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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보강 : 31일 오후 2시 27분]

 

"손석희 어떻게 못하니까 패널 가지고 프로그램 손보기"

 

 

시사평론가 김종배씨에 대한 <손석희의 시선집중> '하차압력'이 한 달 넘게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 본부 관계자는 31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5월 9일이 개편이었는데 그 이전부터 계속 이야기가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담당 PD와 스태프 그리고 진행자 모두 '마땅한 대안도 없고 납득할 수 없다"는 이유로 개편 이후에도 계속 실랑이를 해왔는데 결국 '5월 안에 정리하라'는 최후통첩이 들어왔다"고 전했다. 제작진이 김종배씨에게 하차 사실을 통보한 것은 지난 27일. 이 관계자는 "개편 이후 4주가 지난 상황에서 패널을 교체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덧붙였다.

 

<시선집중> 이순곤 PD 역시 "5월 개편 이전부터 이우용 라디오 본부장과 라디오 1부장으로부터 하차 압력이 있었다"며 "(김종배씨가) 계속 잘 해오고 있었기 때문에 계속 실랑이를 하다가 갑작스럽게 하차하게 됐다"고 말했다.

 

MBC 노조 "이미 예상했던 시나리오...앞으로도 '손보기' 있을 것"

 

MBC 노조에서는 김종배씨의 하차를 "이미 예상했던 시나리오"라고 보고 있다. 앞서 언급한 노조 관계자는 "김재철 사장 취임 이후뿐만이 아니라 엄기영 사장 때도, 정권이 바뀐 다음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패널의 정치색을 가지고 방문진 등을 통해 시비가 있었다"며 "그런데 이우용 본부장이 오면서 김미화씨를 퇴출시켰고, <시선집중> 같은 경우에는 손석희(진행자)씨를 어떻게 못하니까 패널을 가지고 프로그램 손보기에 들어갈 확률이 높다고 보았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왜 김종배씨일까. 이 관계자는 "김종배씨는 <시선집중>보다도 더 오래된 인물이다, <시선집중> 이전에 <아침을 달린다>라는 정보프로그램이 있었는데, 그때부터 11년 넘게 매일 아침 뉴스브리핑을 해왔다"며 "시사프로그램 패널 가운데 상당히 비중있는 인물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도 김종배씨 이외에도 다른 패널들에 대한 '손보기'가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고 예상했다.

 

한편, 김종배씨는 이날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그만둔 사람으로서 하차와 관련된 입장을 밝히는 것은 도리가 아닌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이와 관련, MBC 라디오 본부 측은 "최근에 <시선집중> 청취율이 떨어져서 어떤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됐다"며 "특히 (뉴스브리핑이 방송되는) 1,2부에서 새로운 모습으로 쇄신할 필요가 있겠다고 판단했고, 이에 따라 출연자를 교체하게 됐다"고 밝혔다. '갑작스러운 교체가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이 관계자는 "꼭 개편에 맞춰서 교체가 이루어지는 건 아니다"라고 답했다.

 

또 이 관계자는 오전에 노조가 제기한 교체와 사유(이승복 관련 <조선일보> 소송, <프레시안> 기고)와 관련해서는 "그런 디테일한 부분에 대해서는 논평을 하지 않겠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1신 : 31일 오전 10시 44분]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11년이 넘도록 뉴스브리핑 코너를 진행해왔던 시사평론가 김종배씨가 31일 돌연 하차한 것에 대해 외압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김씨는 이날 오전 방송 뉴스브리핑 코너를 마친 뒤 30초간 "저는 오늘 부로 뉴스브리핑을 중단하게 됐다"며 "1999년 10월 아이 분유값이라도 벌려고 시작했던 게 어느덧 11년 6개월이 넘었다"고 운을 뗐다.

 

그는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그 아이는 어느덧 중학생이 됐다"며 "방송환경도 많이 바뀌었는데 아무튼 '뜻하지 않게' '갑작스럽게' 작별인사를 드리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진행자 손석희 교수는 "10년 이상 이곳을 지키셨으니 저보다 더 오랜 세월을 해오셨다"며 "건강도 많이 나빠지셨다고 들었는데 건강 잘 추스르시고 훗날 또 뵙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MBC 라디오본부 평PD 협의회는 31일 성명서를 통해 "어제(30일) 이우용 라디오 본부장과 라디오 1부장은 또 다시 상식을 뛰어넘는 폭거를 저질렀다"며 "담당 PD와 작가, 진행자 등이 한 목소리로 거듭 반대의 뜻을 전했음에도 불구하고 제작진의 의견은 무참히 거부됐다"고 전했다.

 

"무죄 판결 난 <조선일보> 이승복 관련 기사 소송도 문제 삼아"

 

평PD 협의회에 따르면, MBC가 김종배씨를 경질한 이유는 지난 1998년 김종배씨가 <조선일보> 이승복 관련 기사에 의혹을 제기해 소송을 당하는 등 신뢰성을 잃었다는 것과 진보성향 매체인 <프레시안>에 기고하기 때문이라고.

 

이에 대해 평PD 평의회는 "김종배씨 경질을 지시한 이유가 너무도 부실해 분노를 넘어 실소를 자아낼 정도"라고 성토했다. 이들은 "이승복 기사와 관련해서 대법원은 이미 지난 2006년 김종배씨에게 민·형사상 무죄 판결을 내린 바 있다"며 "우리나라 최상급 법원이 무죄 선고한 사건을, 그것도 5년이 지난 지금 시점에서 문제 삼는 본부장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이우용 본부장은 초법적인 존재인가"라고 분노했다.

 

이어 "인터넷 매체 기고를 문제 삼은 것도 우스꽝스럽기 짝이 없다"며 "이 매체가 특정 정파의 것도 아닌데 시사평론가의 자유로운 언론기고 활동이 도대체 무슨 잘못인가, 더욱이 김종배씨는 처음부터 이 모든 활동을 담당 PD들의 이해 속에 해왔다"고 비판했다.

 

"본부장 정치적 취향 안 맞는 사람 '신뢰성 없는 인물' 낙인"

 

이들은 "김종배씨는 <손석희의 시선집중> 첫 방송부터 참여한 인물로서 그동안 프로그램 경쟁력을 높이는 데 많은 공을 세웠다는 것이 PD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11년간 방송하면서 편향성 논란에 휩싸인 적도 없었다"면서 '하차'의 부당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두시만세> 진행자 김흥국씨는 지난 4·27 성남 분당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과정에서 한나라당 정몽준 의원의 강재섭 후보 지원유세에 동참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그럼에도 김흥국씨의 신뢰성에 대해서는 가타부타 말이 없다"며 "이는 이우용 본부장의 정치적 편향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또한 "우리는 이우용 본부장이 살생부 놀이를 즐기고 있는 건 아닌지 강한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 본부장의 정치적 취향과 맞지 않는 사람은 이유를 불문하고 '신뢰성 없는 인물'로 낙인찍어 방송에서 퇴출시키려는 살생부 말이다"라고 강한 우려를 제기했다. 이어 ▲보직간부들은 PD들의 제작 자율성에 대한 침해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과 ▲프로그램 경쟁력을 갉아먹는 해사 행위의 책임을 지고 즉각 물러날 것을 주장했다.


태그:#김종배, #이우용 본부장, #손석희의 시선집중, #김미화, #MBC 라디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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