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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순 강원도지사가 인터뷰에 응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 활짝 웃어라! 강원도!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인터뷰에 응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 윤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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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PD수첩'과 관련해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군사정권 아래서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자신의 신념에 따라 사장 재직 당시 황우석편을 방송시킨 일들에 대해 언급했다. 복지에 관련한 등록금 문제와 무상급식과 관련해서도 근대 서양철학 칸트의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의견을 내비쳤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간이 이윤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이윤이 목적이 아닌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또한, 당내 입장에 관해서는 자본주의가 내세우는 경쟁보다는 협력, 갈등보다는 조화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갈등을 받아들이는 데 있어서는 앞으로 적극적으로 부딪히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진보를 통해서 모든 것으로부터 승리를 거둘 수 있고, 진보 자체가 조화이며 목표라고 했다. 그리고 경제가 어려울 수록 문화에 투자를 해야 한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정치에 무관심한 현대의 젊은이들에게 정치는 경제와 분리된 것이 아니라, 직접 내 주머니의 돈과 관련된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젊은층의 정치 참여도가 높아지기를 간절히 바랐다.

아래는 25일 오후 3시 40분부터 4시 20분까지 약 40여 분간 강원도청에서 진행된 인터뷰이다.

- 4월 28일 취임 후 정말 바쁘게 보내고 있으실 텐데, 도지사 취임 전과 비교해서 가장 많이 달라진 점을 말씀해주십시오.
"쉬는 시간이 하나도 없다는 것. 내가 2월 25일 날 출마선언을 했는데, 그때부터 하루도 못 쉬었어요."

- 도백으로서의 개인적 일상부분에 대해서 변화된 점은요?
"국회의원은 한 사람이 헌법기관인데, 여기는 조직이 움직이게 되니까 성격 자체가 많이 다릅니다. 자유를 잃었어요.(웃음)"

- 강원 도정에 대한 생각은 어떠하신가요?
"강원도가 굉장히 어려워요. 근데 강원도만 어려운 것이 아니라 전체가 어려워요. 정책이 수도권 집중으로 되어 있으니까요. 권력, 돈, 인구 그리고 부가 모두 수도권에 몰려있어요. 강원도 인구도 많이 줄었죠. 그 중에 특히 정치, 경제적으로 약한 강원도의 경우는 더욱 힘들어요. 그래서 이 큰 일을 도지사 혼자 맡을 수는 없고, 전체 구조가 바뀌어야 합니다."

- 취미나 여가생활은 어떤 것을 즐기고 계신가요?
"취미는 마라톤입니다. 선거 운동할 때 두 번 정도 뛰고 취임하고 나서는 아직 한 번도 못 뛰었어요.(너무 바빠서요) 삼척, 강릉에서 두 번 뛰었어요."

- 강원도는 낙후됐다는 지역 이미지가 너무 오래 고착된 것 같습니다. 특히 문화예술 부분에서 느끼는 지역 격차는 정말 큰데요, 문화예술 부분을 발전시킬 수 있는 정책적 대안에 관해 한 말씀해주십시오.
"문화 예술이라는 것은 그 자체로만 발전되는 것이 아닙니다. 물질적, 정신적 토대가 되었어야 되는 거죠. 정치, 경제가 발전했는데 문화만 낙후되는 경우는 없습니다. 문화라고 하면 배부른 사람이 향유하는 것 같은 느낌이 있어서 오히려 어려울 때 투자를 가장 먼저 줄이는 부분이 사실은 문화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면 안 되고 어려울수록 문화에 더 투자를 해야 합니다. 마임 축제 같은 것도 자리 잡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어려울수록 문화에 대한 투자를 길게 해나가면 경제도 살리고, 문화적 풍요도 살게 됩니다."

