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초 풀이 쏙쏙 올라오기 시작한 윗밭에서 대충 김매기를 하고, 검은 비닐을 씌워 오이와 토마토 모종을 심을 자리를 만들었었다.
고추 모종을 끝낸 아랫밭 하우스에서 오이 모종을 만들어 놓았었는데, 소낙비가 지나간 뒤 그것을 외발수레에 싣고와 엄마랑 심었었다.
매서운 겨울을 이겨내고 밭에서 알아서 자라난 어린 방울토마토 모종과 달리 오이 모종은 연약해 더욱 조심해야 했다.
그렇게 심은 오이가 다행히 뿌리를 내리고 잎 줄기가 잘 자라줬는데, 뜨거운 퇴약볕 아래서도 오이 덩굴손이 아침부터 짝찾아 울어대는 뻐꾸기처럼 공중을 헤매고 있었다.
그래서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되기 전에 님 찾아 헤매는 오이를 위해, 쇠파이프로 지지대를 박고 그 사이를 비닐 노끈을 이용해 그물처럼 엮었다. 오이 줄기는 덩굴손이 다른 물체를 감고 붙어 길게 자라나기 때문이다. 남들처럼 복잡하고 요란하게 줄을 엮어주지는 못했지만, 오이 열매 하나를 얻기 위해 농부의 손은 쉴 새가 없었다.
여하간 오이에는 각종 비타민과 무기질이 들어 있는데, 특별한 영양가는 없지만 비타민 A-C-B1-B2 등이 풍부해 우수한 비타민 공급체다. 아참 오이는 95% 이상이 수분이라 물을 잘 대줘야 한다. 그래야 오이에서 쓴 맛이 나지 않는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뷰에도 발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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