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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SK텔레콤 LTE 상용화 선포식에서 배우 원빈(왼쪽부터), 서진우 SK텔레콤 플랫폼 사장, 중학생 최창수 군(4G LTE 1호 명예 고객), 배준동 SK텔레콤 Network CIC 사장, 가수 아이유가 LTE 상용화를 기념하는 떡케이크를 자르고 있다.
 30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SK텔레콤 LTE 상용화 선포식에서 배우 원빈(왼쪽부터), 서진우 SK텔레콤 플랫폼 사장, 중학생 최창수 군(4G LTE 1호 명예 고객), 배준동 SK텔레콤 Network CIC 사장, 가수 아이유가 LTE 상용화를 기념하는 떡케이크를 자르고 있다.
ⓒ SK텔레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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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전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LG유플러스 '4세대(4G) 이동통신 롱텀에볼루션(LTE) 상용서비스' 기념 행사에서 이상철 LGU+ 부회장 등 주요 참석 인사들이 부산, 광주 등 원거리지역 화상 통화를 하고 있다
 30일 오전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LG유플러스 '4세대(4G) 이동통신 롱텀에볼루션(LTE) 상용서비스' 기념 행사에서 이상철 LGU+ 부회장 등 주요 참석 인사들이 부산, 광주 등 원거리지역 화상 통화를 하고 있다
ⓒ LG유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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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경쟁사보다 2배 빠른 '풀LTE'다."(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
"우린 기지국이 더 촘촘히 깔려 품질이 더 뛰어나다."(배준동 SK텔레콤 네트워크CIC 사장)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서울을 시작으로 4세대(4G) 네트워크 경쟁에 돌입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30일 오전 광화문 세종홀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각각 LTE(롱 텀 에볼루션) 서비스 출범식을 열었다.

양사는 영화배우 원빈과 가수 아이유를 비롯 정관계 인사들을 경쟁적으로 초청해 분위기를 한껏 띄웠지만 이용자 구미를 당길만한 '먹을거리'는 없었다.

"SKT는 속도 반토막" vs. "LGU+는 기지국 부족"

4G 네트워크 기술인 LTE는 현재 이동통신에 쓰고 있는 3G(WCDMA)망보다 데이터 전송 속도가 최대 5배 정도 빠르다. 3G(내려받기 14.4Mbps, 올리기 5.7Mbps)로 1.4GB 영화 1편 내려 받는데 10분 정도 걸린다면 LTE(내려받기 75Mbps, 올리기 36Mbps)로는 2분이면 충분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같은 4G 기술인 와이브로(내려받기 46Mbps, 올리기 14Mbps)보다 1.5배 정도 빠른 걸로 알려졌다.

문제는 양사가 경쟁적으로 7월 1일에 맞춰 LTE 시범서비스를 준비하다보니 커버리지, 단말기 등 실질적인 준비가 미흡하다는 점이다. 이날 LG유플러스는 SKT보다 주파수 대역이 더 확보돼 속도가 2배 빠르다며 속도 우위를 내세웠고 SKT는 기지국을 더 촘촘히 깔아 네트워크 품질이 더 뛰어나다고 맞섰다.

양사 모두 800MHz 주파수 대역을 LTE 서비스에 이용하는데 LG유플러스는 수신과 발신 대역을 각각 10MHz씩 확보해 최대 전송 속도 75Mbps를 모두 낼 수 있는 반면 SK텔레콤은 각각 5MHz 대역만 확보해 절반 밖에 속도를 낼 수 없다.

이에 배준동 SK텔레콤 네트워크CIC 사장은 "연말까지 30만 고객을 예상하는데 현재 5MHz 대역으로도 충분히 속도가 나온다"면서 "시설은 단방향 10MHz로 설치했고 금년 12월부터는 단방향 10MHz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맞서 SK텔레콤은 서울지역 LTE 기지국수가 1772대인 반면 LG유플러스는 600대에 불과하고 800MHz 대역에서 28년간 서비스한 경험을 내세워 네트워크 품질을 강조했다.

LG유플러스가 30일 오전 LTE 시연 행사에서 발표한 양사 LTE 커버리지 계획.
 LG유플러스가 30일 오전 LTE 시연 행사에서 발표한 양사 LTE 커버리지 계획.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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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수도권 먼저... 전국망은 1~2년 더 기다려야

하지만 SK텔레콤 역시 7월부터는 서울 지역만 서비스가 가능하고 수도권 및 6대 광역시 등 23개시는 내년 초, 전국 82개 시는 2013년에나 LTE망을 구축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이보다 빨라 연말까지 수도권, 광역시 등 전국 82개 도시에 서비스하고 내년 7월 전국망을 완성할 계획이다. 적어도 앞으로 1년 동안은 서울 등 대도시에만 한정된 '반쪽 서비스'에 불가피하다.