- 얼마 전 고 노무현 대통령 추모 2주기 행사가 열렸습니다. 지사님도 참석하신 것으로 아는데요, 앞으로 도정을 이끄는데 본받고 싶은 노무현 대통령의 신념이 있다면 어떤 것을 들 수 있는지요?
"노무현 대통령께서는 성격이 굉장히 강한 분이시죠. 당신의 신념을 죽을 때까지 끝까지 지켜 나가신 분인데, 그 분의 신념 중 가장 확고부동했던 것은 지역 분권에 관한 문제입니다. 지역으로 정치 경제적 힘과 모든 것이 분권 되어야 한다 말씀하시고 추진하셨죠. 저도 그에 대해서 동의하고, 다른 분들도 지역에 대한 가치를 알아봐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무상급식과 반값등록금에 대해 의견을 말하고 있는 최문순 강원도지사.
▲ 진보란 무엇인가 무상급식과 반값등록금에 대해 의견을 말하고 있는 최문순 강원도지사.
ⓒ 윤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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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값 등록금 문제가 이슈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한나라당이 무상급식은 포퓰리즘이라고 반대하면서 반값 등록금 정책을 내세운 것이 흥미로운데요, 지사님 입장은 어떠십니까?
"무상급식도, 반값등록금도 해야 합니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이 자살률이 굉장히 높은데, 어느 나이대가 가장 높으냐면 20대가 가장 높아요. 그 중에서도 여성이 더 높아요. 살기가 힘든거죠. 등록금을 비롯한 취직 문제 등 한창 아름다울 때, 가임기에 있는 여성들이 자살률이 높다는 것은 큰 비극입니다. 그래서 복지를 위해서 반값등록금이나 무상급식은 필요합니다.

복지라는 것이 누구에게 베푸는 이런 게 아니라 자본주의의 일종의 생존 수단이예요. 살아남기 위해서 사회적 약자, 또 그 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적 사람들이 너무 힘들면 사회 활력이 떨어져요. 그에 대해서 국가가 살아남기 위한 비상수단 같은 겁니다. 근데 그게 잘못인식이 되어가지고, 복지가 퍼주기라던가 이런 식으로 잘못인식이 되어 있어요. 복지에 대한 철학이 새롭게 인식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큰 틀, 철학에 대해서 이념을 서로 분명히 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 그동안 한나라당이 그 부분에 대해서 반대해오지 않았습니까? 근데 요즘은 복지에 대해서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는 것 같습니다.
"이번 재보궐 선거로 인해 한나라당이 국민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죠. 요즘 화두되는 복지에 대한 합의는 한나라당이 국민의 의견을 수용하는 결과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 어제 'PD수첩'이 결방되었는데요, '남북 경협 그리고 1년 후'라는 주제였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천안함사태 이후 대북교류에 대한 방안에 대해서 도지사님의 의견은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대북 교류문제도 앞에 말씀드린 것과 비슷한 맥락입니다. 결과적으로는 아무것도 남은 것이 없어요. 북한을 정치적으로 굴복시켰냐 하면 그렇지도 못했고, 경제적으로도 그렇고 결과적으로는 아무 것도 남은 것이 없습니다. 금강산 관광, 나머지 대북 교류들을 빨리 재개해야 한다는 것이 저의 기본적인 입장입니다.

또한 PD수첩이 결방되는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죠. 그렇게 결방되었던 것은 군사정권 때도 없던 일입니다. 내가 MBC사장으로 있을 때, 황우석 사태니 엄청난 파장이 일어난 사건일 때도 방송 했어요. 그냥 내가 책임지고 나가겠다고 해서 까지 사표를 미리 준비하고 방송을 내보낸 거예요. 군사정권 때도 한 번 결방이 되서 크게 파장이 일었던 적이 있었어요."

PD수첩 결방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MBC사장을 했을 때의 경험을 말해주고 있다.
▲ PD수첩 결방 소식에 우려하는 최문순 강원도지사 PD수첩 결방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MBC사장을 했을 때의 경험을 말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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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적 질문 한 가지만 드리겠습니다. MBC 노조 경력이 있으시고 MBC 사장을 지내셨고 국회의원을 거쳐 이제 도지사가 되셨는데, 전혀 다른 일들을 하시면서 공통되게 유지하려고 했던 신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자리는 다른 곳에 있지만, 제가 지금까지 유지해온 신념은 '인간의 존엄' 입니다. 지위 고하에 상관없이 모두 다 귀하게 다루어져야 합니다. 독일 헌법 제 1조 1항에 나와있는 거고 우리 헌법에도 있어요. 철학적으로는 칸트까지 올라가는 신념이죠. 국가가 존재하는 이유, 강원 도지사가 존재하는 이유, 그리고 정치, 경제 이 모두는 사람을 위해 존재한다는 겁니다.
무상급식은 인간은 굶지 말아야 한다는 의무, 반값등록금은 교육받아야 한다는 의무, 무상 의료는 다친 사람은 치료받아야 한다는 의무죠. 근데 이런 것들이 잘 안 지켜지는 거예요. 근데 이게 인간을 다 이익의 수단으로만 보는 거죠. 서구 복지국가의 철학적 기둥이기도 해요. 나의 신념이기도 하고. 아주 당연한 건데 포퓰리즘, 퍼주기로 잘못 인식되어 있어요."

