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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약회사 CF에 등장한 차두리의 코믹한 표정과 춤이 압권이다.
 제약회사 CF에 등장한 차두리의 코믹한 표정과 춤이 압권이다.
ⓒ TV화면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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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때문이~야, 간 때문이~야, 피곤한 간 때문이야~"

어색하면서도 코믹한 표정과 춤, 은근히 중독되는 이 노래는 차두리의 1집 음반 타이틀곡이 아니었다. 어느 날 한 제약회사 광고를 통해 등장한 이 노래는 차두리 인기의 견인차 역할을 하더니, 급기야 노래방 곡목리스트에도 등장했고 이제는 휴대폰 연결음으로도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이 '차두리 효과'는 효능이나 치료효과야 어떻든 '우O사'라는 약 이름만 보아도 금세 간이 좋아질 것 같은 위로감까지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특정 제약사와 약 이름을 넣지 않은 그저 평범한 노래 하나로 이 회사는 단일제품만 한 달 평균 30억 원 어치를 팔아치우고 있다.

간의 미세담도를 청소하여 축적된 노폐물을 제거하고 혈류량을 증가시켜주는 역할을 하는 '우O사'의 주성분인 'UDCA(우루소데옥시콜린산)'가 무엇인지, 또 얼마나 들었는지는 별 관심 없다. 뚜렷한 병명도 없이 피곤한 사람에게 마법 같은 효과로 증상을 가라앉히는 그야말로 '국민 의약품'으로 우뚝 선 것이다.

씹고 뜯고 맛보며 즐기니... 치주질환은 더 악화

치아가 흔들리거나 잇몸에서 피가 날 때 잇몸질환 치료제부터 찾고 보는 사람이 많다. '이O탄', '인O돌' 등 이름 하나만으로도 친숙한 이 잇몸 치료제는 누구든지 쉽게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이다.

사실은 잇몸질환에 별다른 치료 효과가 없는 구강 영양제에 불과한데도, 약을 먹으니 증세가 다소 가라앉은 것처럼 느껴진다. 이런 이유로 치과진료보다는 이 약부터 찾게 되고 이로 인해 근본적인 치료는 또 미루고 만다.

잇몸질환을 치료하는 기본은 치석 제거인데, 약으로 치석을 제거하는 것은 결코 가능하지 않다. 치석은 그대로 두고 잇몸 염증치료제를 사용하면 일시적으로 염증은 가라앉겠지만 근본적인 치료는 되지 않고 이것이 치주질환 악화로 이어지고 만다.

약은 인체와의 조화를 통해 효과를 발휘해야 하지만, 효과를 보기 전에 미리 판단하여 '피로를 풀어주는 약' '(아무리 심각한) 잇몸병이 완치되고 음식도 마음대로 먹을 수 있도록 해주는 약' 이라고 쉽게 믿어버리는 것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통증을 호소하는 아이, '마음의 병'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통증을 호소하는 아이, '마음의 병'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 김학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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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병' 생긴 후, 여기저기 몸이 아픈 건 '당연'

뇌에는 수많은 신경이 이어져 있다. 그 신경들은 몸의 여러 부분에서 뇌로부터의 지령을 전달한다. 정신적으로 어떤 자극을 받으면, 그 자극은 뇌로부터 신경으로 전도되어 몸의 여러 부분에 전해진다. 인간의 마음과 몸의 관계는 이러한 구조로 되어 마음의 병이 생기면 신체적인 증상이 뒤따르는 것은 당연하다.

"엄마, 배 아파! 엉엉엉~!"

'분리불안장애'가 있는 아이라면 "나, 학교 가기 싫어"라고 쉽게 말하지 않는다. 대신 복통·두통·설사·어지러움·구토감 등의 증상으로 마음을 대변한다. 그렇다고 꾀병도 아니다. 아이는 진짜로 아픈 것이다.

엄마와 떨어져 학교에 가는 것이 정말 싫으니, '싫다'고 생각하는 기분이 자율신경을 통하여 여기저기 전달되어 그토록 아픈 것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부위를 바꿔가며 통증을 호소하는 우리 아이, 통증은 다분히 '마음의 병'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마음의 병'을 다루는 심신의학은, 외견상으로는 단지 몸이 아픈 것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실은 무의식적인 감정에 그 원인이 있는 장애를 다룬다. 한번쯤 스트레스로 면역체계가 약화되어 감기에 걸린 적이 있을 것이다. 이것은 심신장애의 흔한 예이다.

