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트루맛쇼> 포스터 MBC가 <트루맛쇼>에 상영금지가처분 신청해서 논란

▲ 영화 <트루맛쇼> 포스터 MBC가 <트루맛쇼>에 상영금지가처분 신청해서 논란 ⓒ B2E


MBC에 이어 이번엔 OBS다. 지난 1일 MBC가 서울남부지방법원 제51민사부에 신청한 상영금지가처분 신청에서 승소했던 <트루맛쇼>가 이번엔 OBS와의 송사에 휘말릴 위기에 처했다. 지난 2일 개봉한 <트루맛쇼>는 공중파 방송들의 맛집 프로그램 제작을 둘러싼 웃지 못할 상황과 부패상을 고발한 블랙코미디 다큐멘터리다. 

시작은 지난 24일 OBS 편성팀이 <트루맛쇼>의 제작사인 B2E 측에 공문을 보내면서다. OBS 편성국은 "(<트루맛쇼> 제작사가) OBS가 판매 불가 의사를 밝혔던 맛집 소개 프로그램 <오! 이맛이야>의 94회분 일부 영상을 무단 사용했다"며 "6월 30일까지 B2E 측에서 충분히 납득할 만한 답변이 없을 경우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고발 조치할 것"이라 밝혔다.

이에 대해 김재환 감독은 29일 <트루맛쇼>의 공식블로그를 통해 "OBS는 돈 받고 팔면 된다. 팔라고 할 땐 안 팔더니 이제 와서 저작권법 위반이라며 소송하겠다고 달려드니 참 혐오스럽게도 이중적이다"며 "<트루맛쇼>처럼 방송사가 생산하는 콘텐츠를 검증하는 다큐에서 방송자료 없이 만들 수 있는 방법이 있는가? 없다"고 반박했다.

또 김 감독은 "OBS는 브로커의 놀이터가 된 방송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 몰랐다면 무식했고 알았다면 사악했다"며 "소송하기 전에 먼저 시청자들에게 사과해라. 누구라도 너희를 찌를 수 있다. 공익성은 방송사의 전유물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이어 김 감독은 "이제 제작자들과 저작권을 나눌 때가 됐다. 우리 소송하자. 판사님께 여쭤보자. KBS, MBC, SBS, OBS 공동으로 로펌 선임하고 비용을 절약해라. 특히 OBS는 재무구조도 안 좋고 12초 밖에 안 되니까 돈을 좀 적게 내겠다고 3사에게 양해를 구해라"며 "이해해줄 거다. 네 번 싸우지 말고 한 번에 끝내자. 혼자 링 위에서 몸 풀다 지치겠다. 너희만 링에 오르면 된다. 꼭 소송해라"고 덧붙였다.

OBS는 '저작권 침해'... 김재환 감독은 '방송사의 횡포'

 영화 <트루맛쇼>

영화 <트루맛쇼> ⓒ B2E


한편 B2E 측은 올 5월 전주국제영화제에서 <트루맛쇼>가 상영되기 직전까지 <오! 이맛이야>의 영상 사용과 관련해 OBS 편성팀 측과 조율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실무자들 사이에서 계약서와 견적서가 오가는 사이 김재환 감독의 인터뷰와 <트루맛쇼>의 내용이 퍼지면서 OBS 측이 입장을 바꾼 것이다.   

이에 대해 OBS 편성팀의 한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어쨌건 OBS가 저작권을 가지고 있는 프로그램의 복제물을 무단으로 영화관에서 상영한 것이 중요하다"며 "판매를 할 수 없다고 통보를 했음에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후 사과도 한 마디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게다가 <트루맛쇼> 측에서 사용한 우리 영상이 들어간 프로그램의 VOD 서비스를 OSB 홈페이지에서 내려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적반하장도 유분수다"며 "공문 발송을 미뤘던 이유도 <트루맛쇼>가 상영 중이고 영화의 흥행을 위한 언론플레이에 이용당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도 고민을 많이 했다. 오늘(30일)까지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앞으로 변호사의 자문을 거쳐 정식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재환 감독 또한 <오마이뉴스>와 전화인터뷰를 갖고 반론을 폈다. 김 감독은 "핵심은 방송사의 콘텐츠 자체를 검증하는 다큐멘터리는 영원히 제작이 될 수 없는가에 대한 문제다"며 "그게 과연 옳은가에 대한 판단이 필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감독은 또 "법원으로부터 만약 <트루맛쇼>와 같은 문제제기가 공익적이라면 문제가 없다는 판결을 받고 싶다"며 "MBC의 상영가처분신청 때도 명예훼손에 대해서였지 저작권 문제는 걸고 넘어지지 않았다"며 또 한 번 소송까지도 불사할 뜻을 비쳤다. 

이어 김 감독은 "OBS가 진정 원하는 게 돈이면 저작권을 팔면 되는데, 아예 우리를 건드리지 말라고 하는 건 오만한 거다"며 "오히려 OBS는 사기꾼에 가까운 브로커를 아무런 사과 없이 방송에 출연시킨 주무대다"고 비판했다.

5억 여 원의 제작비를 들인 다큐 <트루맛쇼>는 현재(30일)까지 9619명(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의 관객을 동원했다.

트루맛쇼 김재환 O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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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작업 의뢰 woodyh@hanmail.net, 전 무비스트, FLIM2.0, Korean Cinema Today, 오마이뉴스 등 취재기자, 영화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시나리오 작가, 각본, '4.3과 친구들 영화제'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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