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영훈국제중학교의 240만 원짜리 해외 수학여행 추진이 '귀족여행' 비판에 직면했다. 이런 가운데 이 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도 고액의 수학여행이 추진된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다.

영훈국제중 350만 원짜리 미국여행도 추진

영훈국제중이 2학년 학부모에게 보낸 수학여행 조사 가정통신문.
 영훈국제중이 2학년 학부모에게 보낸 수학여행 조사 가정통신문.
ⓒ 윤근혁

관련사진보기


앞서 <오마이뉴스>는 지난달 31일, <240만 원짜리 '귀족 수학여행', 결국 포기> 기사를 통해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 계층 등을 사유로 입학한 사회적 배려대상자(사배자)에 대한 배려가 빠진 수학여행에 일부 학부모가 힘겨워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 240만 원짜리 호주 또는 뉴질랜드 4박 6일 여행 대상자는 이 학교 2학년이었다. 보통 수학여행은 3학년이 가는데 왜 2학년이었을까.

이 같은 의문에 대해 지난 5월 27일 이 학교 핵심인사는 "2학년만 추진했고 3학년 수학여행은 계획 자체가 없다"고 말한 바 있다. 그래서 지난 5월 31일 보도에서는 영훈국제중 2학년 수학여행 문제만 다뤘다. 이는 2학년 학부모가 '수학여행 계획수립을 위한 사전조사'란 제목의 가정통신문(5월 21일 자)을 <오마이뉴스>에 제보한 결과이기도 했다.

하지만 영훈국제중은 비슷한 시기 3학년 해외여행도 추진했던 것으로 1일 새롭게 밝혀졌다. 수학여행 액수도 2학년보다 더 컸다. 미국 여행의 경우 350만 원으로 추정된다.

영훈국제중학교 학부모, 영훈국제중 교장과 교감, 서울시교육청의 말을 종합하면 이 학교는 3학년을 대상으로 수학여행 계획을 세우기 위해  5월쯤 가정통신문을 보냈다. 여행 선택지는 미국, 중국, 제주도였다. 학생들에게 가정 형편에 따라 여행지를 선택하라는 일종의 사전조사였던 셈이다.

이에 대해 영훈국제중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 예정 수학여행비가 350만 원 정도였다"고 털어놨다. 이 학교 곽아무개 교장은 "3학년도 2학년처럼 해외 수학여행 조사를 했고, 3학년의 경우 미국도 포함돼 있었다"고 관련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액수가 얼마인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김아무개 교감은 "액수에 대해 말할 수 없고, 보도가 나간 뒤 1, 2학년은 수학여행을 취소했고, 3학년만 제주도로 가기로 결정했다. 이 정도면 그만해도 되지 않느냐"며 전화를 끊었다.

대원국제중도 300만원짜리 해외 캠프 추진

해외여행이나 해외 캠프 계획은 영훈국제중뿐만 아니라 대원국제중학교도 추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외여행이나 해외 캠프 계획은 영훈국제중뿐만 아니라 대원국제중학교도 추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 이상기

관련사진보기


해외여행이나 해외 캠프 계획은 서울에 있는 또 다른 국제중인 대원국제중학교도 추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1일 입수한 이 학교 가정통신문을 보면 1학년은 300여만 원짜리 태국 영어캠프를, 2학년은 240만 원짜리 중국 어학연수를 각각 실시할 예정이다.

지난 4월 1일자 가정통신문에서 이 학교는 오는 7월 9일부터 13박 14일 동안 '영어&스포츠 캠프'를 진행한다면서 "예상 교육비는 250만 원~300만 원"이라고 적어 놨다. 1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한 태국 캠프를 안내한 내용이다. 신청자는 160여 명의 1학년생 가운데 120여 명으로 알려졌다.

2학년 학생 대상으로는 중국 어학연수(7월 10일부터 11박12일)와 몽골 봉사활동(7월 19일부터 7박8일)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도록 했다. 참가비는 중국 어학연수와 몽골 봉사에 각각 240만 원과 180만 원이다. 신청자는 160여 명의 2학년생 가운데 절반가량인 80여 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 행사 모두 학기 중에 진행되는 것이기 때문에 불참 학생은 학교에 나와 따로 수업을 받아야 한다.

이 학교 김아무개 교장은 "해외 캠프에 돈이 없어 참가할 수 없는 아이가 생기지 않도록 재단의 장학재단에서 전액과 반액 지원 등 사배자에 대한 지원 대책이 마련되어 있다"면서 "우리학교가 사배자의 천국이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일상 학교생활에도 불편이 없도록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엇갈린 평가 "없는 집은 미운 오리 취급" vs "불이익 없다"

대원국제중이 학부모에게 해외 캠프 등을 알리기 위해 보낸 가정통신문.
 대원국제중이 학부모에게 해외 캠프 등을 알리기 위해 보낸 가정통신문.
ⓒ 윤근혁

관련사진보기


문제는 사배자 학생과 가족들의 고통이다. 영훈국제중의 고액 수학여행이 입길에 오른 것도 이 때문이다. 한 해 수업료 600여만 원, 방과후학교와 스쿨버스비 등 학비 600여만 원, 해외 여행비 300여만 원 등 어림잡아 1500여만 원이다. 이것이 국제중 학부모가 부담해야 할 한 해 학비 총액이다. 하늘을 찌른다는 소리를 듣는 사립대 등록금보다도 많다.

학부모들의 반응도 소득에 따라 엇갈린다. 영훈국제중에 대한 보도 뒤 이 학교 학부모들이 기자에게 연락을 해왔다.

한 학부모는 "수백만 원짜리 해외여행은 없는 집 자녀 가슴에 비수를 꽂는 행위"라면서 "학생들은 미운 오리 취급을 받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니다"고 하소연했다.

반면, 또 다른 학부모는 "사배자에 대해 학교에서 누구인지 구분하지도 않고 학생들은 누군지도 모른다고 한다"면서 "학교에서는 사배자 아이들에 대한 불이익을 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중은 2008년, 공정택 전 서울시교육감이 교육시민단체 등의 반대를 무시하고 교과부의 승인을 얻어내면서 탄생할 수 있었다. 최근의 국제중 논란은 "1% 소수 특권층 자녀를 위한 귀족학교"라는 당시 시민단체의 우려가 현실화 되고 있다는 것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덧붙이는 글 | 기사를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낼 예정입니다.



태그:#국제중, #영훈중, #대원중, #수학여행, #해외 수학여행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