고 말한다.

'야도' 부산은 1990년 3당 합당 이후 한나라당의 아성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악재가 겹치고 있다. 김영삼 전 대통령 이후 이렇다 할 맹주가 없고, 지역경제 사정도 악화일로다. 올해 1분기 부산지역 아파트값 상승률은 5.49%로 전국 최고였다. 물가 인상률도 전국 최고 수준이었다. 여기에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와 부산저축은행 사태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여론조사 상으로도 한나라당에는 적신호가 켜졌다. KBS부산방송총국이 지난 5월 24일과 25일 부산 거주 성인 102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한나라당과 민주당 지지율은 각각 37.7%, 23.9%였다. 13.8%p는 작은 차이는 아니지만, 그동안 부산의 민주당 지지율이 10%대를 벗어나지 못했던 것에 비하면 약진임이 분명하다.

내년 총선 야당후보 지지 29.3% vs. 여당 후보 지지 27.4%

같은 달 17일 <시사저널>-미디어리서치의 부산·울산·경남지역 주민 500명 대상조사에서는 '내년 4월 총선에서 어느 후보를 지지하겠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야당 후보를 지지하겠다'라는 응답이 29.3%로, '여당 후보를 지지하겠다'(27.4%)라는 응답을 앞질렀다. 오차 범위 내이기는 하지만 큰 변화임이 분명하다. 더욱이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지역 사정의 변화여부를 묻는 질문에 부산지역 응답자들의 37.2%가 '나빠졌다'고 답했고, '좋아졌다'는 답은 1/3도 안 되는 10.5%였다.

그럼에도 텃밭은 텃밭이다. 정도 차이는 있지만 이전에 노무현 전 대통령이나 이철 전 의원 등이 출마했을 때도 흔들림은 있었다. 그때와는 다른 상황일까. 박근혜라는 확실한 대선후보가 총선 전면에 나서면 그대로 정리되는 게 아닐까. 부산민심 탐방에 나선 이유다.


태그:#부산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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