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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오는 10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릴 반값등록금 실현을 위한 국민촛불대회를 불허한 가운데,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 앞에서 열린 '6.10 반값등록금 국민촛불대회 선포 및 대회보장을 촉구하는 각계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경찰들의 불허에 대해 자유롭고 평화로운 집회 보장해 달라고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경찰이 오는 10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릴 반값등록금 실현을 위한 국민촛불대회를 불허한 가운데,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 앞에서 열린 '6.10 반값등록금 국민촛불대회 선포 및 대회보장을 촉구하는 각계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경찰들의 불허에 대해 자유롭고 평화로운 집회 보장해 달라고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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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꾼 여러분, '망언'하면 무엇이 생각나세요? 독도라고 말하는 분들이 많겠지요. "독도는 일본 땅"이라는 일본 정치인들의 발언을 두고, 우리는 곧잘 "망언을 일삼는다"고 표현합니다. '이치나 사리에 맞지 않고 망령되게 말한다'는 망언의 뜻을 생각하면,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그럼, 대학 등록금은 어떨까요? 이와 관련된 망언이 떠오르지 않나요? 많은 이들이 '반값 등록금' 정책을 두고 "한나라당이 공약한 것이지, 내가 공약한 것이 아니다"라고 했던 이명박 대통령을 첫손가락에 꼽겠지요. 안타깝게도 이는 '망언 퍼레이드'의 첫 번째에 불과합니다.

반값 등록금과 관련된 망언들을 보고 있자면, 누가 치솟는 등록금으로 힘들어하는 대학생과 그 부모들의 혈압을 오르게 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자 여기, 그 망언들을 공개합니다. <나는 가수다>를 보듯 속으로 순위를 매겨보셔도 무방합니다.

[1] 김만석 KBS 앵커 "무상 등록금 나올 법도"

"서울 도심에서 밤늦게 등록금을 반값으로 내리자는 촉구 집회와 기습시위까지 벌어졌습니다. 이러다 보면 무상급식처럼 등록금도 무상으로 하자는 이야기가 나올 법도 한데, 아직은 아닌 모양입니다."

지난 1일 오후 <KBS 뉴스 12>에서 김만석 앵커가 '반값 등록금 촉구 시위 가열'이라는 뉴스를 전하며 한 말입니다.

반값 등록금 집회를 비꼬는 듯한 김만석 앵커의 진행 멘트를 두고 트위터 사용자들은 "국민이 국가에 복지를 요구하는 것이 불편합니까?"(@jinmadang), "한국이 프랑스 같은 선진국 될까 봐 걱정되는 듯"(@barry_lee)이라며 비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2] <조선일보> "'반값 등록금' 하면 청년 실업 악화"

<조선일보>는 지난달 24일 "'반값 등록금'으로 학생이 늘면, 청년 실업이 더 악화될 우려가 있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지난달 24일 "'반값 등록금'으로 학생이 늘면, 청년 실업이 더 악화될 우려가 있다"고 보도했다.
ⓒ <조선일보> 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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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는 지난달 24일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주장을 펼쳤습니다. 이 신문은 '한국 대입 진학률 82% OECD 최고 수준'이라는 기사에서 "전문가들은 '반값 등록금'으로 대졸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 청년실업이 더 악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반값 등록금→대학생 증가→청년실업 악화' 주장은 논리의 비약이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구체적인 의견들을 기사로 옮기기 어려울 정도로 뜨거운 반응이었죠. 아래 한 누리꾼의 패러디로 이를 갈음합니다. 

"삼겹살 값이 반값이 되면 비만인구가 는다는 거와 같네요."

[3] 설동근 교과부 차관 "젊어서 하는 고생은 사서라도 해야"

설동근 교육과학기술부 차관은 3월 12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대학생들의 잔인한 봄 - 왜 돈에 좌절하는가?"편에 나와 유명인사가 됐습니다.

설동근 차관은 등록금 폭등과 관련 "어떤 아르바이트를 한다기보다는 든든 학자금을 잘 좀 활용을 하라"고 했습니다. 취업 후 학자금 상환 제도를 이용하라는 뜻이죠. 그는 그러면서 "여러분이 젊어서 하는 고생은 옛날부터 사서라도 해야 한다는 그런 이야기가 있다"고도 했습니다.

