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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과 국가보훈처가 우리말을 적으면서 '문법 오류 이어달리기'를 해 눈총을 받고 있다. 특히 초중고 국어교육을 책임진 전국국어교과모임이 이들의 '한글 막 쓰기'에 일침을 놓고 나섰다.

지난 6일 이명박 대통령이 작성한 엉터리 문장으로 된 방명록.
 지난 6일 이명박 대통령이 작성한 엉터리 문장으로 된 방명록.
ⓒ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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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이명박 대통령이 유해발굴감식단을 방문해 방명록에 작성한 글이 누리꾼들의 입길에 오르내렸다. 그는 다음처럼 한 문장으로 된 글을 적었다.

"최후의 한구까지 찿을때까지 우리는 최선을 다 합시다. 2011. 6. 6 대통령 이명박."

국어교사들은 짧은 한 문장인데도 오류가 수두룩하다고 분석했다. 서울지역 중고교에서 30년째 우리말을 가르치고 있는 김효곤 교사(교열전문가)는 "띄어쓰기 등의 오류까지 합치면 일곱 군데나 문법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구까지', '찿을때까지', '다 합시다'는 '한 구를', '찾을 때까지'. '다합시다'로 쓰는 것이 올바르다는 설명이다. '우리는'이라는 표현도, 청유형으로 끝나는 문장이기 때문에 영어가 아닌 우리말에서는 쓰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한다.

김 교사는 "이전에 '읍니다'로 망신을 당한 대통령이 이번에 또 잘못된 문법을 줄줄이 쓴 것은 정말 답답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잘못된 표기 행위는 현충일 이 대통령의 방명록 작성으로 끝나지 않았다. 다음 날인 7일 국가보훈처도 가세했다.

'천안암'으로 잘못 표기한 국가보훈처의 사진전.
 '천안암'으로 잘못 표기한 국가보훈처의 사진전.
ⓒ 노컷뉴스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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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초' 침몰설 부정하더니 '천안암'?

<노컷뉴스>에 따르면 이날 국가보훈처는 시청 앞 서울광장에 '천안함 46용사 추모 특별 사진전'을 열면서 '천안암'이라고 잘못 적어 시민들이 항의하는 소동을 겪었다. 천안함이 암초에 침몰하지 않았다는 게 정부의 주장인데 '암초'를 연상시키거나 '암자'를 떠올리게 하는 표기를 강행한 것이다.

이를 지켜보다 못한 사단법인 '국어교과모임'은 문법 오류를 밥 먹듯 하고 있는 정부와 대통령을 비판하고 나섰다.

이 단체 정경우 이사장은 "대통령은 영어를 강조하고 여당 국회의원은 한자교육기본법으로 한자교육 강화운동을 벌이는 등 우리말을 업신여긴 자업자득의 결과"라면서 "우리 얼을 지키기 위해 우리 말법부터 제대로 교육받는 게 좋겠다"고 이 대통령과 국가보훈처에 제안했다.

덧붙이는 글 |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냈습니다.



태그:#이명박, #국어교과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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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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