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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세븐원더스재단의 홈페이지의 일부. 재단은 현재 '세계 7대자연경관 선정' 투표 행사를 주관하고 있다.
 뉴세븐원더스재단의 홈페이지의 일부. 재단은 현재 '세계 7대자연경관 선정' 투표 행사를 주관하고 있다.
ⓒ 뉴세븐원더스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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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7대자연경관' 선정 투표를 주관하는 뉴세븐원더스재단(N7W재단)이 지난 2007년 '신세계 7대불가사의' 선정 행사 등으로 벌어들인 수익금을 세계 유적을 관리·보존하는 데 쓴 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재단은 최근 <오마이뉴스>와 진행한 이메일 인터뷰에서 "세계 유적을 관리·보존하는 데 재단의 수익금을 사용한 적은 없다"고 답변했다. 이러한 답변은 그동안 비영리재단으로서 "세계의 유적을 관리·보존하는 데 수익금의 50%를 지원한다"고 공언해 온 것과 배치된다.

"2012년에는 좀더 자세한 수익금 공개하겠다"

뉴세븐원더스재단은 '그동안 세계의 유적을 관리·보존하는 데 수익금의 50%를 지원한다'고 공언해 왔는데 수익금을 실제로 그런 목적에 맞게 사용한 적이 있는가'라는 <오마이뉴스>의 질문에 "없다"고 답변했다.

다만 재단은 "뉴세븐원더스 캠페인이 전세계적 움직임이 되기 이전에 이미 우리는 굳은 신념과 목적에 대한 보증으로 바미얀 부처상에 투자했다"고 밝혔다. 지난 2002년 아프카니스탄 바미얀 부처상(Bamyan Buddha's)들의 3D 가상모델을 제작했다는 설명이다.

이는 재단의 이름을 전세계에 알린 2007년 '신세계 7대불가사의' 선정 행사 등으로 벌어들인 수익금을 세계 유적의 관리·보존에는 쓰지 않았음을 인정한 것이다.

특히 재단은 '신세계 7대불가사의' 선정 행사로 벌어들인 수익금의 규모, 사용처도 제대로 답변하지 않았다. 재단은 "재정기록의 공개는 세계적으로 가장 존경받는 법들 중 하나인 스위스법을 따른다"고 강조하면서 "2012년에는 뉴오픈월드코퍼레이션이 재단에 기부한 수익금에 대해 좀 더 많은 정보를 제시할 계획"이라고만 설명했다.

재단을 둘러싼 '상업주의' 의혹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셈이다. 특히 지난 2007년 파룩 호스니(Farouk Hosni) 이집트 문화부 장관은 "뉴세븐원더스재단은 스위스에서 여행사를 경영하는 한 개인에 의해 운영되는 영리집단"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재단은 "지난 1월 25일 이집트 혁명 이후 파룩 호스니는 무바라크와의 긴밀한 관계 떄문에 문화부장관직을 그만두었다"며 "그는 신뢰할 만한 사람이 아니었고, 지금도 그렇다"고 '영리집단' 주장을 반박했다.

재단은 "우리가 여행사가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다"고 강조한 뒤 "우리는 세계 최초의 그리고 세계 최대 규모의 글로벌 투표마당"이라며 "아마 이러한 민주주의에 대한 의지가 전 이집트 장관을 불편하게 했을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특히 재단은 "우리는 과거에 유엔협력사무국과 같이 일했고, 앞으로도 그러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혀 현재 유엔 협력사무국의 공식 파트너가 아니라는 점을 인정했다. 물론 재단이 유엔협력사무국과 공식 파트너 관계였을 때 실제 진행된 '협력사업' 등도 전혀 없었다.

"사적인 상업계약들의 내용을 공개할 수 없다"

뉴세븐원더스(The New7Wonders) 설립자 버나드 웨버가 4월 24일 오후 서귀포시 해비치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경청하고 있다.
 뉴세븐원더스(The New7Wonders) 설립자 버나드 웨버가 4월 24일 오후 서귀포시 해비치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경청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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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의 상업주의 의혹은 투표방식에서도 드러난다. 재단은 인구가 많고 통신환경이 발달된 '비서구국가들'을 타깃으로 하고 있고, '무료 인터넷투표'보다는 '유료 전화투표'를 권장하고, 전화투표의 경우 중복투표를 허용하고 있다.
이러한 투표방식 때문에 "그렇게 늘어난 국제통화료는 결국 전화회사들과의 상업적 협력계약에서 재단의 몫을 늘리는 것으로 귀결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이다. 

이에 재단은 "물론 전화투표를 통해 발생하는 수입들은 우리 재정의 중요한 부분"이라며 "그 수입들은 우리가 공적 지원금들 없이 행사들을 진행하는데, 후보지들을 위한 놀랄 만큼의 경제적 효과들을 창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재단은 "많은 사람들이 하나 혹은 여럿의 최종 후보지들에 대한 자신들의 열정을 표현하고 싶어하며, 그 경우 그들은 전화를 통해 그 열정들을 표현할 수 있고, 또한 여러 번 그렇게 할 수 있다"며 "우리 삶이나 사회에서와 마찬가지로 이중투표방식은 합리적 투표(온라인투표)와 감정적 투표(전화투표) 둘 다를 허용한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재단은 "사람들은 인터넷이 가능한 스마트폰을 이용해 세계 7대자연경관에 온라인으로 투표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여전히 전화투표를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화투표를 통한 '상업주의 전략'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특히 재단은 전화투표로 얻는 수익의 배분 기준과 관련, "대부분의 나라들에서 수익의 최대 몫은 전화회사들과 또한 세금을 통해 정부에게 돌아가고, 많은 경우 우리의 몫은 가장 작다"며 "그러나 사적인 상업계약들에 대해 우리가 말해줄 수 있는 것은 없다"고 공개를 거부했다.

상업주의 의혹은 재단이 설립한 상업회사인 뉴오픈월드코퍼레이션(NOWC)에도 드리워져 있다. 재단의 설립자인 버나드 웨버가 재단과는 별도로 NOWC를 만들었지만, 두 개의 조직은 '영리활동'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위해 긴밀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재단은 "NOWC는 재단의 상업과 라이센싱을 담당하는 회사"라며 "사업들이 공공보조금 없이 진행되고 사업에 참여하는 곳에서 수백만 달러의 경제효과가 창출되고, 투표사업이 마무리될 때 이익이 발생할 수 있기 위해 존재한다"고 밝혔다.

끝으로 재단은 "대부분의 한국 시민들은 뉴세븐원더스의 열성적 지지자들"이라며 "최근에 제주도를 방문했을 때 우리는 그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제주도의 올인'에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편 트위터 사용자인 'AF1219'와 'netroller', 'pythagoras0'이 재단과 진행한 이메일 인터뷰 과정에서 <오마이뉴스>의 질문지와 재단의 답변서를 영어로 번역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


태그:#뉴세븐원더스재단, #세계 7대자연경관 선정, #제주도, #버나드 웨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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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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