당장 기지국수가 부족한데 서비스를 서두를 필요가 있었느냐는 지적에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은 "거의 반 정도 전국망 깔고 시작해야 하는 게 맞다"면서도 "'듀얼모드 듀얼밴드(WCDMA와 LTE 동시 접속)' 단말기가 나와 (안되는 곳에선) 3G 쓰다가 필요할 때 LTE 쓰게 한 것"이라고 밝혔다.

LTE 모뎀만 선보여... LTE 스마트폰은 9~10월에나

당장 LTE에 접속할 수 있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가 없다는 것도 문제다. 양사가 이날 선보인 LTE 단말기는 노트북에 꽂아쓰는 USB형 모뎀과 에그처럼 LTE신호를 와이파이로 바꿔주는 라우터 모뎀이 고작이었다. LTE와 3G망을 동시에 쓰는 '듀얼모드 듀얼밴드' 스마트폰은 SKT가 빨라도 9월 초, LG유플러스는 10월에나 선보일 예정이다.

SKT는 9월 초 4.5인치 슈퍼아몰레드 액정화면에 1.5Ghz 듀얼코어 CPU를 갖춘 삼성 LTE 스마트폰을 시작으로 올해 안에 팬택 LG HTC 등을 통해 스마트폰 5종과 태블릿PC 2종을 출시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 역시 10월부터 LG와 삼성 LTE 스마트폰 2종과 태블릿PC를 선보인다.

LG유플러스가 30일 오전 LTE 시연 행사에서 선보인 LTE 라우터(왼쪽)과 LTE 모뎀
 LG유플러스가 30일 오전 LTE 시연 행사에서 선보인 LTE 라우터(왼쪽)과 LTE 모뎀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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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요금에 가입비까지... 와이브로에 경쟁력 뒤져

아직 서비스 초기여서 요금이 비싼 것도 문제다. SKT는 5GB 데이터를 월 3만 5천 원에, 9GB를 월 4만 9천 원에 제공한다. LGU+ 역시 5GB가 월 3만 원, 10GB는 월 5만 원으로 큰 차이가 없다. LTE 모뎀 가격도 25~30만 원 정도로 비싼 편이어서 2년 약정으로 묶여야 무료로 쓸 수 있다.

양사는 데이터 용량을 올해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40~50% 추가 제공하기로 했지만 와이브로 요금에는 한참 못 미친다. 더구나 SK텔레콤은 3만9600원, LG유플러스는 3만3000원 가입비를 따로 내야한다. 이미 가입자 47만3천 명을 확보한 KT 와이브로의 경우 가입비 2만 원을 사실상 받지 않고 있다.

당장 KT가 양사의 LTE 서비스를 앞두고 와이브로 스마트폰과 태블릿, 파격적인 '와이브로 요금제'로 맞불을 놨다. 이미 전국 82개 도시에 깔린 KT 와이브로 요금은 1GB가 1만 원, 30GB가 1만9800원, 50GB가 2만7000원이고 4만 원이면 무제한으로 쓸 수 있다. 또 KT 5만5천원 요금제 이상 가입자는 한시적으로 5000원만 추가하면 와이브로 30GB를 쓸 수 있다.

스마트폰 요금제는 LTE 스마트폰 출시 시점에 발표할 계획이지만 당장 1일부터 KT가 와이브로 스마트폰 HTC 이보4G+에 적용한 요금제가 발목을 잡을 전망이다. KT는 기존 3G 스마트폰 요금제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기본 제공 데이터 용량을 1.5배 늘려 3G와 와이브로를 함께 쓰도록 했다. 더구나 월 5만5천 원 요금제 이상은 와이브로 역시 무제한으로 쓸 수 있어 와이브로 사용에 따른 추가 요금을 없앴다. 

와이브로 중복 투자 논란... 이용자 부담만 커져

와이브로 사업자인 SK텔레콤과 KT의 경우 네트워크 중복 투자 논란도 비켜갈 수 없다. SK텔레콤은 와이브로를 보조망으로 계속 쓰겠다는 계획이지만 LTE 때문에 와이브로 투자는 뒷전에 밀릴 수밖에 없다. KT 역시 오는 11월부터 LTE 서비스를 시작하겠다고 밝혀 와이브로 추가 투자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LG유플러스 역시 올해 상반기 회사채 5000억 원을 발행하는 등 자금 사정이 넉넉지 않은 상황에서 LTE에 내년까지 1조 25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해 당장 통신요금 인하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동안 이통사들이 차세대 네트워크 투자를 내세워 가입비, 기본료 등 통신요금 인하에 난색을 표해왔다는 점에서 네트워크 중복 투자나 경쟁사를 의식한 속도전에 따른 손실은 고스란히 이용자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태그:#LTE, #LG유플러스, #SK텔레콤, #4G, #와이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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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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