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인천시 강화군 길상공설운동장에서 열린 '2011 강화 바다사랑 오마이뉴스 마라톤대회' 참가자들이 힘차게 출발하고 있다.

1일 인천시 강화군 길상공설운동장에서 열린 '2011 강화 바다사랑 오마이뉴스 마라톤대회' 참가자들이 힘차게 출발하고 있다. ⓒ 남소연


봄인가 싶다. 대회장 주위를 화려하게 수놓은 벚꽃들이 연신 낙하를 거듭한다. 세차게 부는 바람이 연신 추위를 실어 나른다. 목도리나 담요를 둘렀어도 용케 어떻게 파고드는지, 관중석에 자리한 사람들 어깨가 연신 좁아진다.

그럼에도 봄인가 보다. 마라톤 출발선에 선 사람들 모습이 딱 그러하다. 출발 신호를 기다리며 제자리 뛰기를 할 때마다, 그들의 다리와 허벅지에 숨어 있던 근육이 꿈틀거린다. 장발의 젊은이, 백발의 아저씨, 그리고 어깨에 큼지막한 문신이 인상적인 '선글라스' 참가자, 모두 그러하다.

서로 얼굴을 마주 보며 웃고, 인사를 나누고, 물론 발 구르기도 멈추지 않는다. 마침내 풀코스 42.195km 출발을 알리는 카운트 다운. 다섯! 넷! 셋! 둘! 하나와 함께 출발 신호가 울려 퍼진다. 곧이어 중력에서 잠시 벗어났다 다시 땅을 딛는 수 백 개의 발소리. 역시 봄은 역동적이다.

나란히 결승선 통과하는 가족 부러워 … "직접 와보니 가슴 벅차"

 1일 인천시 강화군 길상공설운동장에서 열린 '2011 강화 바다사랑 오마이뉴스 마라톤대회' 참가자들이 준비운동으로 몸을 풀고 있다.

1일 인천시 강화군 길상공설운동장에서 열린 '2011 강화 바다사랑 오마이뉴스 마라톤대회' 참가자들이 준비운동으로 몸을 풀고 있다. ⓒ 남소연


오월의 첫 날, 제11회 강화바다사랑 오마이뉴스 마라톤대회가 참가 선수, 자원봉사자와 진행 요원 등 총 525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강화도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강화군청·강화군의회·강화군 생활체육협의회가 후원한 이날 대회에서는 젊은이들의 단체 참가가 전년 대회와 비교했을 때 크게 늘어났다는 점이 우선 눈에 띄었다.

특히 마라톤 국가대표 출신으로 인천대 운동건강학부 학생들을 인솔하고 온 방선희(40·여) 교수는 "앞으로 국민들에게 스포츠를 보급하는 데 중심에 있을 학생들인 만큼, 이런 대회 문화나 분위기를 모르고 좋은 지도자가 될 수 없다는 생각에 참가하게 됐다"며 "직접 몸으로 느끼고 눈으로 보고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고 싶었다"고 참가 동기를 설명했다.

학생들의 참가 소감도 긍정적인 편이었다. 최용관(23·남·4학년)씨는 "가족이 함께 와서 뛰는 모습, 아들 손잡고 함께 결승선을 통과하는 아빠의 모습이 그렇게 보기 좋더라"면서 "나중에 나도 가족과 함께 꼭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1일 인천시 강화군 길상공설운동장에서 열린 '2011 강화 바다사랑 오마이뉴스 마라톤대회' 참가자들이 준비운동으로 몸을 풀고 있다.

1일 인천시 강화군 길상공설운동장에서 열린 '2011 강화 바다사랑 오마이뉴스 마라톤대회' 참가자들이 준비운동으로 몸을 풀고 있다. ⓒ 남소연


 1일 인천시 강화군 길상공설운동장에서 열린 '2011 강화 바다사랑 오마이뉴스 마라톤대회' 참가자들이 힘차게 출발하고 있다.