- 정당이 서로 다른 자치 단체장과 어려운 모습이 보입니다. 그런데 보도 자체가 어떤 부분에서는 당연히 거쳐야 할 과정이기도 한데, 갈등이 있는 것처럼 보도되고 있기도 합니다. 이를 풀어나가실 해법이나 방향성을 정하셨는지요?
"저는 진보적 가치관을 버릴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근데 이걸 실현 해 내는 능력이 정치적 능력입니다. 때로는 충돌하고 때로는 타협하고, 부딪힐 땐 부딪히고. 이 진보라는 것이 서유럽국가에서도 단번에 자리 잡은 것이 아니라 수 백 년 걸린거죠. 수 백 년이 걸리더라도 해야하는 겁니다."

- '나는 가수다' 라는 프로그램이 유행입니다. '나는 도지사다' 라고 했을 때, 지사님이 진정으로 내 세우고 싶은 도지사의 역할, 임무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인간의 존엄'이라는 철학을 도정을 통해 실현하는 것입니다. 급식이나 등록금 문제 등을 실현했을 때, 나중에 가서 이것이 '좋다'라는 것 까지 보여줘야 하는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진보적 가치는 MBC사장을 할 때 잘 실현했어요. 보수나 그런 성장주의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줘야 하는거죠. 경쟁보다는 협력하는 것이 더 유능하다는 것을 보여 주어야 해요. 해명하는 거죠. 지배, 군림해서 권위주의적으로 끌고 가는 것보다는 자기들끼리 상의하게 해서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이 중요합니다.

복지국가들의 성장률이 신자유주의 국가보다 높아요. 진보가 더 유능하다는 것을 보여줘야 해요. 근데 그게 사회적 합의가 되어있지 않으니까 충돌도 있고 좌절도 있지만, 극복해 나가는 거죠."

- 요즘의 젊은이들에게 당부 한 말씀 하신다면?
"젊은 사람들이 정치에 관심을 가져 주었으면 합니다. 정치가 문화를 규정하고, 정치가 등록금을 규정해요. 정치가 바로 내 주머니예요. 표가 바로 정치예요. 기권도 하나의 선택이죠. 근데 학생들이 선택하는 표 하나가 수 억 원 짜리예요. 그래서 반드시 참여해야 해요. 정치, 경제가 따로 있는 것은 없어요. 정치가 바로 경제입니다. 모든 것은 경제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가 결정하는 겁니다. 만약에 내가 도청 직원을 특정 학생들만 뽑겠다고 하면 그것은 정치가 경제로 이어지는 것이죠. 결코 분리가 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야 해요. 자유와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정치에 참여를 해야 하는 거죠. 외국에는 투표 안하면 불리함을 주기도 하고, 투표를 하면 인센티브를 주기도 한다고 해요. 법안적으로도 통과를 고려해봐야 합니다."

- 춘천 마임축제가 공식 개막했습니다. 축하 메시지 부탁드립니다.
"춘천 마임축제의 개막을 축하드립니다. 아주 좋은 공연을 해주시길 부탁드리고, 폐막식 때는 저도 가보게 될 것 같습니다. 춘천지역 이외에 사시는 분들, 세상이 각박하지만 춘천으로 문화공연을 보러 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축하드립니다."

* 인터뷰 후기 : 인터뷰가 처음이라 잔뜩 긴장한 질문자에게 기자 시절의 얘기를 해주며, 인터뷰에 관한 기본 기술에 대해서 알려주었다. 인터뷰가 진행되는 40분 내내 화기애애하게 진행되었다. 또한, 강원 도지사인 점을 떠나 최문순이라는 사람이 겸손이 몸에 배인 사람이구나,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이구나 하는 점을 느낄 수 있는 인터뷰였다. 인터뷰에 적극적으로 응해주신 최문순 강원도지사님께 감사드린다.

덧붙이는 글 | 본 기사는 강원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웹진 뉴스토피아와 강원일보에 동시에 게재됩니다.



태그:#최문순, #민주당, #진보, #강원도, #강원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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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은 이토록 거침없이 자신의 길을 가는데, 어째서 선은 끊임없이 자신을 증명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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