부정적 감정이 통증 유발하는 '긴장근육염증후군'

감기나 성가신 정도의 단순 통증부터 심각한 수준의 병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는 심신 장애의 개념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뇌(마음)가 실제로 신체변화(통증)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긴장 근육염 증후군(Tension Myositis Syndrome. TMS)이라 부르는 이 현상은 내재된 격노(부정적인 감정)가 통증을 일으키는 증상이다.

감정이 갖는 힘이 너무나 대단해 우리가 감정적 고통을 인정하는 것보다 차라리 신체적 고통을 당하는 것이 더 편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뇌가 일으킨 통증은 의학적 증거 부족을 이유로 주류 의학 전문가들에게 외면당하고 있지만 그들도 자신이 믿는 의학으로 설명할 수 없을 때가 있다는 걸 때로는 인정한다.

R은 22세의 여성으로 안전띠를 맨 상태로 차량 후미 충돌사고를 당했다. 정지신호를 받고 차가 멈추어 있을 때 시속 약 40km로 달리던 차가 뒤에서 들이받은 것이다. 그녀는 며칠 동안 못이 뻣뻣한 정도였는데, 일주일 후 잠자리에서 일어나보니 목의 심한 통증, 경직과 더불어 두통이 밀려왔다.

사고 며칠 후, 그녀를 친 운전자의 보험회사에서 사건해결을 제안하는 전화를 받았다. 그녀는 거부하고 변호사를 고용했다. 증상이 악화되자 응급실에서 검사를 받은 결과, 머리와 목의 MRI는 정상이었다. 사고 후 1년이 지나도록 계속 치료를 받는데도 목통증과 두통을 느꼈다. 소송은 여전히 진행 중이었다.(본문 360쪽 중에서)

이른바 '채찍질증후군'이다. 차량후미 추돌사고를 당한 경우라면 으레 머리와 목이 아파야 한다는 신체적 방아쇠가 심인성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검사결과와 무관하게 정말로 여기저기가 아프다.

주위에서 말하는 조언과 언젠가 접했던 보험광고, 만성질환에 대한 열팍한 지식들도 통증을 더욱 부추길 뿐이다. 그래서 그녀는 더 아픈 것 같다. 모든 것들이 통증을 유발하는 강력한 방아쇠가 되고 있는 것이다. 뇌가 신체감각을 조작할 수 있다는 것을 무시하는 것이 얼마나 근시안적인지 아는지 모르는지…. 

'착한' '완벽주의자'가 더 아프다

 원서명 THE DIVIDED MIND, 존 사노 박사 지음,  승영조 최우석 옮김, 153*224 · 반양장, 432쪽
 원서명 THE DIVIDED MIND, 존 사노 박사 지음, 승영조 최우석 옮김, 153*224 · 반양장, 432쪽
ⓒ 승산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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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을 일으키는 부정적인 감정에는 크게 세 가지 원천이 있다.

첫째, 어린 시절의 분노, 마음 아픔, 슬픔 등이 있고 둘째로는, 완벽주의와 선행주의 같은 성격 특성을 들 수 있다. 마지막으로, 삶의 현실에서 오는 스트레스다.

흥미로운 점은 완벽해지거나 선해지려는 노력이  무의식적인 마음에 분노를 불러일으킨다는 것이다.

남을 만족하게 하려는 성향과 착한 사람으로 보이고자 하는 성향은 스스로 부과한 압박으로 내적 갈등을 일으킨다. 쉽게 말해 삶에서 압박감이나 책임감을 부추기는 감정에 반발하여 통증을 일으키는 것이다.

'착해지고 완벽해지라'는 압박은 정말 참기 힘든 압박이다. 그 예로 첫 아기를 낳은 젊은 부부를 들 수 있다.

그들은 육아에 서툴고 아기는 늘 울어댔다. 부모 모두 아기가 걱정되고 지친 상태라고 할 수 있지만, 실은 (무의식적으로) 아기한테 화가 난 상태였다. 하지만 그들은 좋은 부모가 되고자 하는 마음이 크기 때문에 화가 난 감정을 억압한다.

