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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은 참으로 빨리 흘러갑니다. 제가 청년시절 <한겨레> 신문 창간 맴버로 활동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한겨레신문 신문 배달부(광복지구)로서 일을 했습니다. 새벽에 신문을 배달하고 낮에는 대학교 시간강사로 일하고, 저녁에는 학원강사로 일을 할 때 노무현 변호사를 처음 만났습니다. 부산지사 지사장은 문재인 변호사였고, 노무현 변호사는 이사로 재직할 당시였습니다.

변호사라기보다는 옆집 친절한 아저씨 그대로 였고, 문재인 변호사는 그 당시에도 대쪽 같은 저의 사장님이었습니다.

다들 변호사라는 직함을 가지고 있었지만 겸손한 분들이었고, 신문배달부들과 함께 막걸리에 파전안주를 즐겨드시는 진짜 경상도 아저씨들이었습니다. 전두환 시절 격변기에, 2~3년간의 갈등과 번뇌의 생활 후에 저는 유학을 떠났고, 제가 돌아왔을 때 이분들은 청와대에 있었습니다.

그 이후는 여러분들이 더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저는 대통령 이전에 한 인간으로서 그를 기억합니다. 인간! 특별하지도 뛰어나지도 않는, 하지만 누구보다도 서민의 생활을 걱정하고, 불타는 정의감이 몸에서 뿜어져 나오지만, 나약한 정치인으로 느꼈습니다.

그가 퇴직한 이후에 봉하마을에서 더욱 더 진정한 그의 인간미가 솟아나옴을 느꼈습니다. 맞습니다. 나약하고 바보같은 인간 노무현이었습니다. 고향에서 농부처럼 살게 놓아 주면 안 되었나요!!!

권력도 명예도 사라진 지금 수많은 인파가 비를 맞으며 걸어서 봉하마을로 향하고 있습니다. 추도사를 낭독하는 대학생은 제2의 노무현이 여기저기에서 나올 것이고, 자신도 그렇게 될 것이라고 울먹입니다. 장남 근호씨는 하염 없이 울고만 있습니다. 여사는 모든 것을 초월한 분 같이 보입니다. 정치인이기 이전에 한 가정의 남편으로서, 아버지로서도 자신의 역활을 다 못하고 간 것 같아 안타갑습니다.

우리의 역사는 이렇게 피와 멍과 죽음을 통해서만이 발전 되어야만 하는지 통탄스럽기도 합니다. 하늘은 하염없이 빗줄기를 뿌립니다. 2011마리의 나비가 비에 젖어서 겨우 날아갑니다. 하지만 숲을 향해, 인간 노무현의 무덤가로 계속 날아 가고 있습니다.


태그:#사회, #아름다운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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