1일 인천시 강화군 길상공설운동장에서 열린 '2011 강화 바다사랑 오마이뉴스 마라톤대회' 참가자들이 힘차게 출발하고 있다. ⓒ 남소연


석창원(21·남·2학년)씨도 "직접 와서 보니까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건강하게 사는 사람이 많다는 걸 확실하게 느꼈다"고 했고, 김하니(21·여·2학년)씨는 "나만 스포츠를 좋아하는 게 아니었구나, 이렇게 관심이나 참여도가 높다는 생각에 가슴이 벅차더라"고 소감을 말했다.

4분을 사수하라, '심장 지킴이'들이 떴다

이날 대회는 참가 규모에 걸맞게 의료지원시스템을 더욱 업그레이드했다. 작년 대회와 마찬가지로 구급차를 2.5km 간격으로 모두 8대를 배치했으며, 특히 경사 구간 등에는 자동제세동기(AED/자동심장충격기)를 탑재한 구급차를 3곳에 대기시켰다. 인라인 패트롤 30명이 5km 간격으로 교차 순찰을 실시했다.

 1일 인천시 강화군에서 열린 '2011 강화 바다사랑 오마이뉴스 마라톤대회'에 자원봉사자로 나선 대한적십자사 소속 응급처치 강사들이 대회 참가자들의 통증을 치료해주고 있다.

1일 인천시 강화군에서 열린 '2011 강화 바다사랑 오마이뉴스 마라톤대회'에 자원봉사자로 나선 대한적십자사 소속 응급처치 강사들이 대회 참가자들의 통증을 치료해주고 있다. ⓒ 남소연


특히 올해는 심폐소생술 자격증을 소지한 응급처치 강사 44명을 1∼2km 간격으로 배치해 돌발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마라톤 돌연사의 90% 이상이 심장 혈관계 문제로 발생하는 만큼, 구급차가 오는 동안에도 최적의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이날 대한적십자사 인천광역시 지사 소속으로 자원봉사자로 나선 윤정규(26·남·대학생)씨는 "4분 이내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누가 뭐라고 해도 가장 중요한 건 생명 아니겠나.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다는 것에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한 달에 한 번 꼴로 마라톤대회에 참가하고 있다는 김근영(31·남)씨는 "바람이 많이 불어 평소보다 좋은 기록이 안 나와 아쉽다"면서도 대회 의료지원 시스템과 관련해서는 "다른 대회에 비해 더 많은 요원들이 나와 있는 것 같았다. 든든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풀코스 2시간 43분 27초 기록으로 김광연씨 우승

 1일 인천시 강화군에서 열린 '2011 강화 바다사랑 오마이뉴스 마라톤대회'에서 풀코스를 완주한 김광연씨가 1위로 결승점에 도착하고 있다.

1일 인천시 강화군에서 열린 '2011 강화 바다사랑 오마이뉴스 마라톤대회'에서 풀코스를 완주한 김광연씨가 1위로 결승점에 도착하고 있다. ⓒ 남소연

한편 이날 풀코스 남자 부문에서 우승을 차지한 김광연씨는 2시간 43분 27초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으며, 풀코스 남자 부문 2위는 김재중(2시간 48분 22초)씨, 3위는 김정모(2시간 54분 34초)씨가 각각 기록했다.

풀코스 여자 부문 1위는 이은옥씨가, 2위는 박순남씨, 3위는 양순자씨가 각각 차지했다. 하프코스 남자부문 1위는 유진홍씨, 10km코스에서는 최진수씨가 1위에 올랐으며, 여자 부문 하프코스 1위는 이정숙씨, 10km 코스 1위는 홍서라씨가 각각 차지했다.

이날 대회 개회식에서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는 "요즘 매력적인 사람은 몸과 마음이 모두 튼튼한 여러분과 같은 참가자들"이라면서 "즐겁고 힘차게 완주하고, 세상을 바꾸는 활력으로 이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안덕수 강화군수는 인사말을 통해 "강화도에는 흐르는 몸에 좋은 기를 받아들여 멋지게 뛰고 좋은 추억을 갖고 돌아가시길 바란다"고 격려했고, 유호룡 강화군의회 의장도 "강화도의 좋은 자연을 마음껏 즐기고 가길 바란다"고 축사했다.

마라톤 오마이뉴스 강화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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