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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이 둘로 나뉜다. 5일 전 일부 언론의 '오보'가 결국 현실로 드러난 것이다. 

 

SK텔레콤(대표 하성민 사장)은 31일 "통신 영역과 플랫폼 영역으로 사업을 분할해 2개의 독립 사업 구조로 개편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SK텔레콤, '사실 부인' 5일 만에 '회사 분할' 인정 

 

지금까지 SK텔레콤은 CIC(회사 내 회사) 제도를 도입해 조직을 통신(MNO) 분야와 플랫폼 분야로 나눠 커머스, 위치, 미디어, 광고 등 플랫폼 사업은 서진우 사장이 맡아왔다. 이 가운데 플랫폼 분야를 물적 분할해 100% 자회사를 설립한다.

 

SK텔레콤은 "CIC 제도 도입에도 근본적으로 플랫폼 사업의 '업의 속성'과 '기업 문화' 차이를 담기에 한계가 있고 비SK텔레콤 고객과 해외로의 시장 확대라는 플랫폼 사업 과제 수행에도 어려움을 겪어 왔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자회사 설립으로 통신과 플랫폼 영역별 특성에 맞는 자율책임 경영 구조와 기업 문화를 도입하게 될 것"이라면서 "MNO와 플랫폼 사업이 최적의 핵심 역량과 기업 문화를 강화해 무선 인터넷 시대를 보다 공격적으로 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최근 일각에서 제기됐던 통신 지주회사 설립, SK브로드밴드 합병 등은 현재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매일경제>는 지난 26일 "SK텔레콤이 올 하반기 모바일 서비스 회사와 비모바일 회사로 나누는 대대적 개편을 단행한다"면서 "SK텔레콤을 통신 계열 지주사로 바꾸고, 현재 유선통신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는 비모바일사와 합병한다"고 보도했다.

 

이에 SK텔레콤은 당시 "당사의 3개사 분할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하면서도 "그러나 당사는 플랫폼 등 신규 사업 강화 및 회사 가치 제고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혀 여운을 남겼다.

 

비통신 영역 분리로 통신비 인하 압박 해소 효과

 

비통신 영역이 분리되면 당장 SK텔레콤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어들게 되지만 거꾸로 정치권과 국민의 통신요금 인하 압박을 완화시키는 '부대 효과'도 예상되고 있다. 

 

실제 SK텔레콤은 지난 4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영업 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9%나 늘어 6000억 원 넘게 나온 '연결 재무제표' 대신, 16% 느는 데 그친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발표했다.

 

이마저 "새로운 회계 기준 적용에 따른 영향으로 일시적인 장부상 이익의 변동일 뿐이며 기업 본질 가치 변화와는 무관하다"며 불끄기에 나서기도 했다(관련 기사: 이통사 "실적 부풀려져"... 통신비 인하 '불끄기'?).

 

SK텔레콤의 '거꾸로' 행보는 투자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측면도 있지만 매년 반복되는 통신 요금 인하 압박 여론과도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기업은 어떻게든 주주에게 실적을 좋게 보이려 애쓰는 게 상식이기 때문이다.

 

정치권과 시민단체에선 통신사들이 매년 수조 원 대에 이르는 막대한 이익을 거두고 있는 점을 내세워 통신 요금 인하를 압박해 왔다. 반면 통신사들은 최근 통신 요금엔 전통적인 통신비 외에 문화 콘텐츠 이용료 등이 포함돼 있다며 통계 재정립을 요구해 왔다. 결과적으로 이번 SK텔레콤 분사는 통신과 비통신 영역을 분리해 통신비 인하 압박에서 자유로워지고 싶은 통신사 속내와도 일치하는 셈이다.   

 

다만 회사가 분할되더라도 자회사 실적까지 일부 반영되는 '연결 재무제표' 자체는 큰 변화가 없어 기대 만큼의 '실적 감소' 효과를 거두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태그:#SK텔레콤, #통신요금 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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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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