자상하게 대할수록 내면의 반응은 더 크고, 심신 장애의 가능성도 더 크다. 유교 문화를 따르는 우리나라에서는 어머니들이 심신 증상을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 감당해야만 하는 막심한 가사 노동과 책임감 때문에 내적으로 격노하고 있다는 것도 모른 채 말이다.

'마음의 병' 결코 무시하지 말라

현재 우리나라의 만성통증환자는 성인인구의 10%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국내에서 1998년부터 2000년까지 만성통증으로 인해 지출된 비용은 약 2조2000억 원에 달하는데, 이것은 같은 시기 암(2400억 원)의 10배, 고혈압(2900억 원)이나 뇌혈관질환에(6100억 원)에 비해서도 월등히 많다.

이러한 실정에서 우리나라에서는 고작 마약성 진통제가 매우 효과적이라는 따위의 논의만 이어가고 있다. 더구나 '화병'에 대해 너무나 잘 알고 있는 한국인이라면 심신의학을 더 잘 이해할 것 같지만, 오늘날 의학계는 질환의 원인에 대해 '마음의 병'을 무시하려는 경향이 크다. 첨단 진단장비의 개발로 질환에 대한 신체적 이상을 그만큼 많이 발견해서인 까닭이다.

분명 어떤 환자들은 그들의 병증이 '심인성'이라는 것에 화를 낸다. 이유는 '순전히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것'으로 오해하기 때문이다. 몸에 통증이 생긴 것은 사실이지만 환자들은 일종의 정신질환에 걸렸다고 말하는 줄 알고 진단을 거부하는 것이다.

존 사노 교수의 <통증유발자, 마음>은 (대체의학도 아닌데) 여러 가지 검사를 해봐도 찾아낼 수도 없고 애매모호한 증상으로 근본적인 치료는 되지 않는 환자들에게 아직은 정설은 아니지만 이런 다른 견해도 있다는 것을 권하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 이런 치료법이 보험인정이 되느냐는 또 다른 문제이다.

알레르기 비염, 등·목·어깨·팔다리 통증, 두통, 탈출 추간판(디스크), 섬유근육통, 류마티스병, 고혈압…. 몇 년, 혹은 몇 십 년 동안 안 해본 치료가 없는 통증 환자들이여. 오늘은 차분하게 마음을 가다듬고 하얀 종이에 치료와 관련된 다짐이나 계획을 적어보자. 적어야 할 내용이 무엇인지는 관계없다. 그저 편한 내용으로 적어 내려가면 된다. 그리고 책상 위나 눈에 잘 띄는 화장대 등에 올려놓고 읽고 또 읽으며 '좋아질 것'이라고 속삭이며 웃어보라.

수술을 받아도 치료할 수 없었던, 정확한 원인 없이 당신을 괴롭힌 통증의 정체, 왜 지금껏 그 고통에서 벗어날 수 없었을까? 수술로도 못 고치는 고통을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원인이 바로 '마음'이었기 때문이다.

덧붙이는 글 | * <통증유발자, 마음>(존 사노 씀, 승영조, 최우석 옮김, 승산 펴냄, 2011년, 17000원)
* 존 사노(John E. Sarno) : 뉴욕대 의과대학 재활의학과 교수이자, 러스크 재활의학연구소 소속 의사로 일하고 있다. 심신의학의 개척자로 긴장 근육염 증후군(TMS)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확립하여 수술이나 약물, 물리치료의 필요성을 일체 부인하고 30년 이상 심리 교육만으로, 또는 정신요법을 가미해서 수천 명의 심각한 통증 환자를 성공적으로 치료했다. 일반인과 의사를 위한과<통증혁명> 등의 베스트셀러를 썼으며, 그의 저서를 읽은 것만으로 만성통증에서 해방된 사람이 많다. KBS 다큐멘터리<마음>6부작 - 제3편 <무의식에 새겨진‘마음’을 깨우다>에 출연한바 있다.



통증유발자, 마음 - 수술로도 못 고친 통증을 해결하는 심신의학

존 사노 지음, 승영조.최우석 옮김, 승산(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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