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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의 나라에 가난한 노동자로 태어나/인간답게 살기를 염원하던 사람/폭압의 세월에 목숨 바쳐 '전노협'을 지키고/죽어서도 투쟁의 깃발 높지 않은 노동자/살아오라 열사여!/천만 노동자의 가슴 속 노동해방의 불꽃으로."

 

양산 솥발산 '민주·노동열사 묘역'에 묻혀 있는 고 박창수(1958~1991) 노동열사의 묘비 뒷면에 있는 글이다. 전국금속노동조합 부산양산지부·한진중공업지회, 부산울산경남열사정신계승사업회는 지난 4월 27일부터 오는 7일까지 '제20주기 박창수 열사 정신계승제'를 지내고 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2009년도 시무식을 겸해 5일 오전 경남 양산 솥발산에 있는 노동(민주)열사들의 묘역을 참배했다. 사진은 고 박창수 열사 묘역.

고 박창수 열사는 부산기계공고를 나와 1981년 한진중공업의 전신인 대한조선공사에 배관공으로 입사했다. 고인은 1990년 한진중공업노동조합 위원장과 부산지역노동조합연합(부산노련) 부의장을 지냈고, 이듬해 2월 구속되었다. 1991년 5월 4일 고인은 의문의 상처를 입고 안양병원에 입원했다가 끝내 깨어나지 못하고 이틀 뒤인 6일 사망했다.

 

요즘 한진중공업에서는 대규모 정리해고와 직장폐쇄로 노사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한진중 사측은 170명을 정리해고 했으며, 조합원들은 5개월째 총파업을 벌이고 있다.

 

금속노조 지부·지회는 "노동자를 착취하고 노동조합을 없애려는 가진자들의 탐욕은 20년이 지난 지금, 어찌 이리도 똑같냐"며 "한진중공업 박창수 열사가 지켜낸 노동조합, 이제 우리 조합원들이 지켜야 한다"고 다짐했다.

 

노동계는 박창수 열사의 죽음에 대한 의문이 아직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시 노태우 정권은 전노협(전국노동조합협의회)을 불법 노동조합으로 규정하고, 부산노련의 전노협 탈퇴 공작을 벌였다.

 

금속노조 지부·지회는 2일 낸 자료를 통해 "안기부는 구속된 박창수 열사뿐만 아니라 노동조합 간부에게도 접근하여 '전노협을 탈퇴하면 박창수 위원장을 풀어 줄 수 있다'며 갖은 공작을 다했다"면서 "그러나 박창수 열사는 '내가 전노협이다'며 국가 권력기간의 협박을 단호시 거부하였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박창수 위원장은 수감 중이던 안양교도소에서 5월 4일 의문의 상처를 입고 안양병원에 입원하였고, 6일 사망한 채 병원 마당에서 발견되었다"면서 "당시 정부는 비관 자살이라고 발표했지만, 자살할 사람이 링겔병을 7층 옥상까지 가지고 간 것과 병원 전체의 창문과 옥상으로 통하는 문은 병원 측에서 추락을 방지하기 위해 쇠창살과 열쇠로 잠궈놓은 상태를 볼 때 도저히 자살이라고 볼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이들은 "병원에 입원하고 있을 당시 안기부 요원이 계속적으로 접촉을 가졌고, 의문사 당일 저녁에 신원 미상의 젊은 괴청년이 병실을 방문한 사실과, 안기부 직원이 전화를 통해 계속적으로 박창수 동지와 통화를 부탁해온 점 등을 미루어 볼 때 전노협 탈퇴를 종용해 오던 안기부에 의해 살해된 것이 분명했다"고 덧붙였다.

 

금속노조 지부·지회는 다양한 추모 행사를 벌이고 있다. 지난 4월 27일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단결의광장에서 '정신계승제 선포식'을 가졌다. 지난 1일 묘소 참배에 이어 오는 4일 한진중공업에서 '열사정신 계승제'를 열고, 오는 13일 오후 5시 안양역에서 추모제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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