이 발언으로 <그것이 알고 싶다> 게시판은 난리가 났습니다. 시청자 배정윤씨는 "돈 꿔서 미래에 취직하면 돈 갚아라? 그 일자리라도 많이 만들어서 돈을 벌 수 있게 해 주든가"라고 비판했습니다. 이병설씨도 "'쩐(돈)'이 없으면 공부를 하지 말라고 솔직히 말을 하든가"라고 거들었습니다.

[4] 오세훈 서울시장 "딸 둘 등록금 때문에, 허리 휘어"

"저도 딸이 둘이고 둘째가 올해 대학을 졸업했는데 두 녀석 모두 대학 다닐 때는 정말 허리가 휘는 줄 알았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4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 '풋풋한 대학생들과의 만남'의 일부 내용입니다. 이 글로 오 시장은 여론의 뭇매를 맞았습니다. 그의 재산 때문입니다. 그는 지난해 6·2 지방선거 후보등록을 하며 신고한 재산은 56억3731만 원. 특히, 오 시장과 부인의 예금액만 각각 13억7700만 원, 15억5400만 원에 달했습니다. 참고로, 2006년 지방선거 때 신고한 재산은 36억1983만 원이었습니다.

이에 문화평론가 진중권씨는 가만히 있지 않았죠. 그는 자신의 트위터(@unheim)에 "56억 자산가인 오세훈 시장마저 두 딸 등록금 대느라 허리가 휠 지경이었대요, 등록금이 얼마나 비싼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며 "개미허리들은 오죽 하겠습니까? 지나가다 집회하는 대학생들 보시면, 격려의 말이라도 한 마디 해줍시다"라고 비꼬았네요.

[5] 이명박 대통령 "등록금 싸면 대학교육 질 떨어져"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해 2월 2일 '든든 학자금'(취업 후 학자금 상환) 제도를 담당하는 한국장학재단을 방문한 자리에서 "등록금이 싸면 좋겠지만, 너무 싸면 대학교육 질이 떨어지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해 2월 2일 '든든 학자금'(취업 후 학자금 상환) 제도를 담당하는 한국장학재단을 방문한 자리에서 "등록금이 싸면 좋겠지만, 너무 싸면 대학교육 질이 떨어지지 않겠냐"고 말했다.
ⓒ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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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금 망언 중에 가장 유명한 것은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입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2월 2일 든든 학자금 제도를 담당하는 한국장학재단을 방문한 자리에서 "등록금이 싸면 좋겠지만, 너무 싸면 대학교육 질이 떨어지지 않겠느냐"고 말했습니다.

이는 같은 해 1월 27일 이기수 당시 고려대학교 총장이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신임 회장에 선출되면서 한 발언("대학교육의 질에 비춰 우리나라처럼 등록금이 싼 나라는 없다")과 궤를 같이하는 것이었죠. 많은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대통령의 발언과 달리, 외국과 비교해 우리나라 대학 등록금은 비싸지만 대학 교육의 질은 낮았기 때문입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해 9월 발표한 교육지표를 살펴봤습니다. 한국의 국·공립대와 사립대 평균 등록금(구매력 환산 미국 달러 기준)은 각각 4717달러, 8519달러로 31개 회원국 중 미국(5943달러, 21979달러)에 이어 2위였습니다. 사립대 비율이 78%로 회원국 중 가장 높은 것을 감안하면, 체감 등록금 부담은 더 크겠지요.

반면, 우리나라 대학이 지출하는 연간 교육비(학생 1인당)는 상대적으로 적었습니다. 한국은 8920달러로 자료를 제출한 OECD 28개 회원국 평균(1만2907달러)에 크게 못 미쳤습니다. 한국보다 낮은 나라는 이탈리아, 폴란드, 헝가리, 슬로바키아, 멕시코, 체코, 칠레 등 7개국에 불과했습니다.


태그:#반값등록금, #등록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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